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 열하일기를 따라서, 답사 3일 차 일자 : 2025년 4월 21일(월요일), 이동 거리 156km 숙박 : 심양톈룬위에즈호텔(沈阳天润悦致酒店, 024-3151-9899) 연암은 1780년 7월 8일, 요양(遼陽)에 들어서며 눈 앞에 펼쳐진 드넓은 요동 벌판을 마주하고, 그 감회는 「호곡장론(好哭場論)」에 잘 담겨 있습니다. “好哭場! 可以哭矣”(호곡장 가이곡의) 아! 참 좋은 울음 터로다 가히 한 번 울만하구나 “어머니의 태중에 있을 때 캄캄하고 막혀서 갑갑하게 지나다가, 갑자기 넓고 훤한 곳에 터져 나와 손을 펴고 발을 펴매 그 마음이 시원할 것이니, 어찌 한마디 참된 소리를 내어 제멋대로 외치지 않으리오. 이제 요동 벌판에 와서 여기서부터 산해관까지 1천2백 리 사방에 도무지 한 점의 산도 없이 하늘 끝과 땅 변두리가 맞닿은 곳이 아교풀[膠]로 붙인 듯, 실로 꿰맨 듯, 고금에 오가는 비구름만 창창할 뿐이니, 이 역시 한바탕 울어볼 만한 곳이 아니겠소.” 제가 요동 벌판을 몇 번 답사 왔지만, 역사 유적지를 찾아 이 넓은 들판을 이리저리 달리다 보면, 버스에 시달리고 지쳐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조차 모를 때가 많았습니다. 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반구천의 암각화(Petroglyphs along the Bangucheon Stream)」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랐습니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2010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오른 이후 15년 만에 결실을 보았고,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입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모두 17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문화유산 15건, 자연유산 2건)을 가지게 됩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며, ▲ 선사시대부터 약 6천 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면서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하여 보여준다고 평가하였습니다. 한편, 우리나라가 2026년 7월 열릴 예정인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개최국으로 뽑힌 것도 기쁜 일입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아침은 하늘이 많이 낮습니다. 구름으로 덮힌 하늘에서 곧 비가 떨어질듯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더위도 한결 누그러져 일터까지 오는 동안 땀을 흘리지 않아 좋았습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뜩'입니다. 어제 알려드린 '해득해득'의 '해득'과 이어지는 말인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으신지요? 하지만 '해득해득'할 때 '해득'하고는 아주 다른 뜻을 가진 말이랍니다. 닿소리 하나를 더했을 뿐인데 어쩜 이렇게 뜻이 달라질까 싶기도 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이 말이 두 가지 뜻이 있다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먼저 '갑자기 몸을 뒤로 잦히며 자빠지는 모양'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얼음, 물, 또는 뭔가 미끄러운 것을 밟아 뒤로 자빠질 때 쓸 수 있습니다. 보기를 들면 "바닥에 있던 물을 밟아 미끄러지며 해뜩 자빠졌습니다."처럼 쓸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얼굴을 돌리며 살짝 돌아보는 모양'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앞서 가던 사람이 얼굴을 돌려 돌아볼 때 쓸 수 있습니다. "앞서가던 동무가 해뜩 돌아서더니 얼른 오라고 손짓을 했습니다."처럼 쓸 수 있겠습니다. 이 말보다 큰 말이 '희뜩'인데 아마 입말로 '희뜩'을 더 많이 쓰지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충청남도 서천군에 있는 「서천읍성(舒川邑城)」을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 예고하였다. 「서천읍성」은 조선 초기 세종 연간(1438년~1450년 경) 금강 하구를 통해 충청 내륙으로 침입하는 왜구를 방어하기 위해 돌로 쌓은 1,645m 규모의 연해읍성(沿海邑城)이다. 연해읍성으로는 드물게 자연 지세를 활용하여 산지(山地)에 축성되었으며, 일제강점기 ‘조선읍성 훼철령(1910년)’으로 전국의 읍성이 철거되는 수난 속에서 성 내부의 공해시설(公廨施設, 행정·군사 등의 공무수행에 필요한 시설)은 훼손되었으나, 남문터 주변 등 일부를 뺀 성벽은 대부분이 잘 남아있다. * 연해읍성(沿海邑城): 조선 초기, 주로 세종 연간에 왜구의 침입을 방어하고 지방행정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국가 주도로 해안 요충지에 축조한 읍성 * 서천읍성 성벽 잔존현황: 둘레 1,645m 중 1,535.5m 잔존(약 93.3%) 「서천읍성」은 1438년(세종 20년)에 반포된 <축성신도(築城新圖)>에 따른 ‘계단식 내벽’과, 1443년(세종25년) 이보흠(李甫欽)이 건의한 한양도성의 ‘수직 내벽’ 축조기법이 동시에 확인되는 등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재홍)은 광복 80돌을 맞이하여 7월 17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 실감 전광판과 명동 신세계스퀘어*에서 실감콘텐츠 <데니태극기>를 공개한다.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가 디지털 애셋으로 구축되어 대형 전광판에서 다시 펄럭이는 영상에는 1890년부터 135년 동안 이어진 우리의 역사와 눈부신 현재를 오롯이 담았다. *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부 대형 전광판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 데니태극기 데니태극기는 고종(高宗, 재위 1863-1907)이 미국인 데니Owen N. Denny(1838-1900)에게 내려준 태극기로 2021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데니는 1886년 조선 정부의 외교 고문으로 부임해 4년 동안 고종의 곁에서 외교, 법률, 경제 분야의 정책을 입안하였고 조선의 주권을 주장한 외교관이다. 데니는 1890년 미국으로 돌아갔는데, 이때 고종이 이 태극기를 데니에게 내려준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남아있는 옛 태극기 가운데 크기가 가장 크며, 초창기 태극기의 형태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1981년 후손 윌리엄 랠스턴William C. Ralston이 국립중앙박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국악원(원장 직무대리 강대금)은 ‘제3회 《국악사전》 월례 토론회’를 오는 7월 25일(금) 낮 2시 국립국악원 국악누리동 대회의실에서 연다. 《국악사전》 원고 수정을 위한 결정, 공개 토론으로 투명하게 논의 이번 토론회는 국악사전 원고 수정을 위한 결정 사항을 검토하기 위한 자리로, 종목ㆍ작품 및 복식 분야의 표제어, 서술 요소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된다. 이와 관련해 세 개의 발제가 진행될 예정이다. 발제는 성악곡 표제어의 서술 요소(김인숙,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민속 분야의 분류와 표제어 선정 기준 및 용어의 통일성(김혜정, 경인교육대학교 교수), 복식 용어의 분류체계(이숙희, 전 국립국악원 학예연구관) 순으로 진행되며, 송혜진 숙명여자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다. 특히 복식 분야 발제에는 이민주 한국학중앙연구원 전통한국연구소 중견연구자가 지정토론자로 참여하며, 이후 국악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유토론에 참여하여 보다 다양하고 심화한 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국립국악원 《국악사전》, 그 여정을 나누는 월례 토론회 국립국악원은 올해 학계 토론의 장을 마련함과 동시에 《국악사전》이 그동안 충분히 해결하지 못했던 쟁점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김용관)은 외래 침입해충의 대규모 발생을 사전에 예측하고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기계학습을 활용한 국내 기후적합도 평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래 침입해충은 유입 초기에는 분포 범위가 좁아 제거가 가능하지만, 국내 기후에 적응해 확산하면, 방제가 어려워져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기후변화는 해충의 분포 범위 확대와 세대수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아열대성 외래해충의 신규 유입과 정착 우려가 커져 선제적인 대응 체계 구축이 요구된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진은 마른나무흰개미, 노랑알락하늘소 등 국내 유입 해충을 포함한 200여 종의 외래 침입곤충 생태 정보와 기후 자료를 기계학습 방법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노랑알락하늘소는 남해안 일부 지역에 유입될 때 정착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었으며, 마른나무흰개미는 국내 정착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예측되었다. 산출된 기후적합도는 대규모 발생이 보고된 종들의 공통 특성을 정량적으로 파악하고, 아직 유입되지 않은 잠재적 외래해충의 정착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번 모델을 기반으로 향후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예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김옥균은 1894년 3월 상하이에서 홍종우가 쏜 총탄에 쓰러졌다. 그 순간에도 그의 가슴 속에는 호방한 기백과 결기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상하이행을 앞두고 있을 때였다. 일본 청년 미야자키 토오텐(宮﨑滔天)이 김옥균에게 상하이행의 위함성을 걱정하면서 동행하겠다고 하자 김옥균은 이렇게 말한다. “호랑이 소굴에 들어가지 않고서 호랑이 새끼를 잡을 수는 없다. 청나라 이홍장은 나를 속이려 할 것이지만 나 또한 놈을 속이려고 배를 탄다. 그를 만나 내가 곧바로 죽임을 당하든가 감금되어 버린다면 만사 끝나버리겠지만, 5분이라도 담화할 시간이 주어진다면… 여하튼 문제는 한 달 안에 결판날 것이다. … 이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내도록 하자. 오늘 밤 어찌 마시지 않을 수 있겠는가. “ 이 글은 미야자키 토오텐의 자서전에 들어 있다고 한다. 김옥균은 이홍장과 담판하러 호랑이 굴로 향했다. 호랑이를 만나 무슨 이야기를 하려 했던 것일까? 아시아의 나아갈 바에 대한 자신의 구상, 이름하여 ‘삼화주의(三和主義)’였다. 조선ㆍ중국ㆍ일본의 세 나라가 구미열강의 식민제국주의로부터 자주독립을 지키고 발전하기 위하여 상호 연대협력 하자는 것이다. 그는 물론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날도 더운데 일본에서는 얼마전 유명한 만화가의 예언이라면서 '7월 5일 대지진설' 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 일본 국내는 물론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은 적이 있다. 야단법석이던 7월 5일은 ‘아무일도 없이’ 지나갔지만 여전히 ‘대지진설’은 완료형이 아니라 진행형인 듯 인터넷에는 별의별 걱정스런 글들이 올라와 있다. 대학생 아들의 일본여행이 걱정된다면서 자신의 SNS에 올린 학부형의 글 가운데는 “대학생 아들이 7월 18일, 친구들과 일본 도쿄 여행을 계획하여 비행기표랑 숙소를 잡아두었는데 보내도 될까요? 몹시 불안하네요.” 와 같은 글도 눈에 띈다. 소동이 빚어졌던 7월 5일이 지났건만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언론에 따르면 일본 대지진설을 퍼뜨린 이는 일본 만화가 타츠키 료(竜樹 諒, 70) 라는 인물로 그는 1999년 펴낸 《私が見た未来(내가 본 미래)》에서 '2025년 7월 5일 대재앙이 온다'고 예언한 것이 확산되어 일본 여행 취소가 크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가 하면 일본 온라인상에서는 '7월 5일 새벽 4시 18분'을 기준으로 한 카운트다운 영상이 확산되었으며, 일본 현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아침에는 여우비를 봤습니다. 곳에 따라 옅은 구름이 띄엄띄엄 보이기도 하고 또 어떤 곳에서는 매지구름이 지나면서 비를 살짝 뿌리기도 했습니다. 배곳에 와 보니 다른 곳보다 구름이 많고 바람과 함께 비가 날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한결 시원하게 보낼 수 있을 듯합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득해득'입니다. 여러분은 이 말을 듣거나 보신 적이 있으실까요? '한글 미해득' 할 때 그 '해득'을 떠올리시는 분도 계시지 싶습니다. 하지만 그 '해득'하고는 아주 사이가 먼 말이랍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자꾸 가볍고 경망스럽게 웃는 소리. 또는 그 모양'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 뜻풀이를 보고 이렇게 뜻이 겹치는 뜻풀이부터 좀 바로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경망스럽다'가 '행동이나 말이 가볍고 조심성이 없는 데가 있다'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그래서 '경망스럽다'는 말을 빼고 '자꾸 가볍게 조심성 없이 웃는 소리. 또는 그 모양'이라고 풀이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경망스럽다'는 말을 넣지 않은 뜻풀이도 괜찮지 않으십니까? 또 이런 뜻풀이만 놓고 보면 이 말을 쓸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