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 이하 국어원)은 ‘액티브 시니어’를 바꿀 쉬운 우리말로 ‘활동적 장년’을 뽑았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4월 27일부터 29일까지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여러모로 검토해 ‘액티브 시니어’의 바꿈말로 ‘활동적 장년’을 뽑았다. * 새말모임: 어려운 외국어 새말이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로 된 바꿈말을 제공하기 위해 국어 전문가 외에 외국어, 교육, 홍보ㆍ출판, 정보통신, 언론 등 다양한 분야 사람들로 구성된 위원회로서,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진행됨. 문체부와 국어원은 ‘액티브 시니어’처럼 어려운 말 때문에 국민이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이러한 말을 ‘활동적 장년’처럼 쉬운 말로 발 빠르게 다듬고 있다. 앞으로도 문체부와 국어원은 정부 부처와 언론사가 주도적으로 쉬운 말을 사용할 수 있도록 홍보할 계획이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양양 진전사터 삼층석탑 - 이 달 균 석탑도 요염한 맵시 뽐낼 때가 있다 밤이면 비단자락 날리며 하늘 오르다 낮이면 짐짓 모른 척 침묵으로 서 있다. 팔부신중 구름에 앉아 세상 굽어보고 천인상(天人像) 기단(基壇)을 나와 은하에 닿아라 서라벌 천년의 노래가 이곳까지 들려온다. 진전사터(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둔전리 산37번지)는 수평선 멀리 동해바다를 향한 곳에 있다. 낙산사 들러 이곳으로 향하는 길은 자연이 좋아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설악이 뻗어오다 끝나는 지점에 이 진전사터가 있다. 1960년대 이전까지 절 이름이 둔전사로 알려져 왔는데 도의선사가 이 절에 주석했다는 사실이 최근에야 밝혀졌다. 이 절터는 자연 지세를 최대한 활용한 대규모 산지가람으로서 창건 때부터 주도면밀한 계획에 따라 축조된 가람이라 생각된다. 삼층석탑은 요염을 뽐낸다. 자세히 보면 여러 부조 형상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가히 국보 제122호로 지정된 까닭을 알겠다. 천의 휘날리며 연화좌 위에 앉아 있는 비천들은 여러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요즈음은 평소에 책을 읽는 사람이 드무니, 나는 이 점이 무척 이상하게 생각된다. 세상에 책을 읽고 이치를 연구하는 것만큼 아름답게 여길 만하고 귀하게 여길 만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나는 일찍이 '경전을 연구하고 옛날의 도를 배워서 성인(聖人)의 정밀하고도 미묘한 경지를 엿보고, 널리 인용하고 밝게 구별하여 알아 천고(千古)를 통해 판가름 나지 않은 사실에 대해 결론을 내리며, 호방하고 웅장한 문장으로 빼어난 글을 구사하여 작가(作家)의 동산에서 거닐고 조화의 오묘함을 빼앗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주 간의 세 가지 유쾌한 일이다.'라고 생각하였다.“ 이는 1814년(순조 14)에 펴낸 정조의 문집 《홍재전서(弘齋全書)》에 들어 있는 <일득록(日得錄)>의 일부입니다. 위 내용에 따르면 정조는 ”세상에 책을 읽고 이치를 연구하는 것만큼 아름답게 여길 만하고 귀하게 여길 만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합니다. 또 ”책을 읽는 것은 작가(作家)의 동산에서 거닐고 작가 조화의 오묘함을 빼앗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도 책을 읽는 사람이 참 드물다며 안타까워하지요. 안중근 의사는 옥중에서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버들강아지 시인 이 상 현 미처 여물지 못한 새벽별 흐르는 물속에서 솟아올라 들판의 가슴에 안길 때 대나무순 무성한 산기슭 첫새벽 찬 이슬 맞아 볼 발개진 버들강아지 개여울 물소리에 놀라 잠깬 보송보송한 버들강아지 컹컹 짖으며 솜털 미소 날려 보낸다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왔다. 하지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곧 봄이 봄이 아니란다. 왕소군(王昭君)의 슬픈 사연을 노래한 당(唐)나라 시인 동방규의 시 〈소군원(昭君怨)〉에서 유래했다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남쪽으로 날아가던 기러기가 왕소군의 아름다운 비파소리를 듣고 왕소군의 미모를 보느라 날갯짓하는 것도 잊고 있다가 그만 땅에 떨어져 버렸다 하여 왕소군의 미모를 떨어질 ‘낙(落)’ 기러기 ‘안(雁)’ 자를 써서 ‘낙안(落雁)’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뛰어난 미인 왕소군은 환하게 꽃이 핀 봄이 되어도 봄이 봄일 수가 없는 슬픈 사연을 지니고 살았다는데 그 사연까지야 굳이 되뇌고 싶지 않다. 그런가 하면 우리의 소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 완창판소리 ‘정순임의 흥부가’ 공연이 5월 23일(토) 낮 3시 하늘극장에서 열린다. 여든을 앞둔 관록의 정순임 명창은 2015년 9월 이후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에서 박록주제 ‘흥부가’를 5년 만에 다시 완창한다. 전라남도 목포에서 태어난 정순임 명창은 어린 시절 어머니이자 판소리 명창인 장월중선에게서 소리와 기악을 배우며 판소리에 입문했다. 정 명창은 판소리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집안의 대를 이어 판소리 계승ㆍ발전에 헌신해 왔다. 큰 외조부 장판개 명창을 시작으로, 외숙부 장영찬 명창과 어머니 장월중선 명창이 계보를 이은 정순임 명창의 가문은 2007년 문화관광부가 뽑은 ‘전통예술 판소리 명가’(3대 이상 전통예술 보전ㆍ계승에 앞장서 온 가문) 1호로 지정됐다. 서편제의 고향에서 소리를 배우기 시작한 정순임 명창은 20대 중반부터 경상북도 경주에 정착해 동편제 소리에도 일가견이 있다. 정 명창은 영호남을 넘나들며 동서 구분 없이 조화로운 소리 세계를 구축해 온 예인이기에 더욱 특별한 인물로 꼽힌다. 지역 내 판소리 전승에 힘써 온 그는 현재 한국판소리보존회 경상북도지부장, 한국전통예술진흥회 경주지회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이틀 전 4월 29일 문화재청은 “그동안 국보로서 위상과 값어치 재검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온 국보 제168호 ‘백자 동화매국문 병’에 대해서 지정 해제를 예고하였다.”라고 밝혔습니다. 원래 국보나 보물로서 지정하려면 “문화재보호법” 제4장 국가지정문화재 제1절 지정 제23조(보물 및 국보의 지정) 규정에 따라야 합니다. 그 기준을 보면 “문화재 중 인류문화의 관점에서 볼 때 그 가치가 크고 유례가 드문 것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보로 지정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백자 동화매국문 병’은 ‘진사(辰砂; 酸化銅)를 쓴 조선 전기의 드문 작품으로 화려한 문양과 안정된 기형(器形)이 돋보인다.’라는 사유로 1974년 7월 4일 국보 제168호로 지정되었으나, 실제 조선 전기 백자에 이처럼 동화(銅畵)를 물감으로 쓴 사례가 없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중론이라고 합니다. 또 지정 당시에는 기형 등으로 보아 조선 전기 15세기 빚은 것으로 보았으나, 기형과 크기, 기법, 무늬와 비슷한 사례가 중국에서 ‘유리홍(釉裏紅)’이라는 원나라 도자기 이름으로 여럿 현존하고 있어 학계에서는 이 작품도 조선 시대가 아닌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 이하 국어원)은 ‘뉴 노멀’과 ‘웨비나’를 대신할 쉬운 우리말로 ‘새 기준, 새 일상’과 ‘화상 토론회’를 뽑았다. ‘뉴 노멀’은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기준이나 표준을 가리키는 말이다. ‘웨비나’는 웹 사이트에서 진행되는 세미나를 이르는 말로 본인의 컴퓨터를 통해 참여할 수 있어 비용을 줄이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4월 20일부터 22일까지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 ‘뉴 노멀’의 바꿀말로 ‘새 기준, 새 일상’을, ▲ ‘웨비나’의 바꿀말로 ‘화상 토론회’를 뽑았다. * 새말모임: 어려운 외국어 새말이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우리식 바꿈말을 제공하기 위해 국어 전문가 외에 외국어, 교육, 홍보ㆍ출판, 정보통신, 언론 등 다양한 분야 사람들로 구성된 위원회로서,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진행됨. 문체부와 국어원은 ‘뉴 노멀’과 ‘웨비나’처럼 어려운 말 때문에 국민이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이러한 용어를 ‘새 기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足凍姑撤尿(족동고철뇨) 언 발에 오줌 누어 무엇하랴? 須臾必倍寒(수유필배한) 금방 반드시 배나 추워질 것인데 今年糴不了(금년적불료) 올해에 환곡을 갚지 못했으니 明年知大難(명년지대난) 내년은 더욱 곤란할 것을 알겠네 이는 18세기 후반기 대표적인 실학자 초정(楚亭) 박제가(朴齊家)가 쓴 ‘수주객사(愁洲客詞)’라는 한시(漢詩) 일부로 함경도 종성 지역의 문물과 풍속을 다룬 연작시(連作詩)의 한 부분입니다. 언 발에 오줌을 누면 발이 잠시 따뜻해질 뿐 금방 발이 얼어버립니다. 다시 말하면 올해 농사지은 것으로 환곡(還穀)을 갚지 못했으니, 내년에는 얼마나 시련이 닥칠지 보지 않아도 알겠다고 말합니다. 박제가가 살던 당시 관리들이 백성에게 얼마나 세금을 혹독하게 거두고, 재물을 강제로 빼앗았으며, 심지어는 우물까지 독점한 탓에 물도 세금 내고 먹어야 했습니다. 또 백성은 베를 열심히 짜서 세금으로 바치면, 관에서는 그걸 헐값으로 쳐주곤 했으니, 백성은 더욱 힘들 수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가엾은 백성은 관리를 보면 먼저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박제가가 보았던 변방 함경도 종성지역은 특히 더 심했을 것입니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경복궁 근정전, 창덕궁 인정전, 창경궁 명정전, 덕수궁 중화전 등 모든 궁궐의 정전에는 어좌 뒤에 일월오봉도병(日月五峯圖屛)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또한, 태조의 어진을 모신 전주 경기전의 어진 뒤에도 오봉도가 설치되어 있지요. 이처럼 이 병풍은 아무 곳에서나 사용한 것이 아니라 임금이 앉는 자리 뒤에 놓였던 특수한 그림입니다. 이 병풍의 그림 <일월오봉도>는 하늘에는 흰 달과 붉은 해가 좌우로 나뉘어 둥그렇게 떠 있고, 그 아래로 다섯 개의 산봉우리가 우뚝 솟아있어 일월오봉도입니다. 그리고 산 아래로 크게 출렁이는 파도가 나타나고, 그림의 좌우 양쪽 끝으로는 붉은 몸통을 드러낸 소나무가 있습니다. 또 그림에서 다섯 봉우리 중 가운데 봉우리가 가장 크게 두드러지면서 화면의 중심이 되고 있으며, 그 양 옆에 솟은 두 봉우리 사이에 달과 해를 두고, 그 아래 골짜기에서 폭포가 떨어지며, 산 아래의 물과 연결됩니다. 그리고 그림의 옆에 대칭적으로 솟은 자그마한 둔덕 위에는 역시 두 그루의 소나무가 대칭을 이루며 솟아있습니다. 곧 이 그림은 완벽한 대칭과 균형을 강조하는 구성을 보여주는데, 현재 남아있는 오봉도병과 오봉도병을 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고궁박물관에는 영친왕비가 1922년 순종을 알현할 때 입었던 ‘대례복영친왕비 적의(翟衣)’가 있습니다. ‘적의’란 고려 말부터 조선 말까지 왕비나 왕세자빈이 혼례인 가례(嘉禮) 때 입었던 옷입니다. 적의(翟衣)의 뜻은 적문(翟紋) 곧 꿩무늬를 일정한 간격 그리고 규칙적으로 넣어 짠 옷감으로 만든 옷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실제 이 적의에는 138쌍의 꿩과 오얏꽃 형태의 소륜화(小輪花) 168개의 무늬가 9줄로 짜여 있습니다. 깃(저고리나 두루마기의 목에 둘러대어 앞에서 여밀 수 있게 된 부분) · 도련(두루마기나 저고리 자락의 맨 밑 가장자리) · 섶(저고리나 두루마기 따위의 깃 아래쪽에 달린 길쭉한 헝겊)과 소맷부리(옷소매에서 손이 나올 수 있게 뚫려 있는 부분)에는 붉은색 바탕에 노랑색의 구름과 봉황무늬로 선을 둘렀습니다. 적의의 앞뒤, 그리고 어깨에는 다섯 가지 색깔과 금실로 수를 놓은 너비 17.5cm의 오조룡보 곧 발톱이 5개인 흉배를 붙였지요. 또 너비 8.3cm 겉고름은 긴 쪽은 93cm, 짧은 쪽은 83cm이고 안고름은 각각 93cm, 86cm입니다. 여기서 영친왕비는 대한제국기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의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