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바이러스는 생명체? 세균보다 작아서 세균여과기로 분리할 수가 없으며 전자현미경을 사용하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작은 입자(粒子)를 바이러스라고 한다. 바이러스는 너무 작아서 1950년대에 전자현미경이 개발되면서 비로소 그 존재가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여기에서 입자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사실 바이러스는 무생물적인 특성이 있어서 “바이러스가 생명체다.”는 주장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바이러스는 기존 생명체의 정의에 포함시키기가 모호하다. 생명체라고 하면 세포로 구성되어 있고, 또 대사 작용을 하고 자손을 남겨야 한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세포가 없이 단지 유전정보를 가진 핵산과 영양물질인 간단한 단백질만으로 구성되어 있을 뿐이다. 바이러스는 평상시에는 생명체의 가장 큰 특징인 성장과 복제라는 특성을 보이지 않는다. 바이러스는 소금 결정처럼, 또는 석회석이나 철분 같은 광물질처럼 수천 년 동안 변하지 않고 그대로 존재할 수가 있으므로 생명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일단 다른 생명체의 세포 안에 침입하면 필요한 영양물질을 흡수하고 분열을 시작한다. 그렇다면 생물학자는 바이러스를 생명체라고 말하는가, 비생명체라고 말하는가?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대기오염으로 인한 인간의 피해는 역사가 깊다. 서기 79년에 이탈리아 남부 도시 폼페이에서 10km 떨어진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였다.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화산재가 도시를 덮어 버리고 유독한 아황산가스를 마신 주민들은 모두 죽었다. 산업 혁명이 일어나기 전 영국에서는 난방용 석탄이 오랫동안 주요 대기오염원이었다. 영국에서는 1300년에 석탄의 사용을 줄이기 위하여 석탄에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였는데, 말하자면 세계 최초의 탄소세(炭素稅)인 셈이다. 에드워드 1세는 1322년에 의회의 회기 중에는 석탄 사용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킨 적이 있는데, 참나무 대신 석탄을 사용한 한 기술공을 본보기로 사형에 처하기까지 하였다. 그렇지만 석탄으로 인한 대기오염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1911년에 런던 스모그 사건으로 1,150명이 죽자 놀란 영국 의회에서는 세계 첫 환경오염방지법인 대기청정법을 통과시켰다. 런던의 대기오염사고를 조사한 보고서에서 스모그(smog = smoke + fog)라는 새로운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는데, 그 뒤 오랫동안 스모그는 대기오염의 대명사로 쓰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950년부터 연탄을 사용하면서 연탄가스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1985년에 울주군 온산공단에서 발생한 온산병은 우리나라 최초의 공해병으로 기록되었다. 그후 6년이 지나 1991년에 온산병보다 더 충격이 컸던 환경 사고는 낙동강 페놀오염 사고였다. 경북 구미공단에 자리 잡고 있는 두산전자의 페놀원액 저장탱크에서 페놀수지 생산라인으로 통하는 파이프가 파열되었다. 3월 14일 밤 10시부터 3월 15일 새벽 6시까지 누출된 페놀은 30톤이나 되었다. 최초 언론에서는 오염물질을 무단 방류했다고 보도하였으나 페놀은 값비싼 공업 원료이기 때문에 일부러 방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사고가 발생한 8시간 동안 공장에서는 페놀 유출을 모르고 있었다. 유출된 페놀은 옥계천으로 흘러들고 옥계천은 낙동강으로 흘러들었다. 페놀은 이어서 대구광역시의 상수원인 낙동강의 다사취수장으로 유입되었다. 수돗물에서 냄새가 난다는 대구 시민들의 신고를 받자 취수장에서는 원인을 규명하지도 않은 채 염소를 다량 투입하여 사태를 악화시켰다. 페놀이 염소와 반응하면 냄새가 나는 클로로페놀과 트리클로로페놀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실수였다. 이 사고로 대구시민의 71%인 162만 명이 오염된 수돗물을 공급받은 것으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경제발전을 추구하면서 곳곳에 공장이 세워지고 환경오염이 나타나게 되었다. 일본의 미나마타병에 버금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질오염 사건으로는 온산병을 들 수 있다. 경남 울산시 남쪽 해안가인 울주군 온산면은, 1974년에 정부의 경제개발정책에 따라 19개 부락 500만평이 중화학공업단지로 지정되었다. 처음에는 구리ㆍ아연ㆍ알루미늄 등 비철금속 공업단지로 지정된 후 1980년대에는 화학ㆍ제지ㆍ자동차 부품 등 다양한 업종의 공장들이 입주해 종합단지로 탈바꿈하였다. 그러나 공업단지 개발을 위한 종합계획도 세우지 않고 개별 공장들이 공장을 세우는 바람에 전체 주민 1만 4천여 명 가운데 1,800여 명만이 이주를 하고 나머지 1만 2천여 명은 공단에 포위되거나 고립된 채 살 수밖에 없었다. 소득이 올라가 잘 사는 마을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던 주민들에게 공장이 가동된 지 5년이 지나 1983년부터 이상한 증상이 나타났다. 환자들은 허리, 팔, 다리가 아프고 전신으로 통증이 퍼지는 전신 신경통 증세가 발생하였는데 심한 경우에는 수족마비, 반점이 생기기도 하였다. 노인들에게 신경통이 나타나면 이해가 되지만 이 병은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1906년 무렵 일본의 규슈 지방 남단 구마모도 현의 미나마타시(水俣市) 근처에 카바이드 공장이 설립되어 1908년부터 조업을 시작하였다. 그 후 이 공장에서 화학비료를 생산하면서 미나마타시는 번영하기 시작하였다. 최초 공장이 설립된 후 40여 년이 지난 1953년 무렵부터 이 공장 근처에 있는 미나마타만의 해안 마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이한 병이 발생하였다. 처음에는 바닷가에 바닷물고기가 죽어 떠올랐으며 갈매기가 균형을 잃고 바다에 떨어지는 것이 목격되었다. 육지에서는 고양이가 경련을 일으키며 혼수상태에 빠지다가 죽기 시작했다. 이상한 증상은 사람들에게도 나타났다. 어민들은 갑자기 걸음이 이상해지고 손발이 마비되며 말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시야가 망원경을 거꾸로 들여다보는 것 같이 좁아지며 시력장애를 일으키는 이 병은 가난한 어민들 사이에 전염병처럼 번졌다. 이 사건이 신문에 보도된 것은 기이한 병이 발생한지 약 4년 뒤인 1957년 4윌 1일이었다. 당시 아사히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기이한 병의 증상은 일본 뇌염과 같이 고열이 발생되고 수족마비, 중추 신경의 침해에 의한 언어ㆍ시청력ㆍ운동 기능 등의 장애가 일어나 폐인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2018년 9월 4일 일본 오사카에 있는 간사이공항이 태풍으로 인하여 침수되어 폐쇄되었다.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이 금지되었다. 공항에 있던 5,000명의 승객과 직원들이 고립되었다. 고립된 승객들은 간사이공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인근 고베로 이동하거나, 공항버스와 승용차를 이용해 공항과 연결된 다리를 건너 오사카 지역으로 빠져나갔다. 하지만 탈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려 여객선 선착장이나 버스 승강장 일대에서 큰 혼잡이 벌어졌다. 특히 대형 유조선이 공항과 오사카를 잇는 다리에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하여 다리의 한쪽 방향 3개 차선만 이용 가능했다. 이 때문에 정체가 너무 심해 공항을 빠져나오는 데 무려 10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했다. 간사이공항은 활주로 2개 가운데 하나를 복구하여 9월 7일부터 국내선 운항을 재개하였다. 국제선은 9월 8일부터 일부 운항이 재개되었다. 그러나 다리와 하수도 시설 등을 복구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10월 6일부터는 승용차 이용이 재개되었으나 다리 보수로 인한 교통이 통제되어 완전한 복구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간사이공항의 폐쇄가 언론에 보도되자 간사이공항처럼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2018년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연일 이어지는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 필자가 사는 평창 집은 해발고도가 550m나 되기 때문에 필자는 다행히 열대야를 겪지는 않았다. 환경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분명히 진행중이라는 것을 오래 전부터 경고해 왔는데, 지난여름 이후에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지구온난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역사를 46억년으로 보는데, 생물이 살았던 시기는 약 38억 년 전부터라고 한다. 모든 생물체는 주어진 자연 환경에 맞추어 살았다. 환경이 바뀌었는데 적응을 하지 못하는 생물종은 지구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환경이 급격하게 바뀌면 대부분의 생물들이 적응을 하지 못하고 대멸종을 하게 된다. 지난 38억년 동안 어떤 생명도 지구 환경을 자기 마음대로 바꾸지 못하였다. 지구의 역사에서 지금까지 다섯 차례의 대멸종이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세 번째와 다섯 번째이다. 세 번째 대멸종은 고생대와 중생대를 갈랐고, 다섯 번째 대멸종은 중생대와 신생대를 갈랐다. 대멸종의 원인은 무엇이었나? 급격한 기후변화이다. 온도가 5~6도 오르거나 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지율스님은 천성산 내원암에서 수도에만 몰두하던 여승이었다. 그런데 천성산에서 터널 공사를 시작하자 천성산에 사는 도롱뇽을 비롯한 생명들을 구하기 위하여 종교적 결단을 하고 하산하였다. 지율스님은 부산의 환경단체와 함께 거리에서 시위도 하고 청와대 앞에서 단식도 하고, 공사중인 터널 공사의 중단을 요구하는 이른바 도롱뇽 소송을 진행하였다. 도롱뇽 소송 과정에서 지율스님은 수많은 언론의 엄청난 비난을 받고 많은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다. 왜 그랬을까? 2003년 10월에 시작되어 2006년 6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기까지 거의 3년 동안 진행된 도롱뇽 소송이 제기한 다른 문제는 “천성산 터널 공사를 중단하는데 따르는 경제적 손실은 얼마인가?”라는 질문이다. 당시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터널 공사가 중단되어 무려 2조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보도하였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언론 보도를 접하고서 “도롱뇽을 살리자고 수 조 원의 혈세를 낭비해야 되는가?”라고 개탄하였다. 문제의 발단은 2005년 4월 5일 대한상공회의소 홍보실에서 배포한 “주요 국책사업 중단 사례 분석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에서 출발하였다. 이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경부고속전철 공사가 한창 진행되던 2003년 10월에 흥미로운 소송이 시작되었다. ‘도롱뇽과 그의 친구들’ 그리고 천성산의 ‘내원사와 미타암’이 원고가 되고 한국철도시설공단을 피고로 하여 경남 양산의 천성산 터널 공사를 중단시키라는 소송이 제기된 것이다. 원고 측은 13.3km의 터널 공사로 인하여 천성산 일대의 보호대상 동식물이 위협받고 있으므로 공사를 중단하고 환경조사를 다시 해보자고 주장하였다. 이 소송은 원고 중에 내원사에서 수행하던 지율 스님 외에 천성산에 사는 동식물을 대표하여 도롱뇽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사람이 아닌 도룡뇽이 원고 자격이 있을까? 1심 법원은 원고 적격 심사에서 “도롱뇽은 현행법의 해석상 당사자 능력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도롱뇽 부분을 각하하였다. 공사착공금지가처분 소송에 대해서는 “천성산의 자연환경 파괴와 터널의 안정성 등을 문제 삼는 것은 현행법 체계에서 인정되는 사법적 구제를 초과하는 것”이고 “터널공사로 인해 내원사와 미타암의 토지소유권이 침해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하여 원고들은 패소하였다. 원고는 항고하였으나 2006년 6월에 대법원의 최종판결에서도 패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필자는 지난 9월 15일에, 이화여대의 박석순 교수가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대강 사업 이후에 수질이 좋아졌다고 주장하는 기사를 읽고서 깜짝 놀랐다. 특히 박 교수는 금강의 수질이 4대강 사업 이후에 좋아졌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투고했고 곧 발표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기사 출처: https://www.munhwa.com/news/view.html?no=2018091401032903016001) 그 논문을 아직 살펴보지는 못했어도 수질이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 평가하는 기준을 잘못 적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호수나 하천 또는 바닷물의 수질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기준에는,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와 COD(화학적 산소요구량) 두 가지가 있다. 먼저 BOD와 COD의 차이에 대해서 알아보자. BOD는 미생물이 물속에 있는 유기성 오염물질을 분해하면서 소모하는 용존산소의 양을 나타내는 가장 보편적인 수질오염지표이다. 물속에 녹아있는 산소의 양이 중요한 것은 물속에서 사는 미생물과 곤충, 물고기 등은 모두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산소가 부족한 히말라야에 올라가면 답답하듯이, 물속에 산소가 부족하면 물고기들도 답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