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제10회를 맞은 <여성연극제>가 시민들이 직접 배우가 되어 무대에 서는 특별한 부대행사 ‘시민독백대회’를 연다. 이번 대회는 희곡, 영화, 드라마 속 명장면부터 나만의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로 무대를 채울 수 있는 열린 축제다. 시민독백대회는 전문 배우가 아닌 시민들이 주인공이 되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서 펼치는 행사다. 미취학 아동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각자의 개성과 에너지를 무대에 올린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경연이 아니라, 연극제의 본질인 ‘참여와 공감’을 구현하는 자리기도 하다. 대회는 오는 11월 1일(토)~2일(일) 아침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서울씨어터 202에서 열린다. 참가자들은 희곡, 영화, 드라마 또는 창작 독백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3분 이내의 자유로운 연기를 펼치게 된다. 조명은 기본 조명으로 통일되며, 배경음악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단, 자체 재생 방식). 이번 시민독백대회는 이미 참가자 모집이 끝나, 본선 무대에 오를 시민 배우들이 각자의 개성으로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심사 결과에 따라 대상(상금 30만 원)부터 인기상까지 모두 7명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엄마ㆍ아빠 손을 꼭 붙잡고 온 아이들이 객석을 꽉 채웠다. 10월 19일 낮 3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은 ‘2025 리:바운드 축제(RE:BOUND FESTIVAL)’ 첫 공연 잔치마당의 〈금다래꿍〉이 열렸다. 아동극에 처음 와본 나로서는 좀 어색하다. 무대에서 배우가 아이들을 상대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 “금다래꿍 금다래꿍 금다래꿍 금다래꿍 금다라졌네 보고지고 보고지구 이 옥녀 아가씨가 보고지구 몾 잊겠네 못 잊겠네 금다래 도련님 못 잊겠네 왜 생겼나 왜 생겼나 금다래 이 옥녀 왜 생겼나 천지만물 생긴 후에 부모 밖에 또 있나요” 할머니 역으로 무대에 올라온 배우가 ‘금다래꿍’ 노래를 가르쳐준다. 아이들이 신나게 따라 부른다. 할머니가 잃어버린 손녀딸 ‘분이’를 찾기 위해 나서자, 동물 친구들이 하나둘 나서서 함께 한다. 극장이 아이들의 노래와 함성으로 꽉 찬다. 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아이들과 함께 손을 흔들고 노래를 따라 부른다. 어색했던 나는 이제 아이들과 하나가 된다. 무대는 동물 친구들이 하나둘 등장하면서 풍물 악기들도 하나둘 나타난다. 먼저 곰 친구가 북을 들고 나서고, 호랑이 친구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이곳은 통일이 되는 그날 철거됩니다.’라고 하면 ‘어디지?’라고 궁금해할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곧 ‘휴전선?’을 떠 올릴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얼추 맞다. 하지만 남북 사이에 그어진 휴전선이라기보다는 철도가 북으로 달리다가 멈춘 임진각의 끝지점이라고 해야 옳다. 그제(18일) 토요일 낮, 북한이 보이는 남한땅 맨끝, 더 이상 발걸음을 할 수 없는 곳인 임진각 나들이를 했다. 바로 지척에 살고 있지만 이곳을 찾는 경우는 나라 밖에 살고 있다가 아주 오랜만에 고국 나들이를 하는 친지나 외국인 지인들이 한국을 찾았을 때 안내하기 위해 따라나서는 때를 빼고는 거의 발걸음을 하지 않는다. 마침, 임진각이 자리 잡은 파주 통일동산에서 개성인삼축제(18일~19일)를 한다기에 내친김에 바로 옆에 있는 임진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주말인 데다가 축제까지 겹쳐 차량들이 뒤엉켜 먼 곳에 차를 주차하고 임진각을 향해 걸었다. 쉴새 없이 대형버스들이 임진각 광장으로 몰려들었는데 내리는 사람들은 거의가 외국인들이었다. 아무렴 서울에서 가깝다 보니 외국인 관광의 필수 코스라도 되는 양, 발 디딜 틈이 없이 혼잡하다.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날씨가 좋은 만큼, 책 한 권을 들고 밖에 나가 읽으면 그만한 호사가 없다. 책은 읽고 또 읽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 참 좋은 벗이다. 책을 좋아하는 것도 일종의 성향이라, 옛날에도 책은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었다. 책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사람도 많은가 하면, 책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도 많았다. 아동청소년문학기획팀 ‘마술연필’이 쓴 이 책, 《우리 조상들은 얼마나 책을 좋아했을까?》에는 옛사람 가운데 책을 유난히 아끼고 좋아했던 이들의 모습이 차곡차곡 담겨있다. 책에 소개된 세종대왕, 신사임당, 유희춘, 허균, 김득신, 이덕무, 조신선, 정약용, 김구 가운데 ‘집을 도서관으로 만든 책 사냥꾼’, 유희춘의 이야기가 퍽 흥미롭다. 유희춘은 1513년 해남에서 태어나 간신들의 모함으로 제주도에서 유배생활을 하고, 《미암일기》를 남긴 조선의 문인이다. 그는 학식이 높기로도 이름났지만, 한양의 으뜸 책 수집가로 더 유명했다. 한번 마음먹은 책은 조선 팔도를 뒤져서라도 손에 넣고 마는 집념이 있었다. 그가 모은 책은 대략 4천 권쯤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에도 책 4천 권을 모으기가 쉽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유홍준)은 조계종 탁본 명장 흥선(興善) 스님으로부터 전국 각지에서 탁본한 금석문 탁본 등 모두 558건 1,143점의 소장품을 기증받았다. 이는 탁본 기증으로는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삼국시대에서 조선 시대에 이르는 우리 금석문화의 흐름을 포괄한다. 흥선 스님의 탁본은 금석문의 내용을 정확히 옮기고 조형적 아름다움까지 담아내, 학술적 값어치와 예술성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박물관은 이를 디지털 자료보관소에 구축하고 전시와 연구를 통해 금석문과 탁본의 의미를 국민과 공유할 계획이다. * 탁본: 돌, 금속, 나무 등에 새긴 글씨나 그림을 종이와 먹으로 그대로 찍어내는 것 * 금석문: 돌, 금속 등에 새긴 기록 40여 년 동안 탁본에 헌신, 시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금석문 집성 흥선 스님은 불교중앙박물관장과 김천 직지사 주지 등을 역임하였으며 40여 년 동안 전국의 주요 금석문을 탁본해 온 탁본 전문가로 2024년에 대한불교조계종의 첫 탁본 분야 명장으로 지정되었다. 흥선 스님의 탁본은 부정확하며 단편적으로 이루어진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고, 금석문의 값어치를 후세에 온전히 전하기 위하여 전국에 있는 금석문을 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윤상덕)은 새롭게 개편한 월지관을 지난 10월 17일부터 공개했다. 18개월 동안의 개보수를 거쳐 이번에 문을 여는 월지관은 2018년부터 시작한 국립경주박물관 상설전시실 개편 사업의 마지막 성과물이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역사관(2018~2020년)과 신라미술관(2021~2022년)에 이어 월지관까지 전시 개편을 마무리하여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전시 환경을 조성하고 관람객이 쾌적하고 편안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시설 개선 및 전시 기법을 고도화하였다. 아울러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박물관 수장고의 문화유산과 최근 20여 년 동안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에서 발굴한 새로운 문화유산을 대폭 공개하여 통일신라 궁궐 문화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다. 월지는 특히 밤 풍경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이 찾는 우리나라의 대표 유적이지만, 월지의 역사적 의미와 성격 등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월지관 전체를 포괄하는 명제로 ‘월지에 한 걸음 다가가기’를 설정하고, 신라에서 월지가 어떤 곳이었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보고자 했다. 월지관, 어떻게 바뀌었나? 1층과 2층으로 이루어진 기존의 월지관은 계단이 많고 전시실 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완주군은 '완주 상삼리산성 유적 학술 발굴 조사' 결과, 상삼리산성이 백제 사비기에 축조된 만경강 유역 지배의 핵심 거점 성곽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성과는 지역 문화유산의 값어치를 높이고, 앞으로 보존·활용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상삼리산성은 둘레 986.5m 규모의 백제 성곽으로, 1960년대 조사 이후 보존 조치와 학술 연구가 미흡해 훼손이 지속돼 왔다. 이에 국가유산청의 전액 국비 지원으로 지난 9월부터 추정 남문터와 남성벽을 중심으로 긴급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남성벽은 너비 약 10m, 최대 높이 3.75m에 달하며 흙과 돌을 혼합해 쌓은 토석혼축(土石混築) 구조임이 확인됐다. 특히 성벽 안쪽 상층부에는 빗물 침투를 막기 위해 다량의 백제 기와를 점토 덩어리와 함께 깔아 축조한 흔적이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바깥쪽 석축은 토성벽을 지탱함과 동시에 지하수 배수를 위한 구조로 추정된다. 또한 성벽 안쪽 평탄지 시굴 조사에서는 집수시설로 추정되는 점토층, 주거지 및 건물터 등 다양한 유구가 확인됐으며, 다량의 백제 기와와 토기류가 출토돼 상삼리산성이 백제 사비기에 축성된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국립중앙도서관(관장 김희섭)은 오는 10월 17일(금)부터 19일(일)까지 3일간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독립출판 페어「2025 서울 퍼블리셔스 테이블(Seoul Publishers Table, SPT)」을 스토리지북앤필름(대표 강영규)과 공동 개최한다. 2013년 첫선을 보인 「서울 퍼블리셔스 테이블」은 국내 최대 규모의 독립출판 축제이다. 올해는 국립중앙도서관 개관 80주년을 기념하여 일반 관람객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을 한층 강화했다. 행사에는 국내외 214개 팀이 참여해 각자의 이야기를 담은 책과 굿즈를 선보인다. 이와 함께 대담·토크·워크숍 등 관람객과 창작자들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19개의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주요 프로그램으로 ▲「대구·남해·서울의 책방 이야기」(더폴락·아마도책방·스토리지북앤필름)에서는 각 지역 독립책방의 운영 사례를 통해 국내 독립출판의 현황과 가능성을 짚어본다. ▲「손으로 만드는 작은 책, 진메이킹」(해해북스)에서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매거진을 제작한다. 또한 일본 참가팀인 Platform 3은 ▲「지금 도쿄 한구석에서 서점을 연다는 것」이라는 주제로 일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가을 강 시월의 저 강물 쓸쓸하구나 (달) 낙엽으로 용비늘 걸쳤으니 (빛) 하늘로 날아오름도 슬프다 (심) 높이 오른 용 뉘우침 있으니 (돌) ... 24.10.17. 불한시사 합작시 한가위도 지나고 찬 이슬 내리는 한로(寒露) 절(節)이다. 곧 이어질 절기는 만물이 스러지는 상강(霜降), 본격적으로 나뭇잎이 시들어 떨어지는 계절이다. 서릿발이 삼라만상(森羅萬象)의 초목(草木)을 시들게 하고, 단풍잎은 누렇게 물들다 흩날린다. 며칠째 내린 가을비가 기온을 낮추어, 산방(山房)에서는 한기가 더욱 사무친다. 상경한 김에 시우(詩友)들과 함께 양수리 벗을 찾았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서로 만나 나룻터를 이룬 섬두랫길을 따라, 따스한 햇살 속을 천천히 걸었다. 그곳 다산(茶山)의 시가 바위에 새겨져 있었기에, 그 운(韻)에 화답하여 동이문(東夷文, 漢文-한문의 근원은 갑골문 따라서 우리 겨레의 동이문이라고 생각한다.)으로 한 수를 지었다. 주역(周易)의 건괘(乾卦) 첫 효(爻)인 초구(初九)에 “잠룡(潛龍)이니 헛되이 쓰지 말라(勿用)” 하였고, 이어 둘째 효인 구이(九二)에는 “용이 밭에 나타난다(見龍在田)” 하였다. 셋째 효인 구삼(九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K 교수는 홍신자 씨가 1993년에 쓴 <푸나의 추억>이라는 책을 읽어 보았느냐고 미스 K에게 물어보았다. 그런 책은 읽어 보지 않았다고 한다. 푸나는 홍신자씨가 인도의 명상 철학자 라즈니쉬의 제자가 되어 머물렀던 도시 이름이다. 푸나는 인도의 서쪽 해안 도시 봄베이(1995년에 뭄바이로 이름이 바뀜) 근처에 있는데, 구글 지도에는 도시 이름이 푸네(Pune)로 표기되어 있다. K 교수는 <푸나의 추억> 책에 나온다고 말하면서 불교와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불교의 한 지파로서 탄트라(tantra)가 있다. 우리말로는 밀교(密敎)라고 번역된 탄트라는 절대자인 신(神)은 남성 원리를 나타내는 쉬바(shiva)와 여성 원리를 나타내는 샥티(shakti)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쉬바는 순수한 존재로서 변하지 않는 속성을 가진 로고스(logos)라고 볼 수 있다. 샥티는 시간적으로 변화하는 에너지이며 자기실현의 기쁨과 사랑을 나타내는 에로스(eros)라고 볼 수 있다. 서양철학적으로 해석하면 쉬바와 샥티는 이성과 감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동양철학적으로 해석하면 절대자인 신이 양과 음의 양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