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興到卽運意(흥도즉운의) 흥이 나면 곧 뜻을 움직이고 意到卽寫之(의도즉사지) 뜻이 이르면 곧 써내려 간다 我是朝鮮人(아시조선인) 나는 조선 사람이니 甘作朝鮮詩(감작조선시) 조선시를 즐겨 쓰리 위는 다산 정약용이 쓴 “노인일쾌사 육수 효향산(老人一快事 六首 效香山)”의 한시 일부입니다. 다산이 노인의 한 가지 즐거운 일에 관한 시 여섯 수를 향산거사(香山居士) 곧 백거이(白居易, 중국 당나라 때의 뛰어난 시인)의 시체(詩體)를 본받아 1832년 지은 것이지요. 이 시는 “조선시선언(朝鮮詩宣言)”으로 유명한데, 우리나라의 시를 중국 문학의 예속에서 풀어내려는 다산(茶山)의 강한 주체의식(主體意識)을 드러냈습니다. 《조선시대 한시읽기(한국학술정보)》에서 원주용 교수는 다산이 <척발위론(拓跋魏論)>에서, “성인의 법은 중국이면서도 오랑캐의 짓을 하면 오랑캐로 대우하고, 오랑캐이면서도 중국의 짓을 하면 중국으로 대우하니, 중국과 오랑캐는 그 도와 정치에 있는 것이지 땅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 하여, 예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화이(華夷)의 개념과는 달리 중화주의(中華主義)의 절대적 권위를 거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경북문화관광콘텐츠활용전시 ‘광복, 어둠을 걷어낸 빛’을 연다. 경북문화관광콘텐츠활용전시는 경북지역이 보유하고 있는 문화유산을 홍보하고 그 값어치를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전시콘텐츠로 가공하여 소개하고자 기획된 것으로, 이번 전시는 광복 80돌을 기려 ‘경북의 독립운동’을 주제로 정하였다. 광복을 향한 여정 이번 전시는 광복 80돌을 맞아 경북지역 독립운동의 여정을 보여준다. 전시는 <1부 : 칼을 든 선비, 죽음으로 지킨 의리>, <2부 : 조국을 위해 걷다, 독립의 발자취>, <3부 : 민족의 외침, 대한민국을 세우다>, <4부 : 다시 찾은 빛, 그날의 감격>으로 구성되었다. 19세기 말 일본의 침략으로 인해 경북지역에서 처음으로 의병이 일어났다. 의와 도덕을 중시하던 영남지역의 선비들은 책상 앞을 떠나 칼을 들고 일본의 억압에 앞장섰다. 안동지역의 이만도, 권세연, 김도화 등과 영천의 산남의진, 영덕의 신돌석 부대, 영양의 김도현, 문경의 이강년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경북지역에서는 일제에 항거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어 저항 의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일본은 1909년 2월‘출판법’을 제정하여 당시 조선에서 펴내는 모든 출판물을 검열토록 하였다. 일본에게 출판검열은 조선을 효율적으로 지배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일본은 검열을 통해 조선인의 독립 의지를 저지하고 민족의식을 말살하고자 했다. 반면에 독립운동가들은 검열에 맞서 붓으로 저항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에 소장되어 있는 향산(響山) 이만도(李晩燾, 1842~1910)의 문집인 《향산집》의 검열본은 1931년 조선총독부에 제출하여 출판검열을 받고 돌려받은 책으로, 독립운동가의 글에 대한 일본의 억압과 말살이 잘 드러나 있다. 일본, 조선의 역사를 검열하다 이만도는 퇴계 이황의 후손으로, 1910년 국권 피탈 소식을 듣자, 단식으로 저항 의지를 보이다가 순국했다. 이만도의 순국 이후 그의 후손과 제자들은 이만도의 문집을 간행하고자 하였는데, 검열을 받지 않고서는 책을 펴낼 수 없었다. 검열본은 전체 14책인데, 이 가운데 본집 2책과 별집 1책을 포함한 3책이 한국국학진흥원에 소장되어 있다. 이때 조선총독부에 제출한 뒤 돌려받은 검열본 3책은 《직재집(直齋集)》이라는 표지서명으로 전해 내려왔다. 조선총독부는 책을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한국항로표지기술원(원장 박광열)은 등대해양문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확산하기 위해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역대 ‘올해의 등대’를 기념하는 우표를 활용한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와디즈를 통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해양수산부가 해마다 뽑는 ‘올해의 등대’를 창작 동기로 제작한 기념우표를 통해 등대의 역사적ㆍ문화적 값어치를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상품으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이 주도해 기획한 문화 프로젝트에 국민이 직접 참여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모델로서 공공문화자산의 창의적 활용 사례를 제시한다는 점이 의미가 깊다. 기념우표는 각 등대의 상징성과 미학을 살린 독창적인 일러스트로 디자인돼 소장 값어치를 한층 높였으며, 펀딩에 참여하는 후원자에게는 우표와 함께 특별 제작된 등대 문화상품을 보상품으로 줄 예정이다. 또한 이번 펀딩을 통해 조성된 수익금은 새로운 등대 문화상품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전액 활용된다. 이를 통해 등대문화의 대중화와 지속 가능한 콘텐츠 확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박광열 한국항로표지기술원장은 “이번 크라우드 펀딩은 등대의 불빛이 가진 아름다움과 상징성을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국립중앙도서관(관장 김희섭)은 광복 80주년을 맞이하여 최근 3년간(`22.8.1.~`25.7.31.) 공공도서관의 광복 관련 도서* 대출 현황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 광복 관련 도서 : 한국십진분류법(KDC) 911.059(고종,순종)과 911.06(일제강점기)로 분류된 도서 중 독립운동 및 광복을 주제로 한 책 광복의 기억, 아동서가 대출상위권에 다수 올라 최근 3년간 공공도서관에서 대출된 광복 관련 도서 상위 20권 중 16권이 아동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광복의 역사를 어린이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접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다. 가장 많이 대출된 도서는 안중근 의사의 말과 글을 담은 ▲김향금 작가, 오승민 작가의 『나는 안중근이다』로, 총 8,274건의 대출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뒤를 이어 유관순 열사의 용기와 의지를 전하는 ▲김진 작가, 다나 작가의 『유관순을 찾아라』, 아버지와 아들의 항일운동을 그린 ▲한윤섭 작가, 백대승 작가의 『너의 운명은』이 2위와 3위 대출 순위를 차지했다. 이는 ‘광복’, ‘독립운동’, ‘일제강점기’ 등이 학교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어, 학습 및 과제 수행을 위한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서울시는 일제강점기부터 1975년까지 작성된 ‘토지기록물’을 복원해 전산화하는「영구 토지기록물 DB 통합 구축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올해 44만 건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총 100만 건, 2030년까지 200만 건에 대한 디지털화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현재 서울기록원에 종이나 마이크로필름 형태로 보관 중인 토지이동결의서를 디지털화해 장기적이고 안전한 보존체계를 마련하고, 온라인으로 검색·열람이 가능하도록 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토지기록 역사적 가치 보존, 분산 기록 통합해 행정 효율성과 공공 서비스 품질 향상> 토지기록이 복원‧디지털화되면 서울시 토지기록의 역사적 가치 보존은 물론 필요한 자료를 신속하게 검색·열람하고 기관별 분산 기록을 통합·관리할 수 있게 돼 행정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장기 미해결 민원이나 토지 관련 소송에 필요한 과거 이력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행정 처리 정확도와 속도가 높아지고 민원대응력 향상과 디지털 행정기반 강화 등 공공 서비스 품질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체계적으로 복원된 토지기록을 도시계획이나 정책 수립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IBK기업은행배 원년대회 우승자 최정 9단이 4년 만의 결승 무대에서 다시 만난 오정아 5단을 꺾고 대회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13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 IBK기업은행배 여자바둑 마스터스 결승 최종국에서 최정 9단이 오정아 5단에게 243수 만에 흑 불계승하며 종합전적 2-1로 우승했다. 지난 7월 30일 열린 1국에서 327수 만에 반집 역전패한 최정 9단은 8월 6일 치러진 2국에서 152수 만에 백 불계승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마지막 대국은 초반부터 팽팽한 승부가 펼쳐졌고, 중반 이후 그래프가 오정아 5단 쪽으로 기울었지만, 최정 9단이 뒷심을 발휘해 역전에 성공했다. 두 사람은 2021년 첫 대회 결승에서도 만나 최정 9단이 2-0으로 승리한 바 있다. 최정 9단은 이후 2023년에는 김은지 9단을 누르고 우승컵을 거머쥐었으며, 이번 대회 우승으로 IBK기업은행배 통산 3회 우승을 기록했다. 최정 9단은 “오랜만에 IBK기업은행배에서 우승해서 기쁘다. 계속해서 좋은 대회 열어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이어 “응원해주신 모든 분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 앞으로 조금씩 발전된 바둑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일본에 망명 중이던 김옥균은 1886년 여름 일본 정부에 의해 연금 상태에 있었다. 곧 7월 25일부터 그는 일본 당국의 감시하에 요코하마의 미쓰이 여관에 머물렀던 것이다. 일본 당국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며 삼엄한 경비를 했다. 그때 일본 정부는 김옥균을 절해고도인 오가사와라 섬으로 유배시키기로 한 상태였다. 그해 8월 7일께 오사사와라 행 정기 여객선 슈코마루호는 김옥균 일행을 태우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친다. 이틀 뒤 8월 9일 출발할 것이다. 그날 새벽부터 여관 주위에 30여 명의 일본 경찰이 철통같은 경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몇 명의 경관이 김옥균을 여관방에서 끌어낸다. “이게 무슨 짓이오? 김옥균 선생을 추방하는 까닭이 무엇이오?” 김옥균과 같이 있던 동지들인 유혁로. 신응희. 정난교, 이윤고 등 네 사람이 격렬하게 항의한다. 경관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옥균을 부둣가로 끌고 간다. 네 사람의 망명동지는 김옥균의 어깨를 부여잡고 통곡한다. 경관들이 그들을 거칠게 떼어낸다. 김옥균을 태운 배가 멀어진다. 아침 6시 반이었다, 김옥균과 동행을 고집하며 두 명이 배에 올라탄다. 한 명은 조선인 이윤고, 다른 한 명은 일본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세종이 정치를 하며 신하들과 대화를 많이 하려 하고 일을 처리함에 신중히 하려는 노력은 여러 곳에서 보아왔다. 그 가운데 하나가 의론 끝에 결론에 이루지 못하는 경우다. 이때 몇 가지 대안이 나올 것이다. 다시 생각하여 훗날 재론하든가 아니면 그 안건을 일정기간 연기하든가 아니면 파기하든가 일 것이다. 먼저 ‘여경상량’을 실록에서 보면 전체적으로 많은 횟수는 아니나 세종 때 8번 나와 빈도수로는 조선시대 임금 가운데 가장 많다. <세종실록>에 보이는 내용의 개요를 보자. 1. 세종 7년 5월 14일: “장리 최맹온의 부정을 징계하자는 집의 김타 등의 상소문이다.” 2. 세종 7년 6월 2일: “좌의정 이원 등과 관리의 승급·수령 파면의 일을 의논하다.” 3. 세종 10년 5월 26일: “김효정이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범하는 것을 엄히 다스려야 한다고 하는 상소를 올리다.” 4. 세종 11년1월 4일: “중국 황제가 구하는 석등잔의 헌납 방법과 학문진흥책을 의논하다.” 5. 세종 12년 8월 13일: “현재 강경법의 《육전》에 기재를 허락지 않는다.” 6. 세종 14년 3월 15일: “상장소 제조 맹사성ㆍ권진ㆍ허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은 오는 9월 4일(목)부터 9월 7일(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음악극 <다정히 세상을 누리면>을 초연한다. 조선시대 홍경래의 난을 배경으로 한 창작극으로 노비의 딸, 말을 못 하는 소년, 이름 없는 개의 시선을 통해 차별과 불평등이 일상이던 시대를 그린다. 한글 자막, 음성 해설, 수어 통역 등 접근성 서비스가 어우러지는 무장애(배리어프리, Barrier-free) 공연이다. <다정히 세상을 누리면>은 이름 없는 개가 해설자로 등장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액자식 구성을 따른다. 개의 회상 속에는 딸에게 더 나은 삶을 물려주고자 반란군에게 가담한 노비 ‘먹쇠’, 억압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자 하는 ‘누리’, 말하지 못해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소년’이 등장한다. 작품은 이들의 이야기를 오랫동안 고착화한 우리 사회의 차별을 되짚고, 억압받는 삶을 헤쳐 나가는 인물들의 고민과 연대를 그려낸다. ‘먹쇠’는 “우리 이제는 어떻게 살지, 우리가 선택해서 살자”라며 자신에게 허락되지 않았던 삶을 향한 의지를 드러낸다. ‘누리’는 힘겨운 삶 속에서도 따돌림당하는 개와 말을 하지 못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