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고 쓰기 시작한 지 573년이 되었다. 그동안 우리는 지난날 일본 식민지 교육으로 길든 일본 한자말을 그대로 쓰는 환경과 싸워 우리말을 한글로 적는 나라는 이루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제 일제가 못쓰게 한 우리 토박이말을 살리고 일본식 한자말을 버려서 우리 얼과 말을 빛내는 말 다듬기를 해야 할 판에 미국 말글이 우리 말글을 괴롭히고 있다. 일제강점기 최현배 선생은 《금서집(방명록)》에 “한글이 목숨”이란 글을 쓰고 한글을 목숨처럼 지켜왔다. 그렇게 지켜낸 우리말과 한글이 요즘 영어바람 앞에 촛불 꼴이 되어 떨고 있는 것이다. 거리엔 하루가 다르게 한글 간판이 사라지고 영문 간판이 늘어나고 있다. 더구나 우리 말글을 지키고 빛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영어 바람을 부채질하고 우리 말글살이를 어지럽히고 있어서 큰 걱정이다. 정부가 나서서 “포용성장 ON, 경제활력 UP”이나 ”가GO 오GO” 같은 영어 섞인 말을 마구 쓰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한말글문화협회(대표 이대로)는 573돌 한글날을 앞둔 오는 10월 4일 저녁 4시 한글회관 얼말글교육관에서 “정부기관 영어 혼용 그대로 두고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우리문화신문=황준구 민속문화지킴이] SNS에 올라온 광고를 보니 배달겨레의 시조인 단군임금이 하늘을 연 날인 개천절을 기려 “개천문화국민대축제”를 연다고 떠들썩하게 알리고 있다. 그런데 ‘축제(祝祭)’라는 표현의 뿌리는 기독교에서 시작되었다. 예수가 죽어 부활한 것을 축하하는 의식으로 신에게 피가 흐르는 양(羊)고기를 바치고 지내는 ‘제사(祭祀)의식’을 그들은 festival[성일(聖日), 주일(主日)이라고 하였다. 그 ‘페스티벌’을 이웃나라 일본인들은 ‘축제(祝祭)’라고 번역하였고, ‘마츠리’라고 하여 일제강점기 때부터 우리 민족에게 교육하였다. ‘축제’라는 것을 우리식으로 풀이하면 “축하하여 지내는 제사의식”이 된다. 기독교에서만 통용될 수 있는 표현이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축하(祝賀)하여 벌이는 의식이나 행사를 ‘잔치’ 또는 ‘축전(祝典)’이라고 표현을 하였고 본디부터 “축하하여 제사를 지내는 짓거리”는 없었다. 다시 말하면 ‘축제’라는 말은 일제강점기의 ‘찌꺼기’로 이제는 그런 일제 잔재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때의 억누름에서 벗어난 지 70여년이 지났지만 정부와 관청, 언론사, 대학들까지 앞장서서 의미없는 ‘축제
[우리문화신문=황준구 민속문화지킴이] 해마다 ‘한글날’이 돌아오면,- 어디론가 으슥한 데로 숨어 버리고만 싶다. 오늘도, 앞산마루에 세워져 있는 <항공방제시비>라고 쓰여 있는, 큼직한 광고판이 더욱 더 눈에 거슬린다. 동네 꼬마들은 “지나가는 비행기에 시비(是非)를 걸면 안 된다.”라고 이해하고 있다. 한글로 표현된 보호수라는 알림판을 초등학생에게 물어보면 ‘보호’는 알겠지만 ‘수’는 모른다고 한다. “‘수요일’을 ‘보호’하자?”라는 정도다. ‘보호수(保護樹)’와 ‘노거수(老巨樹)’는 일본식 한자말로 씨알머리 없는 공무원들이 일본의 자료를 그대로 베껴서 가져온 표현이다. 내용에는 수종, 수령, 수고라는 한자로 쓰여야 할 말들이 뜻을 알 수 없는 한글로 쓰여 있다. 우리의 전통 ’당산(堂山)‘이나 옛터에 남아있는 오래된 나무에는, 어김없이 ‘보호수’라는 ‘알림판’이 세워져 있다. “보호하는 나무” 또는 “돌봄이 나무”처럼 쉬운 우리말로 바꿔 써야 하고, ‘나무의 종류’, ‘나무의 나이’, ‘나무의 높이’, ‘나무의 둘레’로 써서 알려야 옳을 것이다. 어쩌다가 당산나무 아래를 지날 때면, 꼴불견의 알림판 때문에 한심하여 저절로 눈물이 나올 정도다.
[우리문화신문=홍사내 칼럼니스트] 하나. 들어가는 말, 광화문의 유래 광화문에 대한 처음 기록을 《조선왕조실록》에서 찾아보았다. 실록에서는, 경복궁을 준공하면서 태조가 정도전에게 명하여 모든 궁과 성에 이름을 지어 붙이도록 하였는데 유독 광화문의 이름이 두 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처음 보이는 글은 태조 4년(1395) 9월 29일 기록인데 여기에서는 경복궁을 다 짓고 그 남문을 ‘광화문(光化門)’이라 이름지었다고 하였으나, 바로 이어서 나타나는 그해 10월 7일 기록에서는 정도전이 ‘정문(正門)’이라 이름지어 임금께 글을 올리면서 그 이름 뜻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두 글만 본다면 정도전이 먼저 ‘정문’이라 이름지었는데, 뒤에 《태조실록》을 엮은 실록청 사람들이 실록을 엮을 당시에 바뀌어 쓰던 이름인 ‘광화문’으로 잘못 기록하였다는 짐작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 사이에 정문을 광화문으로 바꾼 연유는 기록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더 살펴보니 《태조실록》은 두 번에 걸쳐 엮었다. 처음 태종 13년(1413) 3월에 엮었던 것을 세종 30년(1448) 6월에 정인지 등이 증보 편수하였음이 《태조실록》 부록에 기록되어 있다. 또 《세종실록》에는 세종 6년(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얼마 전“나랏말싸미”라는 영화가 개봉된 이후 훈민정음의 창제에 신미대사가 주도적인 구실을 하였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보은군은 지난해 11월 속리산 법주사 옆 복천암에 '훈민정음 마당'을 새로 만들었는데, 그 한가운데 신미대사의 좌상을 크게 세우고 그 주변에 신미대사 가족과 당시 스님들, 그리고 세종과 정의공주 등의 동상을 작게 설치하였다. 이것은 훈민정음 창제에 신미대사가 주도적인 구실을 하였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고, 그 알림판에는 신미대사가 훈민정음 창제를 주도하였다는 설명 문구가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회장 차재경, 아래 모두 모임)은 9월 6일 아침 10시 보은군수를 항의 방문하여 복천암 ‘훈민정음 마당’의 역사 왜곡을 즉각 중단할 것을 주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 “《훈민정음》과 《조선왕조실록》 등 모든 문헌에서 한결같이 훈민정음은 세종대왕이 친히 만들었다고 나오기 때문에 그동안 이를 뒤집는 학계의 주장도 볼 수 없었다. 그런데도 보은군은 《조선왕조실록》에 신미대사가 한글창제의 산파역이라는 근거가 나와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조선왕조실록》에는 신미대사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국장] 문화재청은 지난 8월 20일 ‘한양도성 돈의문 IT건축 개문식’ 행사를 열었다. 올해 3‧1만세운동과 임시정부 100돌을 기려 1915년 일제강점기에 사라진 돈의문을 IT 기술(가상ㆍ증강현실)로 복원한 것이다. 이날 공개된 돈의문 상징물은 돈의문 현판(국립고궁박물관 소장)의 한자 획을 한글로 변환ㆍ응용한 새로운 글자체를 사용하여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문화재청이 광화문 현판을 한자로 고집하였던 것에 견주면 참으로 뜻밖이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나명하)는 지난 8월 14일 문화재위원회(사적분과) 보고를 거쳐 광화문 현판 바탕은 검정색, 글자는 동판 위에 금박으로 재제작하고 단청은 전통소재 물감을 쓰기로 최종 결정하였는데 거기에 사용하는 글씨는 광화문 중건 당시 임태영이 쓴 한자 글씨를 디지털 복원한 것이다. 그동안 현판에 금이 가 그것을 내리고 새로 현판을 만들어 달면서 글씨의 색깔을 중건 당시와 같게 바꾼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현판의 색상이나 크기가 아니다. 광화문이 가지는 상징성을 생각하여 한자 현판일지 한글 현판일지 다시 숙고할 필요가 있음이다. 그동안 문화재청과 문화재 관계자들은 한자를 고집했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세종학당재단이 주관하는 ‘한글 창의 아이디어 공모전’이 공모 마감을 열흘 남겨놓고 있다. 8월 19일(월)까지 접수 마감하는 이 공모전에는 ‘한글’을 소재로 한 작품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라면 국적과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올해부터 세종학당재단이 주도하게 된 이번 공모전은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하는 한글관련 최고의 권위를 가진 세계적인 행사다. 이번 공모전은 ▲콘텐츠, ▲정보기술, ▲디자인 등 크게 3가지 분야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집하고 있으며, 약 한 달 동안의 전문가 심사를 거쳐 대상 1점(분야 공통) 포함, 모두 15명(팀)이 상을 받게 된다. 대상 1천5백만 원의 상금을 포함, 모두 6천5백만 원의 상금을 두며 외국인 특별상 부문을 통해 한글을 바라보는 세계적인 시선과 해석으로 한글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공모전의 수상자에게는 아이디어가 실제 상품화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후속 지원 기회가 제공될 예정이며, 후원사인 한글과 컴퓨터의 ‘말랑말랑 플랫폼’을 통해 실제 온라인 서비스로도 기획ㆍ구현되어 한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데 앞장서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정부는 경기도 파주 지역 ‘디엠지(DMZ) 평화의 길’을 8월 10일(토)부터 개방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방하는 파주 구간은 지난 4월 27일 디엠지(DMZ) 평화의 길 고성 구간과 6월 1일 철원 구간을 개방한 데 이어 세 번째로 개방하는 곳이다. 특히 작년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철거한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GP)가 있던 자리를 처음 공개한다. 남과 북은 비무장지대를 실질적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해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GP) 11개를 시범적으로 철거하기로 하고, 이 중 한개는 보존하고 나머지 10개는 철거했다. 이곳 파주 감시초소(GP)도 이때 철거한 것 중의 하나로 이번 ‘디엠지(DMZ) 평화의 길’ 개방을 통해 진정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발걸음을 직접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참가자 신청은 7월 26일(금)부터 받으며, 참가를 희망하는 국민은 한국 관광공사 걷기여행 누리집 ‘두루누비 (www.durunubi.kr)’, 행정안전부 디엠지(DMZ) 통합정보시스템 ‘디엠지기(www.dmz.go.kr)’에서 방문하고자 하는 날짜를 골라 신청하면 된다. 최종 참가자는 추첨을 통해 뽑히며 뽑힌 결과는 누리집에
[우리문화신문=김영환 교수] 독립유공자로 알려진 학자가 친일파라고 한다면 사람들이 얼마나 놀랄까? 지난 1994년 초에 문체부는 국어학자 이희승을 그해 10월 문화인물로 선정했다. 이 일을 계기로 여러 벗들과 이희승에 대해 더 알아보기로 했다. 이희승이라면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옥살이를 한 서울대 교수요 올곧은 선비로 알려져 있지 않은가? 그런 그가 왜 한자 혼용을 주장했을까. 한글은 쉬운 글자로 민주주의의 주춧돌이 아닌가. 한국 문화의 독자성을 인정하기에 인색한 해외의 편견을 깨부술 가장 훌륭한 증거가 아닌가. 그냥 이런 단순한 의구심에서 몇몇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는 경성제대 일본인 스승이 가르쳐 준 ‘과학적’ 국어학을 따랐으며 ‘한글맞춤법통일안’에 참여한 까닭도 형태주의 맞춤법이 규칙성을 강조한 데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와 조선어학회의 인연은 스쳐가는 정도였다. ‘과학적’ 국어학을 내세우며 앞장서서 수십 년 동안 조선어학회의 전통과 대결하였다. 제국대학에서 일본인 스승한테 배운 것을 그대로 고집하며 국어학계에 대립과 파쟁의 골을 깊게 팠다. 그가 지었다는 《국어대사전》도 조선어학회의 전통과 대결하려는 의도에서 나왔음을 알 수 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최근 코에 들어간 빨대로 괴로워하는 바다거북의 영상이 빠르게 퍼지면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나아가 환경을 생각하자는 운동에 힘이 실리고 있다. 물건을 사고 지나치게 포장된 상품의 포장지를 버리고 오는 운동인 ‘플라스틱 어택’. 환경을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에 우리말을 아끼는 마음을 더해 ‘과대 포장 거부 운동’으로 부르는 것은 어떨까? 국립국어원은 지나치게 쓰고 있는 외국어를 알기 쉽게 다듬어 2019년 제2차 다듬은 말을 발표했다. 지난 2019년 4월 15일부터 2019년 5월 17일까지 ‘그로서란트’, ‘래핑 광고’, ‘클린 이팅’, ‘플라스틱 어택’, ‘플랜테리어’를 갈음할 우리말을 공모하였다. 국민이 제안한 다듬을 말을 바탕으로 말다듬기위원회에서 의미의 적합성, 조어 방식, 간결성 등을 고려하여 지난 6월 19일 다듬은 말을 뽑았다. 뽑힌 5개의 다듬은 말은 2주 동안 국민 선호도 조사를 거쳐 최종 결정되었다. 이번에 다듬은 말들은 다음과 같이 활용할 수 있다. - 매장에서 장보기를 마치고 바로 옆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식재료식당(←그로서란트)이 인기를 끄는 공간이 되고 있다. - ○○구가 청사 내 엘리베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