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얼마나 지났을까?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예방을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말이다. 확진 환자가 나오기 시작한 1월 중순부터 따지자면 만 두 달이 지나 석 달째로 접어들고 있다. 이제 슬슬 시민들도 지쳐가고 있다. 지난 두어 달이 이삼 년처럼 길고 지루했다. 그런데도 한국은 세계가 이구동성으로 말하듯 ‘참신한 대책’으로 비교적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동안 이탈리아, 스페인 등지가 걷잡을 수 없는 확진자가 늘어나는가 싶더니 최근에는 미국이 감염자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외신들은 ‘일본이 곧 뉴욕 상황을 맞이할 것’이라는 예상을 쏟아내고 있다. 어제(7일) 마침내 아베 수상은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를 포함한 7개 도시에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그야말로 올 것이 온 분위기다. 긴급사태 기간은 5월 6일까지로 한 달 동안이다. 이제부터 일본은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 수많은 나라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감염환자로 공포의 시간을 보낸 것처럼 그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전염병은 철저한 예방과 확진자 색출, 동선 파악, 자가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고향임 명창이 대전시 무형문화재, 판소리 종목의 예능 보유자로 인정받았다는 이야기, 그리고 그녀가 부르는 동초제란 무엇인가 하는 이야기를 하였다. <동초(東超)>는 김연수(金演洙)의 아호이며, 동초제란 김연수 명창이 스승들로부터 배운 소리를 기초로 하여 서편제의 애잔한 소리와 동편제의 우람한 소리를 융합하여 새로 만든 소리라는 이야기, 동초가 판소리 5바탕을 정리 출판한 일은 후학들 교육에 큰 역할을 하였다는 점을 얘기했다. 또 김연수의 큰 제자, 오정숙(1935~2008)은 5바탕의 완창, 제1회 전주대사습 장원, 국립창극단 활동, 1991년 국가무형문화재 5호 판소리 예능보유자에 올랐으며 소리, 발림, 연기 등이 혼연일체가 되어 완숙한 기량으로 한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 명창이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궁중음악이나 정악계통은 대부분의 악곡이 율자(律字)악보나 정간(井間)보로 전해지고 있어서 연주자들의 즉흥성은 용납되지 않는다. 그러나 민속음악의 경우는 다르다. 특히 성악의 판소리나, 무가(巫歌), 기악의 산조 음악은 즉흥성이 생명이어서 이들 음악은 악보화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그렇다면 스승의 소리를 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어제는 24절기의 다섯 번째 청명(淸明)이고, 오늘은 예전 명절처럼 지냈던 한식(寒食)이다. 청명과 한식은 하루 차이이거나 같은 날이어서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라는 속담이 있다. 이날 성묘(省墓)를 간다. 옛날에는 한 해에 네 번, 그러니까 봄에는 청명, 여름에는 중원 (中元, 7월 15일), 가을에는 한가위, 겨울에는 동지에 성묘를 했다. 《동국세시기》의 기록에 따르면 청명(淸明)에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쳤다. 임금은 이 불을 정승, 판서, 문무백관 3백60 고을의 수령에게 나누어 주는 데 이를 ‘사화(賜火)’라 했다. 수령들은 한식(寒食)에 다시 이 불을 백성에게 나누어주는데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고 해서 한식(寒食)이라고 한 것이다. 이렇게 하여 온 백성이 한 불을 씀으로써 같은 운명체로서 국가 의식을 다졌다. 꺼지기 쉬운 불이어서 습기나 바람에 강한 불씨통(장화통:藏火筒)에 담아 팔도로 불을 보냈는데 그 불씨통은 뱀이나 닭껍질로 만든 주머니로 보온력이 강한 은행이나 목화씨앗 태운 재에 묻어 운반했다고 한다. 농사력으로는 청명 무렵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무라이 기치베(村井吉兵衛, 1864~1926)라는 사람을 일본 위키에서 찾아보니 ‘일본의 실업가, 명치시대의 담배왕, 무라이재벌을 이룬 사람’ 등으로 적어 놓고 있다. 이런 식의 기술대로라면 이 인물은 그저 평범한 일본 재벌의 한 사람쯤으로 이해하고 말 것이다. 그러나 무라이 기치베는 일본 땅에서 실업가로 사는 것도 부족해 한반도로 건너와 무라이농장을 시작으로 경상남도 일대의 엄청난 토지를 소유하여 조선인들을 소작인의 나락으로 떨어뜨린 사람이다. 그가 한국으로 건너와 경상남도 지방에 눈독을 들인 것은 경남 지방이 당시 항만 물류기지인 부산과 진해에 인접해 있어서 농장에서 거둔 소작료나 생산품을 일본으로 빼돌리기 쉬운 이점이 있어서였다. 한편으로 당시 낙동강과 밀양강을 중심으로 자연재해인 홍수가 빈번하여 대규모 미개간지들이 있었기에 이곳에 근대적인 제방을 갖춘다면 농지로 전용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을 염두에 두기도 하였다. 그는 이러한 셈법으로 정치권 및 관리들과 은밀한 거래를 통해 경남지역으로 진출하여 경남의 경제권을 거머쥐었다. 그 뒤 무라이는 1904년 김해군 하계면 진영리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토지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하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고향임의 학위 논문에 관한 이야기와 2006년, 전주대사습대회 장원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하게 되면서 명창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판소리연구원을 개설해서 제자들을 가르치며 크고 작은 무대에 초대되어 판소리 공연을 해 왔다는 이야기, 2009년도에 동초제 춘향가 완창 공연을 열면서 그 기념행사로 <동초제 춘향가의 전승과 미학>이란 학술세미나를 열었다는 이야기, 현재 대전에서 일인다역으로 문화와 예술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2006년 전주대사습에서 장원에 오른 이후에도, 그녀는 수차에 걸친 판소리 완창 발표를 통해서 객관적인 소리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 이러한 노력이 헛되지 않아 고향임은 2013년, 대전시로부터 무형문화재 판소리 종목의 예능 보유자로 인정을 받게 된다. 지자체 실시 후, 각 광역시나 도(道) 단위에서는 자체적으로 전통음악이나 춤, 놀이나 의식 분야, 곧 무형(無形)문화재 종목을 지정하고 그 종목의 전승을 위해 예능보유자를 인정해 오고 있는 제도가 있다. 마침 대전시의 경우, 판소리 종목은 미지정된 상황이어서 그녀에게 적절한 기회가 된 것이리라. 어렵게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코로나19(일본에서는 ‘신형코로나바이러스’라 한다) 전염병과 싸우느라 전 세계가 지금 난리다. 우리나라만 해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하여 가능하면 사람들이 모이지 않도록 최대한 예방책을 쓰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웃나라 일본은 벚꽃놀이로 인산인해라는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그제(23일) 일요일, 도쿄의 벚꽃 명소인 우에노공원에는 벚꽃놀이(花見, 하나미)를 즐기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의 인파가 몰렸다. ‘BBC뉴스제팬’ 3월 23일자에서 간사이대학(関西大学) 미야모토(宮本勝浩) 교수는 “일본에서는 해마다 벚꽃 계절에 커다란 경제효과가 생긴다.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85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벚꽃놀이를 위해 일본을 찾았는데 이는 6,500억엔(한화 7조3,165억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이다”라고 했다. 외국인들이 벚꽃을 보러와서 올리는 수입만 큰 게 아니다. 내국인인 일본사람에게도 이 계절은 지갑을 쉽게 푸는 때기도 하다. 시즈오카대학(静岡大学)의 다케시타(竹下誠二郎) 교수는 “왜 벚꽃놀이가 일본에서 중요한가 하면 사람들이 소비를 적극적으로 하는 계절이 바로 이때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다케시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고향임이 연극배우로 활동하다가 오정숙 명창의 영향으로 소리꾼의 길을 결심한 뒤 선생 댁에 기거하면서 소리만 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국립창극단>에 입단하였고, 무형문화재 판소리 이수자(履修者)가 되었으나 실기와 이론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해서 「놀부 제비노정기 비교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그녀의 학위 논문, 「놀부 제비노정기 비교연구」는 박녹주-박송이로 이어지는 소리제와 김연수-오정숙의 소리제를 악보화 하여, 장단별, 단락별 구성음과, 종지음, 꺽는 음 등을 살펴서 선법(旋法)을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장단 형태도 일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리듬형의 종류나 횟수 조사에 머물지 않고, 대마디 대장단 이라든가, 잉어걸이, 당겨 붙임, 완자걸이나 교대죽 등의 전통적 판소리 리듬꼴을 분석하는 과정이 구체적이고 객관적이었다는 점이 돋보인다. 판소리 <흥보가>는 가난하고 착한 동생, 흥보가 날기 공부하다가 떨어진 제비의 다리를 치료해 주고, 그 제비가 물어다 준 박씨로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야기 가운데 강남에 갔던 제비가 박씨를 물고 돌아오는 과정을 그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지난 3월 11일, 디지털 아사히신문은 ‘사이타마시에서는 (재일)조선학교 유치원을 마스크 배포 대상학교 외로 결정했다’라는 보도를 했다. 이날 기사의 핵심은 “9일부터 사이타마 관내의 공립, 민간시설의 직원용 마스크 약 9만 3천 장을 나눠주기 시작했는데 조선학교는 예외로 했다.”라는 게 골자였다. 이러한 언론 보도를 듣고 조선학교 유치부 박양자 원장(61살)은 즉각 사이타마시에 문의 결과 이른바 조선학교는 ’각종학교(정식학교가 아닌)’에 속하기 때문에 마스크 배포대상에서 제외했다는 황당한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사이타마시의 조선학교 유치부는 유아 41명 가운데 37명이 유치원에 나오고 있으며 통원버스 운전사 등 직원은 모두 7명이다. ‘조선학교 마스크 배포 대상 제외’라는 소식을 보도한 아사히신문은 즉각 사이타마시에 문의했다. 그 이유를 시당국에서는 ‘마스크를 부적절하게 사용할 경우 지도할 수 없다.’라는 궤변으로 답했다고 한다. 이 말인즉 배포된 마스크를 전매할 수 있다는 속뜻임을 알고 나라 안팎에서 재일조선인들의 존엄을 훼손하는 도발적 망발이라는 거센 항의가 있었고 마지못해 사이타마시는 조선학교에도 마스크를 나눠주겠다는 말로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고향임(高香任) 여류명창이 국립국악원 무대에서 8시간 30분 동안, 판소리 <춘향가> 완창 공연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때로는 슬픈 소리로, 때로는 재미있는 아니리와 발림으로 청중을 쥐락펴락했다는 이야기, 판소리 공연의 일반적 형태는 어느 한 대목을 토막소리로 부르는 것이었으나, 1968년도에 고 박동진 명창이 처음 완창을 시도한 이래, 이러한 형태가 정착되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지난해 12월, 대전시 예능보유자 고향임 명창은 동초제 춘향가를 완창하여 객석을 메운 청중들로부터 열띤 환호를 받았다. 고 명창은 소리꾼이 되는 과정도 예사롭지가 않았다. 그녀의 말이다. “저는 1957년(64살) 군산에서 태어났어요. 군산은 최난수 명창이나, 김수연 명창 등 국내 최정상급 판소리 명창을 배출해 낸 고장이지요. 또한, 내일의 명창이 되고자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젊은 소리꾼들이 적지 않은 전통 예술의 고장입니다. 저는 여고시절, 시(詩)를 좋아했고, 또한 누구 못지않게 연극에 관심이 많아서 배우 지망의 학생이었지요. 여고를 졸업한 뒤,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서울 연극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고, 배우의 꿈을 키우다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후쿠오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서일본신문(西日本新聞)은 코로나19(일본에서는 신형코로나바이러스라고 함)에 관해 3월 10일자 흥미로운 기사를 싣고 있다. 기사 제목은 '어디서 입수? 왜 착용? 마스크 모습의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どこで入手?なぜ着用?マスク姿の人に聞いてみた) 였다. 내용인즉 서일본신문 기자가 후쿠오카 시내로 나가서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터뷰 한 것인데 기자의 질문은 마스크를 어디서 샀으며, 왜 마스크를 쓰고 있느냐였다. 67살의 남성은 “화분증(花粉症, 봄철에 꽃가루로 점막이 자극되어 일어나는 알레르기 비염, 천식) 때문에 해마다 마스크를 쓴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조금 일찍 썼다. 마스크는 화분증 때문에 항상 대비해 놓고 있다.”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회사원 모토기(元木直也) 씨는 아들이 중학교 3학년인데 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지난해 11월부터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했다. 한편 회사원 58살 남성은 “코로나19 보다도 화분증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있다. 면마스크 3개를 빨아서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75살 여성은 “폐병을 앓은 적이 있어 10년 전부터 외출할 때에는 반드시 마스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