[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코로나19와 관련 ‘사회적 거리 두기’ 속에 지난 연휴 동안 많은 사람이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그 여행객들은 대부분 제주도 흑돼지 고기를 먹고 왔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 제주 재래 흑돼지는 옛날 만주지역에서 살던 돼지가 우리 겨레와 함께 한반도로 들어와 기르게 된 것으로 짐작되며 제주에서 발견된 소와 돼지 등의 뼈로 미루어보아 제주에서 흑돼지가 살기 시작한 때는 아마도 석기시대 말이나 청동기 시대 정도일 것이라고 합니다. 제주흑돼지는 《삼국지위지동이전(三國志魏志東夷傳, 285년)》, 《탐라지(眈羅志, 1651~1653년)》, 《성호사설(星湖僿說, (1681~1763년)》 등의 고문헌을 통해 흑돼지를 길렀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어 제주흑돼지가 유서 깊은 제주 전통 종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주 흑돼지는 근대화를 거치며 외국에서 들어온 개량종 돼지와의 교잡으로 순수 재래 흑돼지의 개체수가 점점 사라져 갔지요. 그러다 가까스로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진흥원이 1986년 우도 등 제주 재래종 돼지 5마리를 확보하여 복원사업을 추진하였고 그 결과 제주흑돼지는 2015년 3월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되어 현재 206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 이하 국어원)은 ‘밀레니얼 세대’를 대체할 쉬운 우리말로 ‘새천년 세대’를 뽑았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5월 4일부터 6일까지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밀레니얼 세대’의 대체어로 ‘새천년 세대’를 뽑았다. * 새말모임: 어려운 외국어 새말이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 바꿈말을 제공하기 위해 국어 전문가 외에 외국어, 교육, 홍보‧출판, 정보통신, 언론 등 다양한 분야 사람들로 구성된 위원회로서,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진행됨. 문체부와 국어원은 ‘밀레니얼 세대’처럼 어려운 말 때문에 국민이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이러한 용어를 ‘새천년 세대’처럼 쉬운 말로 발 빠르게 다듬고 있다. 앞으로도 문체부와 국어원은 정부 부처와 언론사가 주도적으로 쉬운 말을 사용할 수 있도록 홍보할 계획이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남는다. 하긴 남는다고 영원하랴. 아무리 기원이 간절한들 어찌 세월을 이길 것인가. 우리 사랑했던 한 사람을 보내고 사라진 절을 찾아 먼 길 떠난다. 강이 있는 곳에 마을이 있고, 마을 있는 곳에 절이 있었다. 남한강 유역 폐사지를 오롯이 지키는 거돈사터 삼층석탑. 곳곳에 층층이 쌓여있는 석축 흔적만으로도 당시 웅장한 절의 크기와 공력을 짐작케 한다. 석탑 뒤 대웅전 터였을 것으로 짐작되는 공터엔 커다란 불상의 대좌가 놓여있다. 석탑 앞에 부서진 채 놓인 배례석엔 연꽃 모양이 선명하다. 다 사라진 가람에 견주어 쁫밖에 탑은 의연하다. 이 탑은 흔히 보던 것들과 달리, 흙을 둔덕지게 쌓아 단을 만들어 세웠으니 폐허 속에서도 자태가 늠름히 드러난다. 탑신 자체에 별다른 장식이 없어 밋밋해 보이나 오히려 그런 고졸함이 더 가슴에 와 닿는다. 연지 곤지를 찍지 않았다고 미인을 알아보지 못할 것인가. 사람을 잃고 탑을 얻었으니 크게 슬퍼할 일은 아니다. 버려진 이를 버려두고 담담히 돌아올 수 있어 좋았다.(시인 이달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公主)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이는 일본 센다이의 도호쿠대학(東北大學) 교정에 세운 김기림 시인의 기념비에 새겨진 ‘바다와 나비’입니다. 시에서 ‘나비’는 시인의 감정이 이입된 존재 곧 당시의 지식인이며, 이 시는 거친 바다의 험난함과 흰나비의 가녀림을 압축적으로 대비한 작품이라고 하지요. 오늘은 김기림 시인이 태어난 날입니다. 일본에는 윤동주를 사랑하는 일본인 모임이 여럿 있지만, 김기림의 시를 좋아하는 일본인들도 꽤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몰랐습니다. 도호쿠대학에 시비를 세운 지 1돌을 맞아 지난해 2019년 11월 30일에는 “김기림에게 배운다. 지금이야말로 센다이에서 일한시민교류를!”이란 행사가 열렸음을 김기림기념회(金起林紀念會) 공동대표인 아오야기 준이치 (靑柳純一) 씨는 전해주었습니다. 김기림(1908~?)은 1930년대 한국의 모더니즘 문학을 이끌던 ‘구인회’ 대표로 ‘모더니즘의 기수’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5월 11일은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2돌이다. 지난해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국가기념일 행사를 열었고, 각지에서 동학농민혁명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었다. 우리가 익히 알다시피 1894년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났다. 그런데 학자들에 따르면 1차 동학농민혁명이 반봉건ㆍ반부패운동이었다면 2차 동학농민혁명은 척왜(斥倭)의 항일구국운동이었다. 어제 경향신문에는 《전봉준 평전》을 쓴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의 칼럼 “동학혁명 지도자 전봉준ㆍ김개남 ‘항일투쟁’ 서훈해야”가 실렸다. 칼럼에서 김삼웅 선생은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르면, “일제의 국권침탈 전후로부터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을 위하여 일제에 항거하다가 그로 인하여 순국한 자(순국선열)”는 독립유공자가 된다. 이 법률에 의거하여, 1895년 일본군의 경복궁 점령과 명성황후 살해에 맞서 항거하다가 순국한 을미의병 참여자들은 독립유공자로 서훈되었다. 하지만 2차 동학농민혁명의 지도자 전봉준ㆍ김개남 등에 대해선 현재까지 독립유공 서훈을 하지 않고 있다. 이제라도 국가보훈처는 전봉준ㆍ김개남 등 2차 동학농민혁명 지도자들에게 독립유공 서훈을 하기를 바란다.”라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한글박물관(관장 심동섭)은 제623돌 세종대왕탄신일(5.15.)을 맞이하여 ‘623 온라인 홍보 기념행사’를 5.6.(수)~15.(금)까지 10일 동안 연다. 제623돌 세종대왕탄신일 기념‘623 온라인 행사’ 열어 당초 국립한글박물관은 세종대왕탄신일을 기념하는 행사와 더불어 어린이날 행사와 함께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5월 문화축제를 구성하였으나 코로나19의 여파로 준비했던 5월 대규모 문화축제가 전면 취소되었다. 그 대안으로 세종대왕탄신일 제623돌을 기념하여 ‘623 온라인 행사’로 바꿔 기념일을 축하하고, 한글의 우수성을 되새겨 보고자 이와 같은 행사를 마련하였다. 순우리말 이름 소개 댓글 달기 첫 번째 행사는 순우리말 이름을 가진 623명에게 추첨을 통하여 문화상품권(5천원)을 선물로 증정한다. 참여방법은 국립한글박물관 페이스북에 이름과 뜻을 함께 댓글로 작성하면 된다. 댓글에 참여한 한글 이름들은 6월 이후 한글박물관에서 한 달간 전시할 계획이다. 제시어 이용한 사행시, 오행시 짓기 두 번째 행사는 국립한글박물관 페이스북에 안내되어 있는 3개의 제시어(훈민정음, 세종대왕, 한글박물관) 가운데 한 개의 낱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시내 죽첨정 삼정목(竹添町 三丁目) 일백팔번지에 사는 리윤의(李允義)라는 아해는 열두 살 때에 자기 부친을 여의고 모친 홍성녀(洪姓女)와 함께 근근히 괴로운 생활을 하여 오든바 얼마 전에는 자기 모친이 중병에 걸리어 지나간 이일 저녁에 생명이 위급케 되었슴으로 그는 원래 효성이 지극한 아해라 엇지할 바를 아지 못하다가 그만 왼편 손가락을 칼로 찍어 그 흐르는 피를 모친의 입에 흘녀 너헛는데 그의 모친도 그 효성에 감동하엿든지 소생하야 생명에는 관계가 업다더라.” 이는 동아일보 1924년 1월 5일자 “편모(片母)를 위하야 단지(斷指), 열두살 먹은 어린아해가”라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타베이스>에는 1921년부터 1940년까지 ‘단지(斷指)’라는 말로 검색해보니 동아일보에만 무려 98건이나 보입니다. 오늘은 5월 8일 어버이날입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에 견주면 정말 살기 좋아진 지금 언론에는 나이 드신 부모님을 버리는가 하면 심지어는 부모를 죽이는 일도 종종 보입니다. 경기도 고양시 대자동에는 숙종임금의 장인인 김주신(1661~1721)의 무덤이 있습니다. 그 김주신은 아버지 산소를 갈 때마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개야 개야 검둥개야 밤사람보고 짖지 마라 개야 개야 검둥개야 밤사람보고 짖지 마라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슬금 살짝 오신 임을 느닷없이 내달아서 컹컹 짖어 쫓게 되면 야반삼경 깊은 밤에 고대하던 우리 임이 하릴없이 돌아서면 나는 장차 어찌할거나” 위는 서도민요 “사설난봉가” 가운데 일부입니다. 가사를 보면 “개야 개야 검둥개야 밤사람보고 짖지 마라.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슬금 살짝 오신 임을 느닷없이 내달아서 컹컹 짖어 쫓게 되면 (가운데 줄임) 하릴없이 돌아서면 나는 장차 어찌할거나.”라고 하여 참 재미나게 부릅니다. 또 ‘사설난봉가’의 다른 부분을 보면 “앞집 처녀가 시집을 가는데 뒷집 총각은 목매러 간다. 사람 죽는 건 아깝지 않으나 새끼 서발이 또 난봉나누나.”처럼 ‘사설난봉가’는 가사가 모두 해학으로 넘칩니다. ‘사설난봉가’는 ‘개타령’ 또는 ‘잦은개타령’이라고도 하지요. 원래 ‘난봉가’는 서도소리 가운데 가장 흥겨운 소리인데 ‘사설난봉가’ 말고도 ‘긴난봉가’, ‘자진난봉가’, ‘타령난봉가’(‘병신난봉가’ 또은 ‘별조난봉가’라고도 함), ‘숙천난봉가’, ‘사리원난봉가’, ‘개성난봉가’, 연평도난봉가(‘니나니타령‘) 등 많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얼은 암흑 속에 사라지는가. 이제 어디에서 우리의 얼을 찾을 수 있단 말인가. 참으로 가증하다.” 이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창씨개명을 강요하자 위당(爲堂) 정인보(鄭寅普) 선생이 견딜 수 없는 모욕감 속에서 한 말입니다. 선생은 중국 만주와 상해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중 부인 성씨(成氏)가 1913년 9월에 첫딸을 출산한 뒤 엿새 만에 산고로 세상을 떴다는 비보를 듣고 급히 귀국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검은색 한복과 모자, 검은색 안경과 고무신 차림으로 다녔지요. 이것은 부인의 죽음을 슬퍼하는 뜻과 함께 나라 잃은 슬픔을 상복으로 나타내어 독립에 대한 염원이 변치 않았음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127년 전인 1893년 오늘(5월 6일)은 정인보 선생이 태어난 날입니다. 선생은 젊은 시절 중국 땅에서 비밀결사를 조직하여 활동하였고, 귀국 뒤에는 글을 써서 일제와 싸웠는데 특히 일제가 날조한 역사 대신 우리의 역사 속에 면면히 흐르는 ‘얼’을 강조하는 ‘얼사상’을 주창했습니다. 혹독한 탄압 속에서도 역사 연구에 몰두하며, “말 한마디, 일 하나, 행동 하나, 움직임 하나까지 깡그리 고갱이가 ‘얼’이어야 한다.”라고 강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반팔옷을 입고 나들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제 여름으로 들어가는 것인지 제법 덥게도 느껴집니다.” 텔레비전 뉴스에서 기자는 사람들의 나들이 모습을 그렇게 보도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반팔’이란 말을 쓰는 것을 보고 언론이 우리말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팔’은 사람의 팔을 반만 덮은 웃옷이라 해서 그렇게 부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사실 우리에겐 ‘소매’라는 말이 있기에 ‘반소매’라고 해야만 합니다. 지난 2008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장 이경숙 씨가 '오렌지'라고 하면 안 되고 '어륀지'라고 해야만 한다며, 영어몰입교육과 영어 공교육 강화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다가 많은 이의 질타를 받았던 일이 생각납니다. 영어를 조금만 잘못 쓰면 안 되는 것처럼 난리를 치지만 정작 우리말을 잘못 쓰는 것은 대수롭지 않다는 사회의 풍조가 참 안타깝습니다. 일제강점기 우리말과 글을 연구하여 한글 전용, 가로쓰기, 통일된 표기법을 주장했던 국어학자이자 독립운동가 주시경 선생은 “나라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르고, 나라말이 내리면 나라도 내리나니.”라고 했습니다. 또 일제강점기 최현배 선생은 《금서집(방명록)》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