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에서 흑자 찻잔을 텐모쿠(天目)라고 부르는데 국보로 지정된 료헨텐모쿠(曜変天目) 3점이 전해지고 있다. 텐모쿠(天目)라고 부르는 것은 중국 절강서 천목산(天目山)에서 수행한 가마쿠라 시절의 승려들이 일본에 가지고 간데서 텐모쿠(天目)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일본은 당ㆍ송시대 유학생으로 건너간 승려들이 차를 들여와 절을 중심으로 송나라의 점차법(點茶法, 한국의 가루차 마시는 법과 비슷하다.)과 투차(鬪茶, 차를 마셔 그 종류를 맞추는 겨루기) 풍습이 유행했으며 이때는 건요(建窯), 길주요(吉州窯)에서 생산된 흑자 찻잔이 유행했다. 그러나 원나라 시절, 백자 찻잔이 유행하게 되자 일본은 13세기말부터는 세토(瀬戸) 지역 가마에서 흑자 찻잔을 만들기 시작한다. 일본에서 중국의 흑자 찻잔이 출토되는 지역은 하카타(후쿠오카), 가마쿠라, 오키나와 수리성 일대로 하카타와 가마쿠라 유적에서는 흑자 찻잔이 100여점 이상 발굴되었다. 한편 오키나와 수리성에서는 500여점의 차양요(茶洋窯) 흑자조각이 발견되기도 했다. <쿤타이칸소우쵸우키(君臺觀左右帳記)>에는 ‘건요에서 만든 잔 가운데 최상품인 흑차 찻잔은 세간에는 없는 물건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충남지방의 무형문화재인 아래내포시조와 위내포시조를 소개하며 서산지방을 중심으로 퍼져있는 <서산제시조>는 넓은 의미의 위내포제 시조에 속한다는 점, 박선웅(예명-인규)이 예능보유자로 인정되어 있다는 점, 시조인들은 서산, 태안, 당진, 홍성, 예산 지역의 시조를 안내포시조, 부여, 청양, 공주, 금산 지역을 외내포시조로 구분해 왔으나 이병기의 《가람문선》에는 위내포제, 아래내포제로 기술하고 있다는 점, 이에 따라 서산제시조의 계보라든가 전승 현황 등이 관심 대상이 되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박선웅 예능보유자가 서산제시조와 맺게 된 인연이라든가, 전승계보, 그리고 음악적 차이 등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한다. (문화재 지정을 위한 자료 참고) 충청지방의 시조는 내포제시조라고 부른다. 내포제는 위내포제와 아래내포제로 구분되는데, 서산 지방의 시조가 위내포제 시조의 중심이 된다고 해서 서산지방의 시조를 달리 <서판제>, 혹은 <스판제>라고 불러왔다. 위내포시조의 예능보유자 박선웅이 부르는 시조가 바로 서판제시조인 것이다. 그는 충남 서산읍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소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얼마 전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일본의 후쿠오카를 비롯한 서일본 지역을 강타하여 큰비를 몰고 오는 바람에 산사태가 나고 홍수가 나서 사망자만 100 명이 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어수선한 가운데 교토에서는 연중 최대의 여름 축제인 ‘기온마츠리(祇園祭)’ 준비로 한창이다. 이번 큰비로 인한 집중 타격은 받지 않았지만 가까운 지역이 물난리로 야단법석이다 보니 예년 같은 축제분위기는 덜할 것 같다. 기온마츠리는 일본의 여타 마츠리 가운데서도 으뜸으로 손꼽히는 여름 축제다. 보통 7월 한 달 내내 축제가 이어지는 판에 이 무렵이 되면 교토 일대는 호텔방 구하기가 쉽지 않다. 기온마츠리 유래는 전염병이 확산 되지 않도록 신에게 기도하는 의례에서 생겨났다. 지금부터 1,100여 년 전 교토에 전염병이 크게 번져 죽는 사람이 속출했는데 오늘날과 같은 전염병 대책이 없던 당시에는 전염병 발생을 신 곧 우두천왕(牛頭天王, 일명 스사노미코토)의 노여움으로 알았다. 그 노여움을 풀어주려고 기온사(祇園社, 현 야사카신사)에서 병마 퇴치를 위한 제사를 지냈는데 당시 66개의 행정구역을 상징하는 가마 66개를 만들어 역병(疫病)을 달래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충남 부여에서 열린 2018년도 시조강습회 관련 이야기를 하였다. 내포제 시조보존회는 7-80대가 주축이고 이론과 실기 강습회를 30년째 지속해 왔으며 최근에는 이를 계기로 회원 전원의 발표무대도 가졌다는 점, 시조창은 유행가의 의미로 가곡(歌曲)을 축소한 노래이며, 정제된 형식이나 선율의 유장미, 표현의 절제미, 발성의 장중미 등, 음악적 분위기가 유사하다는 점, 그래서 지식인이나 선비계층에서 즐겨 불렸다는 점을 얘기하였다. 뿐만 아니라 평시조, 지름시조, 사설시조 등 여러 형태로 다양해 졌고 지역의 특징을 살린 <경제>, <내포제>, <영제>, <완제> 등 다양한 형태로 확산되었다는 점, 충청지방의 내포제 시조창은 창법이나 말붙임, 부분적인 가락, 시김새, 표현법 등이 경제 시조와는 부분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언급하였다. 필자는 일전에 있었던 강습 개회식에서 동료와 함께 곡조를 즐기고, 시조시를 암기하며 악보읽기를 배우는 시조창 부르기 운동이 노인을 위한 최적의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였다. 이번 주에는 충청남도에서 지정한 다른 지방의 시조창을 소개하려고 한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지난 6월 30일 저녁 7시 반 무렵,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하느라 부엌에 있는 나를 거실에 있던 아들 녀석이 부리나케 부른다. “지금 텔레비전에서 일본 고려박물관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이었다. 나는 젖은 손을 행주에 닦으며 텔레비전 앞에 앉았다. 화면에는 고려박물관 내부가 잠시 소개되더니 이내 하라다 교코(原田京子, 77살) 이사장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었다. 집 식구들에게 하도 고려박물관 이야길 한 덕에 아들 녀석은 텔레비전에 나오고 있는 고려박물관 이야기를 내게 알려주었던 것이다. 하라다 교코 씨는 조선침략의 역사를 반성하고자 도쿄 한복판에 시민들이 설립한 고려박물관의 이사장이다. 하라다 이사장과 고려박물관 회원 14명은 지난 6월 18일부터 3박 4일 동안 한국을 방문했다. 방문 목적은 내년에 3.1만세운동 100돌을 앞두고 일본에서 3.1만세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전시를 기획하고 찾아온 것이었다. 기자는 하라다 이사장과 고려박물관 회원들이 방한 중에 통역과 안내를 맡아 함께 했었다. 그때 하라다 이사장과 나란히 버스로 이동하였는데 자신이 YTN과 대담을 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기에 텔레비전 화면 가득히 나오는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임종복의 <가야금병창>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병창이란 창자(唱者)가 직접 가야금을 연주하면서 단가나 민요, 또는 판소리의 눈 대목 등을 부르는 연창의 형태라는 점, 성악은 선율악기의 반주로 음정이나 장단을 맞추기 용이하므로 가야금 반주는 음정, 선율, 연결, 강약, 흐름, 장단의 도움이 크다는 점,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은 그 소리제가 점점 위축되어 왔으나 문화재 제도의 마련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으며 임종복을 위시한 전승자들이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얘기했다. 장월중선은 김채만-박동실로 이어지는 고제(古制)의 소리와 <유관순 열사가>와 같은 창작 판소리도 불렀던 명창이란 점, 큰 선생의 유음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항상 연구하는 자세로 소리 공부에 진력하는 임종복의 모습이 진지하며 모범적이라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충남 부여에 자리 잡고 있는 <내포제시조보존회>가 주최한 2018년도 시조강습회 관련 이야기로 이어간다. 충청남도에는 시조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내포제시조보존회가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시조회관에 모여 열심히 시조창을 부르면서 또 한편으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여기 어딘가에 조선총독부 건물을 해체하여 전시했다고 하던데요. 거기에 가보고 싶습니다.” 지난 6월 19일, 일본 고려박물관 회원들과 천안 독립기념관에 들렸을 때 아오야기 준이치(青柳純一) 씨는 내게 그렇게 말했다. “네? 조선총독부 건물이 여기 있다구요?” 나는 아오야기 씨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속으로 ‘천안 독립기념관에 조선총독부 모형 건물이라도 만들어 놓았나?’하는 생각을 순간 했다. 그런데 독립기념관을 둘러보고 뒤뜰로 나오니 어마어마한 광장에 조선총독부 건물을 해체한 잔해를 전시해 놓은 공간이 있었다. 이름하여 ‘조선총독부 철거 부재 전시공원’ 이었다. 그러고 보니 1995년 8월 15일 경복궁 앞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던 조선통독부 건물의 해체를 텔레비전에서 본 기억이 났지만 그 뒤 이 건축물의 행적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못했다. 그런데 일본인들은 용케도 이 건물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뿔사! 식민지 통치시절의 ‘총독부’란 말만 들어도 소름이 끼친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우리는 ‘조선총독부’를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건물의 잔해가 이곳에 와 있다니? 놀라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놀라지 않아도 될 일이었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경북 포항에서 오랜 기간 가야금병창 분야의 연주활동을 해 오고 있는 임종복의 활동상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가야금병창>이란 소리꾼이 가야금을 스스로 연주하면서 단가나 민요, 또는 판소리의 눈 대목 등을 부르는 연창의 형태라는 점, 임종복은 장월중선(張月中仙, 본명-순애)의 소리제를 잇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스승의 유음을 가다듬기 위해 스승의 장녀인 정순임 명창에게 소리전반을 공부하고 있다는 점을 애기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는 장판개-장월중선-정순임으로 3대째 이어지는 집안을 판소리의 명가(名家)로 지정하였으며 장월중선은 1960년대 초부터 경주에 정착하여 판소리, 가야금산조와 병창, 아쟁산조, 민속춤 등, 다양한 장르를 전승시켜 왔다는 점, 경상북도는 장월중선의 판소리와 가야금병창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하고 경주시에서는 판소리를 기본으로 하는 창극공연과 전국 국악경연대회, 학술행사 등을 매해 열고 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우리가 경험해 본 것처럼, 노래는 혼자 부를 때와 반주악기가 곁들여 질 때가 전혀 다르게 반응한다. 선율악기의 반주가 있다면 음정을 가늠할 수 있고, 선율의 흐름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일본인에게 3.1만세운동정신을 알리기 위한 전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번 한국 방문은 유관순 기념관과 생가, 독립기념관, 수원 제암리 교회와 서대문형무소 등을 돌아보면서 내년 전시에 대한 구상과 해당 기관의 자료 협조도 요청할 생각입니다.” 이는 양심적인 일본 시민들이 만든 고려박물관 회원들이 어제(6월19일) 천안의 유관순 생가 등을 돌아보면서 이번 방한 목적을 말한 것이다. 모두 14명이 방한한 이들과 필자는 어제, 천안 독립기념관과 유관순 기념관을 둘러보면서 내년 일본 전시에 대한 자료와 해당 기관의 협조 문제 등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이번에 방한한 고려박물관 회원들은 대부분 박물관 내 조선여성사연구소 회원들로, 특별히 내년에 3.1만세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이들은 “3.1만세운동 100주년 준비위원회”를 꾸렸다고 했다. “침략의 역사는 없다.”고 잡아떼고 있는 아베 정권에 견주어 방한한 일본인들은 도쿄 한복판에서 침략의 역사를 반성하는 각종 전시회와 강연 등을 통해 과거 일본정부가 잘 못한 일에 대한 사죄의 마음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일본인들은 3.1만세운동에 대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살풀이춤>으로 객석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노혜경의 이야기를 하였다. 살풀이 춤이란 살풀이장단에 맞추어 수건을 들고 춘다고 해서 수건춤, 또는 즉흥무라는 이름이 있다는 점, 기(技)의 극치로 예(藝)에 이르는 춤으로 정중동의 신비스러움과 자유스러움, 환상적인 춤사위는 예술적 차원을 뛰어넘는다는 점, 원래는 살(煞)을 푼다는 의미로 시작되었고 이를 가다듬어 교방에서도 추었으나 현재는 무대화된 전통춤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도살풀이, 살풀이, 동살풀이와 같은 말들은 시나위권에서 불리는 살풀이를 두고 달리 부르는 이름이란 점, 100년 전 화보에 살푸리춤이라는 명칭 소개가 있으나 본격적으로는 1930년대 후반, 한성준(韓成俊)이 <조선음악무용연구회> 이름으로 공연을 한 이후라는 점, <한국예인열전> 무대에서 노혜경은 이매방류 살풀이춤으로 객석의 열띤 호응을 받았는데, 그는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마음이 고와야 춤이 고운 법”이라는 스승의 전언을 떠 올린다는 점, 그는 무용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한 흔치 않은 학구파 춤꾼이란 점 등을 이야기 하였다. 이번 주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