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내일은 우리 겨레의 명절 설날이면서 십이지(十二支) 날 가운데 ‘갑진일(甲辰日)로 새해 ‘첫 용날’ 곧 상진일(上辰日)입니다. 이날 새벽 하늘에 사는 용이 땅에 내려와 우물에 알을 풀어놓고 가는데 이 우물물을 가장 먼저 길어다가 밥을 지어 먹으면, 그 해 운이 좋아 농사가 대풍이 든다고 믿었습니다. 따라서 부녀자들은 이날 남보다 먼저 일어나 우물물을 길어오기에 바빴지요. 《동국세시기》에는 이러한 풍습을 ‘용알뜨기’라 했습니다. 용의 알을 먼저 떠간 사람이 그 표시로 지푸라기를 잘라 우물에 띄워두면 다음에 온 사람은 용의 알이 있을 딴 우물을 찾아갑니다. 그런데 전라남도 어떤 지방에서는 첫용날에 우물에 가서 물을 길어오지 않는데 만일 물을 길어오면 농사철 바쁜 때 큰비가 내려 홍수가 난다고 믿었으며, 어촌에서는 어장(漁場)에 해를 입는다고 생각했기에 이런 지방에서는 첫 진일 전날에 집집이 물을 넉넉히 길어다 두었습니다. 또 첫용날에 머리를 감으면 머리털이 용의 머리털처럼 길어진다고 해서 이날 여인들은 머리를 감았으며, 농가 아이들은 콩을 볶아서 가지고 다니면서 먹었는데 그렇게 하면 그해 곡식에 좀이 슬지 않는다고 믿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봄이 드는 날(立春) - 박목철 봄이 든다는데 버들강아지 움이나 틔웠는지 아지랑이 일 듯 나비도 날고, 꽃도 피고 그리움도 나른한 하품 하네 겨울이 눈 흘기니 봄은 살며시 가슴에 숨었다. 오늘은 갑진년 '봄이 드는 날 곧' 입춘(入春)입니다. 개울에 지천으로 널려있던 버들강아지도 겨울 눈 고깔을 벗고 고운 모습으로 기지개를 켜는 계절이려나요? 예전에는 변변한 장난감이 없어 산과 들에서 구한 재료로 장난감이나 놀이도구를 만들어 썼었습니다. 그래서 탱탱하게 물오른 버들가지를 꺾어 상처가 나지 않도록 비틀어 쏙 빼면 나무와 껍질이 나누어집니다. 이것의 양 끝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한쪽에 칼로 살짝 깎아내고 불면 봄을 부르는 멋진 버들피리가 되었지요. 버들피리뿐이 아니었습니다. 풀피리, 파피리, 보리피리처럼 소리 낼 수 있는 것은 모두 악기가 되었습니다. 요즘은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 속에 파묻혀 삽니다. 심지어 전철에서 어른들도 책을 손에 든 사람은 없고, 손말틀(모바일) 게임 삼매경입니다. 버들피리 불기도 순박한 놀이 곧 추억의 말뚝박기 등도 이젠 지나간 추억거리에 지나지 않지요. 어쩌면 이제 세상은 순박한 버들피리를 잃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24절기의 스물두째이며 명절로 지내기도 했던 ‘동지(冬至)’입니다. 민간에서는 동지를 흔히 ‘아세(亞歲)’ 곧 ‘작은설’이라 하였는데 ‘해’의 부활이라는 큰 뜻을 지니고 있어서 설 다음가는 작은설로 대접하는 것이지요. 이런 생각은 오늘날에도 여전해서 ‘동지첨치(冬至添齒)’ 곧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동지는 날씨가 춥고 밤이 길어 호랑이가 교미한다고 하여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도 부릅니다. 동지의 특별한 풍속을 보면 다가오는 새해를 잘 계획하라는 뜻으로 달력을 선물하는데 더위를 잘 견디라는 뜻으로 부채를 선물하는 단오 풍속과 함께 “하선동력(夏扇冬曆)”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동지의 또 다른 풍속에는 며느리들이 시어머니나 시할머니에게 버선을 지어 선물하는 “동지헌말(冬至獻襪)”이란 아름다운 풍속도 있었습니다. 이날 새 버선을 신고 길어지는 해그림자를 밟으면 수명이 길어진다고도 믿었지요. 그런데 이날 가장 보편적으로 지내는 풍속은 팥죽을 쑤어 먹는 일일 것입니다. 특히 지방에 따라서는 동지에 팥죽을 쑤어 솔가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