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육지에서 자라는 식물인 나물을 많이 먹는 우리나라는 바다에서 나는 해조류(海藻類)를 먹는 음식 문화도 매우 독특하다. 서양에서는 해조류를 바다 잡초(seaweed)라고 부르며 식재료로 취급하지 않았다. 해조류는 해안가에 밀려온 지저분한 식물로 여겨졌다. 해조류는 수거하여 가축의 사료나 비료, 혹은 젤라틴 추출용으로 사용하였다. 우리나라는 기록상 삼국시대부터 해조류를 먹어온 오랜 역사가 있다. 우리가 먹는 해조류는 김, 미역, 다시마 외에도 톳, 파래, 청각 등 50여 종이나 된다. 이웃 나라인 일본과 중국에서도 일부 해조류를 먹는다. 일본에서는 김을 많이 먹는다. 삼각김밥과 김초밥으로 김을 많이 소비한다. 일본 사람은 김 말고도 미역, 다시마, 톳 큰김말 같은 해조류를 먹는다. 중국 사람은 다시마를 가장 많이 먹으며 강리(江籬), 김, 미역 등도 먹는다. 우리나라에서는 해조류를 단순히 간식이나 고명으로 먹는 것이 아니고 쌈이나 나물 형태로 먹거나 국으로 끓여서 대량 소비한다. 한국 일본 중국은 해조류를 먹는 동양 3국이지만, 국민 1인당 해조류 소비량은 우리나라가 압도적으로 1위다. <표1> 동양 3국의 1인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잡초(雜草)란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 풀’이다. 잡초는 생명력이 강하다. 잡초는 일부러 심지 않아도 씨앗이 날아와서 뿌리를 잘 내리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잦은 외침과 지배 계급의 착취로 민중들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백성들은 고난에 굴복하지 않고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잡초처럼 잘 살아왔다. 그래서 백성을 뜻하는 다른 말로서 민초(民草)라는 표현이 있다. 질긴 생명력을 가진 백성을 잡초로 비유한 것이다. 모든 사물이 그러하듯이 잡초도 사람의 관점에서 볼 때에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다. 먼저, 잡초의 나쁜 점은 무엇일까? 잡초는 농부에게는 아주 귀찮은 존재다. 텃밭을 가꾸거나 농사를 지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씨를 뿌리지 않았는데, 이름도 모르는 온갖 풀이 땅에서 솟아난다. 잡초는 얄밉게도 자라는 속도가 빠르다. 제때 뽑아내지 않으면 잡초는 2주일만 지나면 논밭을 쉽게 점령한다. 논밭에서 잡초를 뽑아내는 것을 ‘김매기’라고 말한다. 전통 벼농사에서는 벼가 자라는 동안에 세 번 정도 김매기를 했다. 처음 김매기를 초벌, 두 번째는 두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우리나라에는 현재 가동 중인 원자력발전소가 26기가 있고, 4기를 건설 중이다. 이재명 정부는 2026년 1월 26일 대형 원전 2기와 소형 원전(SMR) 1기를 건설하기로 하였다. 새 정부는 지난 문재인 정부의 탈핵 정책을 계승하지 않고 친원전 정책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러한 친원전 정책의 밑바탕에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엄청나게 늘어날 전기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는 염려가 자리 잡고 있다. 풍력과 태양광 발전은 바람과 날씨 변화에 민감해서 안정적인 전기를 계속 공급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 미래 산업으로서 급부상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그리고 수출 주역인 반도체 생산 시설을 늘리려면 많은 전기가 필요하다는 점도 친원전 정책의 근거로 작용하였다. 정부에서는 신규 원전 건설의 추진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2026년 1월에 전 국민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하였다. 환경단체에서는 문항이 편파적이라고 공정성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신규 원전 찬성 여론이 60% 이상으로 나타났다. 과거의 환경운동 역사를 살펴보면 쓰레기 매립장, 쓰레기 소각장, 하수처리장, 화장장, 고압 송전선 등은 이른바 혐오시설에 관한 것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영국의 신경제재단(NEF)에서 2010년에 지구행복지수(HPI, Happy Planet Index)를 조사하여 발표한 결과를 보면 부탄이 1위를 차지하였다. 대한민국은 68위, 미국은 114위로 발표되었다. 이 조사는 경제적 소득보다는 지구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행복한가를 중요하게 평가하였기 때문에 부탄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2024년의 지구행복지수 조사에서는 한국은 76위, 부탄은 데이터 수집의 한계로 공식 순위에서 제외되었다. <표1> 우리나라의 국민소득과 지구행복지수 순위 변화 위 표를 보면 우리나라의 국민총생산은 2010년부터 14년 동안 크게 늘었지만, 지구행복지수는 오히려 추락하였다. 우리나라의 행복지수가 하락한 원인으로서는 과도한 경쟁과 외로움, 자살 증가가 지적되었다. 우리나라 국민의 자살율은 1997년 외환위기(IMF) 이후 급증하여 2003년에 OECD 국가 가운데 자살율 제1위를 기록하였다. 자살률 세계 제1위라는 불명예는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2024년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세계 제13위의 경제 대국인 대한민국이 자살률 1위라는 사실은 너무나도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독일 태생의 경제학자 슈마허(1911~1977)는 1934년에 나치의 박해를 피해 영국으로 망명하였다. 그는 2차 대전이 끝난 뒤 영국 정부의 경제고문으로 일하면서 복지 정책의 기초를 닦았다. 그는 1955년에 버마(현재의 미얀마) 정부의 경제자문관으로서 버마를 방문하였는데, 현지 불교도의 생활을 접하면서 감명을 받았다. 슈마허는 버마에서 관찰한 소박하고 자족적인 불교적 생활 방식이야말로 하나뿐인 지구에서 자연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지속할 수 있는 생활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버마에서의 활동 경험에서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1973년에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책을 써서 성장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경제의 대안을 제시하였다. 그는 경제의 목적은 욕망을 부추겨 소비와 성장을 끝없이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적정 규모의 소비 속에서 정신적 만족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개발도상국에는 거대하고 자본 집약적인 서구기술보다는 자원과 환경을 낭비하지 않는 중간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그는 경제의 목적을 ‘성장’이 아닌 ‘인간 행복’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의 주장은 ‘불교 경제학’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데, 간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2026년 새해부터 달라진 정책 가운데 하나가 쓰레기 처리다. 2021년에 환경부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름이 바뀜)가 폐기물관리법 시행 규칙을 개정하였는데, 5년 뒤인 2026년 1월 1일부터는 수도권의 3개 시ㆍ도 곧 서울, 인천, 경기도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직접 매립하지 못하게 하였다. 인구가 과밀 된 수도권에서는 쓰레기를 매립할 땅이 부족하고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침출수가 지하수와 토양을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생활쓰레기를 매립하지 말고 최대한 재활용하고 나머지는 태워야 한다는 매우 강력한 규제가 발효되었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생활쓰레기 배출량은 연간 438kg으로서 미국의 951kg보다는 훨씬 적지만 일본의 326kg, 중국의 250kg보다는 많은 수준이다. 서울시에는 현재 4곳의 소각장이 있는데, 모두 처리용량은 1일 2,850톤이다. 서울시는 발생 쓰레기 전량을 소각하기 위해 마포구 상암동에 일일 처리용량 1,000톤 규모의 새 소각장 건설을 추진하였다. 소각장은 지역 주민들에게 이른바 혐오시설로 인식되어 반대가 심하다. 내가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사람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인류 역사상 최초의 대답으로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은 “이성(Logos)을 가진 동물”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다른 동물도 감정을 가질까? 이 물음에 대해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동물은 공포나 분노 같은 기본적인 감정은 사람과 공유하지만, 수치심이나 시기심처럼 자기 성찰이나 가치 판단이 필요한 감정은 오직 사람만이 가진다고 말하였다. 이러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동물관은 중세를 거쳐 오랫동안 서구에서 받아들여졌다. 특히 기독교가 지배한 중세에는 사람만이 이성적 영혼을 가지며 고차원적인 사고와 도덕적 생활의 근거가 된다고 보았다. 기독교 신학을 완성한 토마스 아퀴나스(1225~1274)는 동물에게도 혼이 있으나 몸이 죽으면 사라지는 혼이라고 말하였다. 인간이 수태되는 순간 하느님은 사람에게 영혼을 불어넣어 주는데, 영혼은 사람이 죽어 육체가 썩은 뒤에도 존재하는 불멸의 혼이라고 주장하였다. 기독교에서는 사람과 동물은 신의 창조물이지만 등급이 다르다고 본다. 불교에서 유정(有情)은 고통과 즐거움을 느끼는 생명체를 말하는데, 동물과 사람이 포함된다. 모든 유정은 불성(佛性)을 가지고 있어 깨달음을 얻을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나쁜 놈은 나뿐인 놈이다.” 이외수 작가의 명언 중에 필자가 자주 인용하는 말이다.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다. 자기밖에 모르는 놈 곧 나뿐인 놈이 나쁜 놈인 것이다. 어렵게(?) 말해서 이기주의자가 나쁜 놈이라는 뜻이다. ‘우리’라는 말은 나의 범위를 넓힌 말이다. 우리 어머니, 우리 아들, 우리 딸, 우리 집, 우리 학교, 우리나라 등에서 보듯이 우리말에서는 우리의 범위가 매우 넓다. 우리라는 말을 자주 쓰고 있다. “우리가 남이가?”라고 외치면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되고 만다. 심지어는 ‘우리 마누라’라는 말도 어색하지 않다. 영어로 ‘우리 마누라’를 번역해 보라. our wife? 마누라를 공유한다는 뜻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 마누라 또는 우리 남편이라는 표현은 우리나라 부부들이 어색하지 않게 자주 쓰는 말이다. 나를 강조하는 ‘개인주의’가 발달한 서구 문화와 공동체를 강조하는 ‘우리주의’가 발달한 우리 문화의 차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 198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에 관한 국제 토론회”가 열렸다. 이 국제회의에서 동물행동학의 권위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콘라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현재 지구촌의 가장 큰 환경문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다.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친환경적인 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다. 2025년 10월 1일,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환경부의 이름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 바뀌었다. 에너지 정책도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화석 연료의 사용을 억제하고 기후 위기 대응에도 적극적이다. 브라질 벨렝에서 13일 동안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2025년 11월 22일 막을 내렸다. 한국은 이번 총회에서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서는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탈석탄동맹(PPCA)’에 가입하고, 지구온난화의 원인 물질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53~61% 줄이겠다는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발표하였다. 탈석탄동맹이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와 유럽연합(EU) 가입국가는 2030년까지 그리고 나머지 국가들은 2040년까지 석탄 발전을 멈추자는 취지로 2017년에 결성된 국제 동맹이다. 이 국제 동맹에는 미국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카나다, 스웨덴, 스페인 등 60개 이상의 중앙정부와 120개 이상의 지방정부, 기업, 금융기관,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최근 2030 세대에서 중국을 혐오하는 혐중(嫌中)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혐중 음모론의 신호탄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직접 쏘아 올렸다. 2024년 12월 4일 새벽에 국회의 의결로 비상계엄이 해제되자 당시 윤 대통령은 “법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주일쯤 지난 12월 12일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는데, 윤대통령은 태도를 바꾸어 중국발 안보 우려를 계엄 선포 정당성 가운데 하나로 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 거대 야당은 국가 안보와 사회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중국인 3명이 드론을 띄워 부산에 정박 중이던 미국 항공모함을 촬영하다 적발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지난달에는 40대 중국인이 드론으로 국정원을 촬영하다 붙잡혔습니다. 만일 망국적 국헌 문란 세력이 이 나라를 지배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원전 산업, 반도체 산업을 비롯한 미래 성장동력은 고사할 것이고, 중국산 태양광 시설들이 전국의 삼림을 파괴할 것입니다.” 윤 전 대통령의 발언 직후에 중국사회과학원 둥샹룽(董向路) 연구원은 “윤대통령이 야당을 비판하면서 중국을 거론했지만, 그의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