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은 ‘전문용어 표준화 민관 합동 총괄 지원단(이하, 총괄 지원단)’을 운영하여 정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사용되는 어려운 전문용어를 국민이 이해하기 쉽도록 꾸준히 다듬어 나간다. 지난해 기상청, 해양경찰청 전문용어에 이어 올해에는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재난 안전, 금융, 교육,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에 관한 전문용어를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발굴하여 누구라도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전문용어로 다듬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여덟 명의 일반 국민과 더불어 언어, 사전 전문가는 물론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부 관계자와 재난 안전, 금융, 교육,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 등 모두 서른일곱 명이 참여하여 결과물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코로나 19의 세계적 유행과 같이 전 세계적 재난 상황에서 휩쓸려 들어오는 어려운 외국어와 전문용어 가운데는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적지 않다. 또한, 국민의 경제생활과 우리 사회의 미래 인력을 준비하는 데 쓰이는 금융 용어와 교육 용어도 일반 국민이 이해하고 쓰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4차 산업혁명 이후 국가 간 정보, 과학기술 등의 교류 속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구례 연곡사 삼층석탑 - 이 달 균 하늘은 여남은 평, 구름은 대여섯 말 빛은 딱 그만큼만 탑을 비춰주신다 길 잃은 별들도 잠시 쉬어가는 시간인 듯 연곡사의 내력이야 여기서 다 말할 필요가 없지만, 특별히 밝혀두고 싶은 부분이 있다. 이 절은 우리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거친 운명을 함께 했다고 한다. 조선조 때엔 승병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1907년엔 항일운동의 본거지라는 이유로 일본군에 의해 전소되었다가 한국동란 때 다시 불타버리는 수난을 겪었다. 탑은 이런 수난사를 몸소 겪으며 오늘에 이르렀다. 기단은 여러 개의 석재로 이뤄져 있고, 3단의 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을 올린 모양을 하고 있다. 지붕 윗면의 경사는 경쾌한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네 귀퉁이의 추켜올린 선이 우아하다. 통일신라 후기의 것으로 보인다.(시인 이달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포(西浦) 김만중(金萬重)은 ‘국문가사예찬론’에서 “우리말을 버리고 다른 나라의 말을 통해 시문을 짓는다면 이는 앵무새가 사람의 말을 하는 것과 같다.”라고 하였습니다. 또 그는 한문을 ‘타국지언(他國之言, 다른 나라의 말에 불과함)’으로 보았으며, 정철(鄭澈)이 지은 <사미인곡> 등의 한글가사를, 굴원(屈原)의 서사시 <이소(離騷)>에 견주었지요. 더구나 김만중은 <사씨남정기>와 같은 국문소설을 상당수 창작했기에 정철, 허균(許筠)과 함께 우리말 문학가로서 분명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습니다. 김만중은 그를 소설문학의 선구자로 올려놓은 《구운몽(九雲夢)》을 비롯하여 《사씨남정기(謝氏南征記)》, 《서포만필(西浦漫筆)》, 《서포집(西浦集)》, 《고시선(古詩選)》 등을 썼지요. 이 가운데 《구운몽》은 이규경(李圭景)이 《오주연문장전산고》의 「소설변증설(小說辨證說)」에서 김만중이 귀양지에서 어머니 윤 씨 부인의 근심을 덜어주기 위해 하룻밤 사이에 이 작품을 지었다고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중국에 사신으로 가게 된 김만중이 중국소설을 사 오라고 한 어머니의 부탁을 잊어버려 돌아오는 길에 부랴부랴 이 작품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어제는 24절기의 다섯 번째 청명(淸明)이고, 오늘은 예전 명절처럼 지냈던 한식(寒食)이다. 청명과 한식은 하루 차이이거나 같은 날이어서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라는 속담이 있다. 이날 성묘(省墓)를 간다. 옛날에는 한 해에 네 번, 그러니까 봄에는 청명, 여름에는 중원 (中元, 7월 15일), 가을에는 한가위, 겨울에는 동지에 성묘를 했다. 《동국세시기》의 기록에 따르면 청명(淸明)에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쳤다. 임금은 이 불을 정승, 판서, 문무백관 3백60 고을의 수령에게 나누어 주는 데 이를 ‘사화(賜火)’라 했다. 수령들은 한식(寒食)에 다시 이 불을 백성에게 나누어주는데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고 해서 한식(寒食)이라고 한 것이다. 이렇게 하여 온 백성이 한 불을 씀으로써 같은 운명체로서 국가 의식을 다졌다. 꺼지기 쉬운 불이어서 습기나 바람에 강한 불씨통(장화통:藏火筒)에 담아 팔도로 불을 보냈는데 그 불씨통은 뱀이나 닭껍질로 만든 주머니로 보온력이 강한 은행이나 목화씨앗 태운 재에 묻어 운반했다고 한다. 농사력으로는 청명 무렵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우리문화신문은 좋은 시를 소개하며 그 의미를 새기려고 한다. 세상에 알려진 대시인이 아니지만 잔잔하게 감성을 드러내는 시가 그 대상이다. 어려운 말로 유식한 채 하는 것이 아니라 진솔한 우리말로 호수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시들이 우리의 시마을에 소개된다.(편집자 말) 우리문화신문은 좋은 시를 소개하며 그 의미를 새기려고 한다. 세상에 알려진 대시인이 아니지만 잔잔하게 감성을 드러내는 시가 그 대상이다. 어려운 말로 유식한 채 하는 것이 아니라 진솔한 우리말로 호수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시들이 우리의 시마을에 소개된다.(편집자 말)우리문화신문은 좋은 시를 소개하며 그 의미를 새기려고 한다. 세상에 알려진 대시인이 아니지만 잔잔하게 감성을 드러내는 시가 그 대상이다. 어려운 말로 유식한 채 하는 것이 아니라 진솔한 우리말로 호수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시들이 우리의 시마을에 소개된다.(편집자 말)우리문화신문은 매주 한 편씩 좋은 시를 소개하여 그 고운 새김을 독자들과 나누고자한다. 우리문화신문이 소개하는 시는 어려운말로 유식한체 하는 시를 지양하고 잔잔하면서도 시인의 순수한 감성이 잘 드러나는 한편 우리말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은 새로운 언어 예절 안내서인 《우리, 뭐라고 부를까요?》를 펴냈다. 호칭‧지칭과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게 구성하였다. 가족 형태의 변화, 수평적 인간관계 추구 등 다변화된 사회 환경 속에서 언어 예절의 유연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에 국립국어원은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2017년부터 진행한 실태 조사와 정책 연구를 바탕으로 이번에 《우리, 뭐라고 부를까요?》를 펴내게 되었다. 이 책은 그간 언어 예절의 지침서 역할을 해 왔던 《표준 언어 예절》(2011)의 개정판은 아니다. 《우리, 뭐라고 부를까요?》는 반드시 어떤 호칭ㆍ지칭어를 써야 한다는 규범적인 틀에서 벗어나서 서로 배려하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호칭ㆍ지칭의 정답, 반드시 필요할까 《표준 언어 예절》(2011)은 전통적인 가족 관계를 중심으로 형성된 호칭ㆍ지칭어를 대체로 유지하고 있어 남성 중심적인 비대칭적인 표현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점차 전통적인 언어 예절을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저마다 처한 환경과 생각이 다름에도 획일적으로 호칭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난 3월 24일 서울옥션에서는 제155회 미술품 경매가 열렸습니다. 이때 눈에 띄는 것은 정약용이 쓴 《행초 다산사경첩(行草 茶山四景帖)》이었습니다. 이는 다산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이 유배 시절부터 적어온 시와 글들의 모음입니다. 전남 강진에 머물던 1809년에 쓴 〈다산사경(茶山四景)〉과 1818년에 쓴 〈순암호설(淳菴號說)〉, 유배가 끝난 후인 1823년에 쓴 〈여다산제생문답(與茶山諸生問答)〉, 그리고 정확한 제작연대를 알 수 없으나 유배 초로 추정되는 오언시 등을 담고 있습니다. 행서가 주를 이루며, 일부 다산의 초서도 엿볼 수 있는 작품이지요. 작품은 보물 제1683-1호로 지정되어, 정약용의 가족사랑을 노을빛 치마에 새긴 보물번호 1683-2호 《하피첩(霞帔帖)》과 함께 다산의 유배시절을 대표하는 서첩으로 손꼽힙니다. 유배의 설움을 딛고 주변의 일상과 자연풍경에 주목하며, 그 세심한 관찰력을 발휘한 작품이지요. 많은 이들에겐 자칫 악몽과도 같을 유배지의 생활이 다산에게는 또 다른 무언가를 연구할 기회였으며, 유배가 풀린 뒤에도 초당 주변의 풍경을 그리워하고 미물에 대한 관심과 물음을 아끼지 않은 다산의 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내방가사(內房歌辭)> 곧 <규방가사(閨房歌辭)>는 조선 중기 이후 주로 영남지방의 양반집 여성들에 의해 창작되고 향유된,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힘든 여성들의 집단문학입니다. 초기에는 여성에게 유교적 가치관을 전파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되었지만, 이후 다양한 소재와 정제된 운율을 갖춘 형식으로 발전하였으며, 개항 이후에는 민족적 가치와 외세에 대한 저항의식과 같은 내용으로까지 발전했습니다. 특히 내방가사는 유교문화가 가장 잘 발달된 강력한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들에 의해 우리 겨레의 언어인 ‘한글’을 활용하여 자신들의 삶과 애환을 드러낸 독특한 문학형식을 만들어 냈지요. 대구가톨릭대학교 권영철 명예교수는 무려 6천여 편의 내방가사를 수집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조동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내방가사가 가진 값어치를 여성의 주체적 자기 고백의 역사에서 찾으면서도 이것이 특히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발달된 것에 주목하였습니다. 또 그는 “여성들의 억압받는 삶은 전 세계적인 역사였지만, 그것을 문학의 형태로 발전시킨 것은 세계적으로도 내방가사만이 보여주는 독특한 특징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 이하 국어원)은 ‘워킹 스루’와 ‘바이오시밀러’를 대체할 쉬운 우리말로 ‘도보 이동형’과 ‘동등 생물 의약품’을 뽑았다. ‘워킹 스루’는 건물 안에 들어가지 않고 건물 입구 등 별도로 마련된 곳으로 걸어가서 용무를 보는 방식으로서 감염병 진료, 물품 구매, 도서 대출ㆍ반납 등을 할 때 활용되는 말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이미 제조ㆍ판매ㆍ수입 품목 허가를 받은 품목과 품질 그리고 비임상ㆍ임상적 비교 동등성이 입증된 생물 의약품을 이르는 말이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3월 16일부터 25일까지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 ‘워킹 스루’의 대체어로 ‘도보 이동형’을, ▲ ‘바이오시밀러’의 대체어로 ‘동등 생물 의약품’을 뽑았다. 뽑은 말 외에도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다른 우리말 대체어가 있다면 쓸 수 있다. * 새말모임: 어려운 외국어 신어가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 대체어를 제공하기 위해 국어 전문가 외에 외국어, 교육, 홍보ㆍ출판, 정보통신, 언론 등 다양한 분야 사람들로 구성된 위원회로서,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진행됨. 특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최근 뉴스에서는 “구글이 매년 4월 1일 만우절이면 해왔던 '만우절 장난'(April Fools)을 올해는 건너뛰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심각한 위협에 대응하는 게 우선이란 판단에서다.”라는 내용이 보입니다. 만우절의 유래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다음 얘기가 그럴듯합니다. “16세기 프랑스에서는 새해를 3월 25일에 시작했는데 해마다 3월 25일이 되면 축제를 열고 선물을 주고받았다. 그런데 1564년 샤를 9세가 새해를 4월 1일로 바꿔 버렸다. 하지만 백성들은 오래전부터 해 오던 대로 3월 25일에 설을 쇠고, 대신 4월 1일에는 설을 쇠는 흉내를 냈다. 장난스럽게 새해 잔치도 하고, 우스꽝스러운 선물을 주고받기도 했는데 이것이 발전되어 4월 1일에 만우절 풍습이 생긴 것이다” 동아일보 1960년 4월 2일 기사에는 “만우절에 일어난 넌센스 한 토막. 만우절인 1일 아침 7시 45분 대구방송국에서는 ‘희망의 속삭임’ 시간을 통하여 앞으로 3일간에 걸쳐 선착순으로 ‘트란지스타라디오’ 한 대씩 시민에게 선사한다고 거짓말 방송을 했는데 이 방송을 들은 시민들은 동 방송이 끝난 3분 후부터 경북고교생을 비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