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조선시대는 선비의 나라였는데 선비들은 사서오경 등 그 수많은 고전을 어떻게 외우고 공부했을까요? 그저 무미건조하게 읽고 또 읽지는 않았을 것인데 이에 대한 해답은 바로 송서(誦書)와 율창(律唱)입니다. 송서와 율창을 통해 선비들이 글을 읽되 이를 마치 노래하듯이 읽었던 것이지요. 그랬기에 선비들은 그 많던 글들을 무리 없이 외울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엄연한 국악의 한 갈래인 이 송서율창은 일제강점기 이후 그 맥이 끊겨버렸지요. 한국전통음악학회 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는 말합니다. 고대 문장가들이 애독 애창하던 진귀한 시문(詩文)이나 수려한 문장내용이 달빛 고요한 밤에 선비의 낭랑한 목소리로 골마다 울려 퍼지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그리고 어린이들이 목청을 높여 천리(天理)와 진정(眞正)을 깨닫게 되는 명심보감을 부른다고 상상해 보라! 사라져가는 민족혼을 되찾자는 진정한 메시지로 들리지 않겠는가!라고 말이지요. ▲ 송서(誦書)율창(律唱)을 부르는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1호 유창 명창 오늘 서울 삼성동 무형문화재전수회관 풍류극장에서는 이 송서율창과 관련하여 한국전통음악학회(회장 서한범) 주최로 학술회의와 실연발표회가 있습니
[우리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3년에 걸쳐 고질적인 학내 비리 해결 투쟁에 나섰다 해직된 수원대학교 해직교수들은 UN이 정한 '반부패의 날'인 12월 9일을 맞아 (사)한국투명성기구가 주는 2015 투명사회상 수상자가 되었다. 해직교수인 배재흠, 손병돈, 이상훈, 이원영, 이재익, 장경욱 등 6명은 8일 저녁 7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2015년 투명사회상을 받은 것이다. ▲ 2015년 투명사회상을 받은 수원대 해직교수 이원영, 배재흠, 이상훈, 장경욱, 이재익, 손병돈(왼쪽부터) 한국투명성기구는 수원대 해직교수들은 수원대 교수협의회를 재발족해 대학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활동하다 부당하게 파면되거나 재임용이 거부된 상황에서도 사학비리를 공론화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노력을 지속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수상자인 수원대배재흠 교수는 그간 여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굴하지 않고 정의를 위해 투쟁해 온 동료교수에게 깊은 고마움을 느낀다. 오늘의 수상이야 말로 평생 명예를 생명으로 알고 살아온 우리들에게 큰 위안이 될 것이다.라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수원대 해직교수들 외에 한국투명성기구는 서울시 대금e바로시스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원래 담배는 다른 나라에서 전해진 것이지만, 지금은 우리나라 담배 품질이 온 세상의 으뜸이 되었다. 그러나 담배의 폐해로 말하자면 좋은 땅이 담배 심는데 허비되고, 옥과 금 따위 보석이 담배 피우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 담배의 쓰임새란 뭇 사람들이 심심함을 때우는데 지나지 않으니 무익한 물건으로 말하자면 담배보다 더한 것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담배 피우는 습속이 고질이 되어 급기야 없애기가 어렵게 되었다.” 위는 조선 말기의 문신 이유원(李裕元, 1814~1888)이 자신의 책 《임하필기(林下筆記)》의 “담배의 시말”이란 글에서 쓴 내용입니다. 이유원은 담배가 백해무익한 것이라고 조목조목 지적합니다. 하지만, 그는 글을 끝맺으면서 “나 역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다. 지금 담배를 입에 물고 이 글을 쓰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애연가이면서 담배 피우는 것을 비판한 것이지요. ▲ 이교익 <휴식>, 국립중앙박물관 이 담배는 우리나라에 언제 들어왔을까요? 《인조실록》 16년(1638) 8월 4일 기록에 보면 담배에 대한 이야기가 상세히 나옵니다. “담배는 병진년(1616)부터 일본에서 건너와 피우는 자가 있었으나 많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고종 때 문신으로 병조참판을 하면서 우정국총판(郵政局總辦)을 겸임하여 우정국을 세우는 데 큰 공을 세운 충민공(忠愍公) 금석(琴石) 홍영식(洪英植)을 추모하는 학술대회가 (사)한국미디어콘텐츠학술연합 주최로 어제 12월 7일 늦은 2시 서울 광화문우체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 고종 때 문신 충민공(忠愍公) 금석(琴石) 홍영식(洪英植) 선생 ▲ 학술대회 시작 전 간략한 추모고유제를 올렸다. ▲ 학술발표자들 / 최창섭 명예교수, 김부중 교수, 서영길 전 원장, 진용옥 경희대 명예교수(왼쪽부터) 학술대회 시작 전 진용옥 명예교수는 오늘이 홍영식 공이 관군의 의해 처참하게 살해된 날이다. 따라서 간단하게나마 홍영식 공에게 예를 올리겠다.라면서 간략한 추모고유제를 올렸다. 제주는 박성득 전 체신부 차관이 맡았고, 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의 고유문 낭독이 있었으며, 홍영식 증손자 홍석호 선생 등이 읍을 했다. 방송정보통신 통합역사 편찬의 과제를 주제로 열리는 이날 학술회의에는 먼저 최창섭 서강대 명예교수의 전파ㆍ방송의 시발과 미디어 콘텐츠 발달사 정리를 시작으로 김부중 성결대 교수의 방정통 근대 유물 등재와 역사 문화 기념관 건립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향약(鄕約)은 매우 아름다운 것이니, 외방은 관찰사가 권면하여 시행해야 한다. 그런가 하면 《여씨향약》은 행하기만 하면 아름다운 일이다. 대저 교화(敎化)를 펴는 것은 감사에게 달려있는데 조정의 뜻을 어찌 모르겠는가? 감사의 힘을 다하는 데 달렸을 뿐이다.이는 중종임금이 향약을 권한 기록으로 각각 《중종실록》 14년(1519) 5월 19일과 13년(1518) 9월 14일에 나오는 기록입니다. 향약은 말 그대로 마을사람들의 약속으로 착한 것을 권장하고 악한 것을 경계하며 어렵고 구차한 때에 서로 돕고 구하기를 목적으로 한 마을의 자치규약이지요. ▲ 보물 제1181호인 태인고현동향약(泰仁古縣洞鄕約) 전북 정읍시에는 보물 제1181호인 태인고현동향약(泰仁古縣洞鄕約)이 전해오는데 이 문헌은 임진왜란을 전후한 선조 때 시작하여 1977년에 이르기까지 약 400여 년 동안 전라도 태인현 고현동에서 시행한 향약에 관한 자료입니다. 모두 29책 가운데 직접적인 향약자료로 분류되는 문헌이 24책이며, 나머지 5책은 향약 관련 자료입니다. 책의 형태와 체제는 각각 약간씩 다른데 머리말과 맺음말 그리고 좌목(座目:자리의 차례를 적은 목록)과 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보(補)는 조선시대 임금과 왕세자의 곤룡포(袞龍袍)나 왕비ㆍ세자빈의 적의(翟衣)ㆍ원삼(圓衫)ㆍ당의(唐衣)의 가슴과 등, 양 어깨에 붙여 장식한 것인데 둥근 옷감으로 흔히 용을 수놓았습니다. 용무늬가 있어 용보(龍補)라고도 하며 모양이 둥글다 하여 원보(圓補)라고도 합니다. 용은 상상의 동물로 예로부터 천자(天子)나 임금을 상징하는 동물로 여겨왔기 때문에 조선시대 임금의 직계가족들은 용보를 붙였으며 용의 발톱수로 신분을 구분하였지요. 곧 임금과 왕비는 발톱이 다섯인 오조룡(五爪龍), 왕세자와 세자빈은 사조룡(四爪龍), 왕세손과 세손빈은 발톱이 세 개인 삼조룡(三爪龍)의 보를 썼습니다. 그러나 조선 말기가 되면 이러한 제도가 확실하게 지켜지지 않고 대부분의 유물이 오조룡보로 되고 맙니다. ▲ 중요민속문화재 제43호 오조룡 왕비 보 (五爪龍 王妃 補) 중요민속문화재 제43호 오조룡 왕비 보 (五爪龍 王妃 補)는 왕비용이며, 초록색의 꽃무늬 비단에 발톱이 5개 있는 반룡(蟠龍, 아직 하늘에 오르지 못하고 땅에 서리고 있는 용)이 가운데에 자리 잡고, 중심에는 여의주를 수놓아 용의 품격을 높여주었습니다. 용 주위에 구름과 바위, 물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중요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 산타령은 서서 부르는 형태의 노래로 여러 명이 소고(小鼓)를 들고, 대형을 갖추면서 부르는 합창곡이다. 이 선소리 산타령 전수교육조교 방명기 명창이 어제 12월 6일 늦은 4시에 성남시청 온누리대극장에서 소리인생 45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열었다. 공연에 앞서 《청산에 살으리랐다, 국악에 살으리랐다》라는 자신의 소리인생 45주년 기념 자서전 출판기념회도 가졌다. ▲ 공연에 앞서 인사말을 하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 산타령 전수교육조교 방영기 명창 ▲ 축사와 공연 해설을 하는 서한범 한국전통음악학회 회장(단국대 명예교수) 방영기 명창은 성남의 문화예술인으로 전통문화 살리기에 앞장서 온 사람이다. 역시 성남의 내로라하는 대표 문화예술인답게 대극장은 성남은 물론 경기도 국악인과 예술인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공연 시작 전 한국전통음악학회 서한범 회장(단국대 명예교수)는 축사 겸 해설을 위해 무대에 올라선다. 서한범 회장은 방영기 명창은 힘이 실려 있는 소리, 타고난 목청으로 고음을 무리 없이 질러내는 점이나, 어렵고 까다로운 기교와 창법, 그리고 사설의 이해가 정확한 점 등은 크게 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의 스물한째로 눈이 많이 내린다는 뜻의 대설(大雪)입니다. 하지만, 24절기는 원래 재래 역법(曆法)의 발상지이며 기준 지점인 중국 화북지방(華北地方)의 계절적 특징을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 반드시 이 때 꼭 눈이 많이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날 눈이 많이 오면 다음해 풍년이 들고 푸근한 겨울을 된다는 믿음이 전해지지요. “올해는 봄부터 겨울까지 비가 부족하였는데, 지금은 또 대설(大雪)이 이미 지났는데도 눈이 내리지 아니하여 샘의 물줄기가 통하지 못합니다. 신이 일찍이 농사꾼에게 듣건대 ‘눈이 오면 토질의 맥이 윤택하여지고, 또 눈이 보리를 덮은 뒤에라야 보리농사가 풍년들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옛적에는 눈이 오기를 빈[祈雪, 기설] 일이 있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거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송(宋)나라 때에도 눈을 빌었고, 또한 ‘납향(臘享, 동지로부터 세 번째의 미일(未日) 곧 양날) 안에 세 번 눈이 와야 한다.’는 말이 있으니, 지금 눈을 빌도록 함이 어떠하리까?” ▲ 예전엔 대설 무렵 눈이 안 오면 기설제(祈雪祭)를 지내기도 했다.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위는 《중종실록》 7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 종로구(구청장 김영종) 종로문화재단(대표이사 이건왕)은 12월 한 달 동안 모두 4번에 걸쳐 “해설이 있는 국악 무계원 풍류산방”을 연다. 매 공연마다 30명씩 관람 인원을 제한하는 소규모 공연으로 한옥 사랑방에서 옛 선비들이 풍류를 즐겼던 것처럼 전통문화공간 무계원의 사랑채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 방석에 앉아 국악을 감상 한다. ▲ "풍류사랑방" 공연이 열리는 종로구 <무계원>, 무계원 제공 어제 12월 5일 늦은 4시에 무계원 사랑채에서 그 첫 번째 공연이 펼쳐졌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한국전통음악학회 서한범 회장(단국대학교 명예교수)은 “유서 깊은 무계원 사랑채에서 우리 선비들이 풍류를 즐겼던 것처럼 국악의 향연을 만들어보자고 종로구청과 한 마음으로 만들었다. 큰 공연장에서 만나는 공연과는 아주 다른 우리 전통음악의 정갈한 맛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자리에 오신 분들은 선택된 행운을 차지한 분들이다.”라고 “해설이 있는 국악 무계원 풍류산방”을 열게 된 배경을 말했다. 이날 공연은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 박문규, 황숙경 명인이 나서서 시조•가사•가곡 한마당을 펼쳤다. 먼저 박문규 명인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 경향신문 신간 소개 마당에는 열린책들에서 펴낸 번역서 《유로피아나》 얘기가 보입니다. 번역이란 외국어를 우리의 정서에 맞게 우리말로 뒤치는 것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최근 번역한 책들을 보면 우리말 공부는 제대로 하지 않은, 우리 정서는 제대로 모르고 외국어에만 빠진 번역가들의 잘못된 번역들이 홍수를 이룹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번역본보다 원서를 읽는 게 낫다는 말을 하기도 하지요. ▲ 열린책들에서 펴낸 번역서 《유로피아나》표지 이 책의 내용은 아직 읽어보지 못해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꼭 《유로피아나》라는 말로 책 제목을 했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적절한 우리말을 찾기 어려웠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외국어를 그대로 한글로 바꿔 책 제목으로 쓴 것은 잘난체 아니면, 외국어에 기대려는 사대주의라는 비판을 듣지 않을까요? 여기에 경향신문은 한 술 더 뜹니다. 기사 제목이 영광과 야만이 뒤섞인 20세기를 콜라주하다입니다. 콜라주하다가 무슨 말인가요? 2008년 웅진지식하우스에서 《문화, 세상을 콜라주하다》란 책이 나오더니 영어 풀로 붙이는 것이란 뜻의 미술용어 콜라주에 우리말 하자를 붙인 이상한 신조어를 소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