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지난 2023년 4월 15일 자정에 독일이 가지고 있던 36기의 원전 가운데 마지막 원전이 가동을 멈추었다. 독일은 탈핵국가로서 반핵 운동가들의 선망 대상이 되었다. 그런데 독일이 첫 번째 탈핵 국가일까? 그렇지 않다. 유럽 중앙에 자리 잡은 오스트리아는 1972년 핵발전소 건설을 결정하고 6기의 핵발전소 건설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핵발전의 방사능 오염, 그리고 사고가 났을 때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반핵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반핵운동은 최초의 핵발전소 사고로 기록된 1979년 미국의 스리마일 사고가 일어나기 훨씬 전이다.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은 계속되고 반핵운동의 열기는 점점 뜨거워졌다. 시위가 계속되자 오스트리아 정부는 완공된 츠벤덴도르프(Zwendendorf) 핵발전소의 운영 여부를 1978년 11월 5일 국민투표로 결정했다. 투표 결과 0.9% (약 2만 표) 차이로 원전 가동이 무산되었다. 10억 유로를 들여 건설한 멀쩡한 원전을 사용해 보지도 않고 폐쇄한 것이다. 10억 유로의 건설 비용이 아깝기도 했을 것이지만 오스트리아 국민은 핵발전소 없는 안전한 국토를 선택하였다. 지도자의 결단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2023년 4월 15일 자정 독일의 네카베스트하임 원전이 가동을 멈췄다. 이로써 1969년부터 54년 동안 원전 36기에서 전기를 공급받던 독일은 탈원전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 독일의 탈원전은 정치인의 공적이라기보다는 50년 동안 꾸준히 원전을 반대한 시민운동의 결실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1973년 1차 ‘오일쇼크’ 때 서독(당시는 독일 통일 이전)에서 원자력 발전소는 에너지 주권을 위한 상징이 되었다. 1974년에 서독 경제부는 1985년까지 원전 50기를 새로 짓고 전력의 50%를 원전으로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974년에 프라이부르크 인근 새로운 원전 부지 주변 주민들이 처음으로 원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원전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점점 더 늘어났다. 1976년 독일 북부 브로크도르프에서는 전국에서 모여든 약 3만 명이 원전 반대 시위를 벌였다. 1979년 3월에 발생한 미국 펜실베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를 계기로 독일 시민들은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197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소련과 핵무기 감축 협상을 진행하면서 서독에 중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하겠다는 결정을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필자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만 해도 방학이 되어 할아버지가 사는 시골집에 가면 전기가 없고 호롱불을 켰다. 그 뒤 백열등이 보급되면서 시골에서 호롱불이 사라지고 어두운 밤이 환한 밤으로 변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에디슨이 백열등 전구를 발명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스코틀랜드의 모우먼 린지라는 사람이 1835년에 전구를 처음 발명하였다. 그러나 이 전구는 수명이 너무 짧고 열이 많이 발생하여 상품으로 개발되지는 못했다. 에디슨은 탄소 필라멘트를 사용하여 전구의 수명을 늘리고 빛을 강하게 하여 1879년에 전구의 상품화에 성공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887년에 에디슨 전기회사에서 만든 전구를 사용하여 경복궁 내 고종과 명성황후의 거처인 건청궁에 처음 전등불이 켜졌다. 《승정원일기》에는 에디슨을 의대손(宜代孫)이라고 적었다. 그런데, 전등에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기의 냉각수를 향원지에서 끌어다 썼는데 연못의 수온이 올라가 잉어들이 떼죽음을 당하였다. 그러자 민심이 흉흉해졌고, 발전기는 물고기를 쪄 죽이는 기계라 하여 ‘증어기(蒸魚器)’라는 별명을 얻었다. 또한 전기불은 묘한 불이라는 의미의 ‘묘화(妙火)’, 괴상하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UFO는 우리말로는 ‘비행접시’ 또는 ‘미확인 비행물체’ (Unidentified Flying Object)라고 말한다. UFO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이상한 모양의 비행체 사진을 증거로 제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에 경기도 가평군에서 문화일보 사진기자가 찍은 UFO의 생생한 사진이 공개됐다. 그러나 UFO라고 주장하는 사진은 많지만, 사진에 찍힌 물체가 실제로 지구에 착륙했거나 파편이라도 남은 흔적은 아직 발견된 적은 없다. 1952년 7월 미국의 워싱턴 D.C. 공항 근처에서 목격자의 진술과 일련의 레이더 탐지 결과가 일치하였다. 그러자 미국 정부는 공학자, 기상학자, 물리학자, 천문학자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만들어 UFO의 존재 여부를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는 극비로 분류되어 한동안 공개되지 않아 많은 사람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나중에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목격한 것의 90%는 미지의 물체와 빛의 반사가 작용한 현상이라고 밝혀졌다. 곧 인공위성, 유성, 오로라, 기상관측기구, 비행기, 새떼, 풍선, 탐조등, 구름의 사진을 UFO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일부는 기상학적 조건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남부 지방의 심각한 가뭄으로 광주시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주암댐의 저수율이 19%까지 떨어지고 수돗물 공급이 불안해지자 4대강 사업의 가뭄 방지 효과에 대해서 논란이 재연되었다. 2023년 4월 4일 MBC 저녁 뉴스에서는 다음과 같이 보도하였다. ------- 50년 만의 기록적인 가뭄으로 상수원 고갈 위기를 맞은 남부지방. 윤석열 대통령은 해결책으로 4대강 보 활용을 지시했습니다.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한 극심한 가뭄과 홍수를 함께 겪고 있습니다. 그간 방치된 4대강 보를 적극 활용하고‥‥" 전날 가뭄 대책으로 4대강 16개 보 활용을 꺼내든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다음과 같이 재차 강조했습니다. "(영산강) 승촌보하고 죽산보에 저류된 물이 2,308만 톤 정도가 됩니다. 현재 저류된 물의 50% 정도는 더 추가로 확보될 수 있습니다." ------- 보수 언론과 여당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4대강을 재자연화하기로 한 정책은 물부족 국가인 우리나라 실정에도 맞지 않고, 기후변화가 심화하는 때는 더더욱 문제가 있는 정책이므로 마땅히 폐기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선일보는 2023년 4월 4일자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세계 제1의 갑부는 누구일까?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1971년 생)는 마이크로 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와 아마존을 창업한 제프 베조스를 제치고 2022년에 세계 1위의 갑부가 되었다. 2022년 8월 기준으로 그의 재산은 2,600억 달러에 달했다. 머스크는 1971년에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에서 교육받고 성공한 기업인이다. 일론 머스크는 2016년 멕시코 국제 우주 회의에서 깜짝 놀랄만한 계획을 발표했다. 2026년까지 화성에 사람을 보내고 (이 목표는 2029년으로 연기되었다) 이어서 2050년까지 화성에 100만 명을 이주시켜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화성에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하였다. 머스크의 이러한 화성 이주 계획은 그저 무모하다고 웃어넘길 수는 없을 것 같다. 화성에 인류의 새로운 거주지를 건설하겠다는 머스크의 꿈은 오래전부터 계획된 것이다. 2002년 6월, 머스크는 민간 우주항공 기업인 스페이스X를 설립하였다. 머스크가 스페이스X를 설립하면서 세운 목표 가운데 하나는 우주선 발사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이는 것이었다. 우주 산업 개발에는 수많은 난관이 있지만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우주에 지구가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46억 년 전이다. 과학자들이 화석을 연구한 결과 지구에 생명체가 태어난 것은 약 30억 년 전이라고 밝혀졌다. 화석에 나타나는 다양한 생명체의 흔적을 연구하여 지질학적 연대기를 구성한 것이 지질 시대이다. 지질 시대 가운데서 가장 큰 것이 대(代)이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지질 시대를 시생대ㆍ원생대ㆍ고생대ㆍ중생대 ㆍ신생대로 나눈다. 대는 다시 몇 개의 기(期)로 나누어지고 기는 몇 개의 세(世)로 구분된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공룡이 활보했던 중생대(2억 5,100만 년 전 ~ 6,500만 년 전) 말에 지구는 커다란 운석과 충돌하여 생물의 대멸종이 일어났다. 이때 대멸종은 지구 역사상 5번째로서 지구에 사는 생물종의 75%가 사라졌다. 중생대가 끝나고 6,500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를 신생대라고 한다. 신생대는 포유류와 꽃 피는 식물(속씨식물)이 특징인 시대다. 영국의 지질학자 라이엘은 1833년에 지질 시대를 지층의 특성에 따라 제1기 ~ 제4기로 나누었다. 그 후 1872년 학계에서는 동물 화석에 따라 지질 시대를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로 재분류하였다. 이때 제1기는 고생대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지난 달 1월 27일 하와이 카우아이섬에서 사체로 발견된 17m 길이 향유고래 뱃속에서 각종 쓰레기들이 나왔다고 미국 CBS 뉴스가 2월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BS에 따르면 길이 17m, 몸무게 60t인 이 향유고래는 부검 결과 최소 6개의 통발과 7종의 어망, 두 종류의 비닐봉지 외에도 낚싯줄, 그물망 등이 쏟아져 나왔다. 이에 앞서 2022년 11월 캐나다 노바스코샤 주 해변에서도 간신히 숨이 붙어 있는 14m 길이의 향유고래를 발견했다. 이 고래는 고통스러워하다가 결국 숨졌는데, 부검을 진행한 결과 뱃속에서 약 150㎏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무더기로 나왔다.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가 거대한 해양 동물을 죽인 것이다. 고래 뱃속에서 나온 쓰레기는 대부분 물 위에 떠 다니던 플라스틱이었다. 플라스틱은 잘 분해되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바다에 떠 있는 플라스틱은 햇빛의 자외선과 출렁이는 파도에 의해 잘게 쪼개진다. 플라스틱은 얼마나 더 작아질 수 있을까? 크기가 5mm 이하로 작아지면 ‘미세 플라스틱’이라고 부른다. 특히 크기가 1mm 보다 더 작아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을 마이크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플라스틱 오염(Plastic pollution)은 쓴 뒤 버려진 플라스틱이 생태계를 오염시키는 것을 말한다. 플라스틱이라는 말은 ‘빚어내다’라는 의미의 그리스어 플라스티코스(plastikos)에서 유래하였다. 플라스틱의 과학적인 정의는 “열과 압력을 가해 성형할 수 있는 고분자 화합물”을 말한다. 우리가 매일 쓰는 비닐봉지, 페트병, 빗, 칫솔, 일회용 기저귀 등이 모두 플라스틱에 속한다. 플라스틱은 1930년대에 영국에서 등장하였는데, 가공하기 쉽고 가볍고 튼튼하고 전기를 통하지 않고 물에 녹지 않고 제조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현대인의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플라스틱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이후로서 현재 플라스틱은 유리, 나무, 철, 종이, 섬유 등을 대체하는 신물질로서 환영받고 있다. 자동차와 항공기에는 강철보다 75% 가볍고 강도는 10배나 되는 ‘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이 들어간다. 최첨단 기술 제품인 반도체, OLED,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로봇, 인공혈관 등에도 플라스틱이 핵심 소재로 사용되어 한때는 ‘신의 선물’이라는 찬사까지 받을 정도였다. 플라스틱의 최대 약점은 미생물이 분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최근 지구온난화와 기후위기에 관한 언론 보도가 늘어나자 국민의 환경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지구온난화라는 말은 환경운동가들은 물론 가정주부, 그리고 초등학생까지도 알고 있는 일상적인 용어가 되었다. 주말에 봉평 집에 놀러 온 초등학교 3년생과 초등학교 6년생인 손녀에게 지구온난화를 물어보니 안다고 대답한다. 해수면이 높아지고, 북극곰이 멸종되고 등등 거칠지만, 정확히 알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해결책을 물어보니 “에너지를 절약해야 한다”라고 정답을 말한다.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국민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국민의 환경의식이 바뀌자 기업으로서도 친환경 경영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친환경 경영을 표방하는 많은 기업은 “우리 회사는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고, 생산 과정에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고 홍보하고 있다. 친환경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홍보하기 위하여 많은 광고비를 지출하고 있다. 그런데 친환경 기업이라는 광고가 얼마나 진실성이 있는지는 따져 보아야 할 문제이다. 실제로는 친환경이라고 보기 힘든 제품과 생산과정임에도 친환경이라는 이미지를 홍보수단으로 이용하면서 소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