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벽파 경창대회가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과 함께, 앞으로의 발전을 위한 검토사항들을 지적하였다. 무엇보다도 대회당일 개회선언과 함께 ‘벽파 선생이 어떤 분이었는가’ 하는 점은 반드시 알리고 시작해야 한다는 이야기, 실제 경연에 있어서 명창부는 지정곡을 부여하고 당일 경연자가 직접 부를 곡을 추첨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을 검토 할 것과, 좌창분야와 입창은 별도 경연 후에, 결선에서 대상을 선정할 것, 그리고 대상 경연시에는 민요로 통일하는 문제 등을 제시하였다. 또한 축하 무대는 선생을 기리는 큰 축제의 잔치판으로 기획하고 시상식에는 국악계나 문화예술계 인사들, 특히 선생의 고향인 성동구청이나 의회, 문화원 등 관련 인사들이 참여해서 선생의 유업을 확인하고 받들도록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는 점 등도 이야기 하였다. 벽파 추모사업 추진위원회 이상만 위원장은 선생은 인사말을 통해 벽파선생은 방송을 통해서 경기소리를 보급하는데 열성을 다했고, 1958년 공보실(지금의 문광부)에서 30분짜리 테잎 138개 분을 녹음하여 <국악 라이브러리>를 만들었는데, 벽파가 아니었다면 경기산타령은 이 목록에 포함되지 않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의 스물두째이며 명절로 지내기도 했던 ‘동지(冬至)’입니다. 민간에서는 동지를 흔히 ‘아세(亞歲)’ 곧 ‘작은설’이라 하였는데 ‘해’의 부활이라는 큰 뜻을 지니고 있어서 설 다음가는 작은설로 대접하는 것이지요. 이런 생각은 오늘날에도 여전해서 ‘동지첨치(冬至添齒)’라 하여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동지는 날씨가 춥고 밤이 길어 호랑이가 교미한다고 하여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도 부릅니다. 동지의 특별한 풍속을 보면 다가오는 새해를 잘 계획하라는 뜻으로 달력을 선물하는데 더위를 잘 견디라는 뜻으로 부채를 선물하는 단오 풍속과 함께 “하선동력(夏扇冬曆)”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동지의 또 다른 풍속에는 며느리들이 시어머니나 시할머니에게 버선을 지어 선물하는 “동지헌말(冬至獻襪)”이란 아름다운 풍속도 있었습니다. 이날 새 버선을 신고 길어지는 해 그림자를 밟으면 수명이 길어진다고도 믿었지요. 그런데 이날 가장 보편적으로 지내는 풍속은 팥죽을 쑤어 먹는 일일 것입니다. 특히 지방에 따라서는 동지에 팥죽을 쑤어 솔가지에 적셔 집안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개는 사회성이 있는 충실한 동물입니다. 사람과 교제가 아주 오래되었고 친밀한 동물이지요. 또 개는 새끼를 쉽게 낳는다고 해서 일본에서는 안산(安産)에 좋은 날이 개날(戌日)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내년의 무술년(戌年)을 맞아 일본의 인터넷 누리집에 올라 있는 개띠 해에 관한 이야기다. 개띠 해를 앞두고 일본에서는 개 모습이 담겨 있는 연하장 판매가 한창이다. 3주전 후쿠오카의 한 쇼핑몰 문구 코너에는 개띠 해 그림을 새겨 넣은 연하장을 고르는 사람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이제 슬슬 연하장을 보낼 계절이다. 한국에서는 과거 연말연시에 연하장을 주고받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바일 시대라 연하장을 주고받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우선 나부터도 그러하니 말이다. 연하장은 대개 전문회사에서 만든 것도 있지만 상당수는 판에 박힌 우체국 엽서가 아닌 자신만의 독특한 엽서를 만들어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 자녀가 결혼을 했으면 결혼사진을, 아기가 태어나면 방긋 웃는 아기사진을, 파리여행을 했으면 에펠탑 아래서 찍은 사진 등을 연하장 엽서에 새겨 마치 ‘저희는 한해를 이렇게 살았습니다.’는 마음을 전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지난주에는 벽파 경창대회가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실력이나 경력이 입증된 심사위원들의 참여와 전자송출 방식을 도입하여 투명성을 높인 채점방식, 그리고 집행부의 일사불란한 진행, 총평을 통해 자신들의 실력이나 수준을 확인하고, 소리공부의 방향이 참고가 되었다는 점을 이야기 하였다. 또 사회자의 적절한 무대진행 솜씨도 한 몫을 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일부 다른 대회를 보면 사회자가 말이 많고, 비전문인을 무대에 내세워 쓸데없는 말장난으로 분위기를 흐리는 예가 있었지만 이번 벽파 경연에서는 품격있고 재미있는 진행이 인상적이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명창부의 대상에는 최정애에게 돌아갔는데, 그는 어려서부터 집안 고모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우리의 어린이들에게 민요를 비롯한 전통음악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도록 음악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오늘의 어른들, 국악인들, 교육지도자들, 그리고 정치인들이 알아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 대회가 모든 것을 다 갖춘 완벽한 대회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더욱 발전해서 한국 제일의 경서도 민요 경창대회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어느덧 한 해가 기울어 12월도 중순에 이르고 있다. 이 무렵이 되면 일본사람들은 새해맞이로 바쁘다. 특히 설날을 음력이 아닌 양력으로 쇠는 까닭에 백화점이나 편의점 등에는 설날 선물을 미리 준비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선물 코너를 따로 마련해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백화점 입구 같은 곳에는 설날 가족들이 먹을 “오세치요리(お節料理)”를 미리 주문 받기 위한 임시 접수처도 분주하다. 한국인들이 설날에 해먹는 음식이 있듯이 일본도 설날을 맞아 먹는 음식이 있는데 이를 오세치요리(お節料理)라고 한다. 요즈음은 가정에서 만들어 먹는 집 보다 백화점이나 인터넷 등에서 주문해서 먹는 가정이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 주 후쿠오카의 한 백화점에는 오세치요리의 견본품을 즐비하게 선보여 고객들의 주문을 받고 있었다. 오세치요리에 쓰는 재료는 대부분 연기(緣起)라고 해서 음식 자체보다는 장수, 부자, 자손번영 같은 것을 의미하는 재료가 쓰인다. 새우는 허리가 굽을 때까지 장수하라고 쓰며, 검은콩은 인생을 성실하게 살고, 노란 밤조림은 황금색이 의미하듯 부자를, 청어알은 자손 번성을 뜻하는 식으로 재료 하나하나에 깊은 상징성을 새기고 있는 것들이 대부
범=[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지난주에는 벽파대상을 놓고 겨룬 제4회 전국국악경창대회가 지닌 의미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순수하게 경서도 좌창(坐唱)과 입창(立唱)만을 위한 대회였음에도 많은 출전자들이 모여 성황을 이루었다는 점, 전통성악 분야의 경창대회로는 시조와 판소리 분야가 비교적 활발한 편이고 경, 서도소리 쪽은 다소 침체되어 있다는 점, 벽파 이창배 선생을 기리는 학술모임을 계기로 추모 사업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으며 선생의 동상은 작년에 건립이 되었고, 벽파 경창대회는 올해로 4회째가 되었으며 기념관 건립 등은 남은 숙제라는 점을 이야기 하였다. 벽파 대회는 상장의 훈격이 높거나 상금, 해외 연주여행이나 개인 발표회 등의 특전도 없음에도 출전자들이 대거 참여하였는데, 아마도 그 이유는 벽파라고 하는 근대 경서도 민요의 대 사범을 기리는 상징성이 주요하게 작용되었고 아울러 대회의 운영이 비교적 공정하고 깔끔했다는 점을 이야기 하였다. 본 대회의 학생부와 명창부는 각각 9명의 심사위원들이 채점을 하였고, 대상 선정시에는 15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하여 엄격하고 공정한 심사를 했다는 점을 이야기 하였다. 경창대회야 말로 공개적으로 나타나는 채점 결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오늘은 기모노를 입어 보는 날입니다. 저희는 사가여자단기대학(佐賀女子短期大學) 2학년입니다. 기모노 입는 것은 공부의 하나입니다만...” 형형색색의 기모노를 입은 어여쁜 여학생들이 재잘거리면서 구코가가(舊古賀家)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기에 무슨 날인가를 묻는 필자에게 여학생들은 그렇게 답했다. 구 코가가(舊古賀家)는 사가시(佐賀市)에 있는 옛 일본집으로 지금은 역사민속관으로 쓰고 있는데 사가지방의 옛 주택 형태를 보여주는 한편, 기모노 교실 등 공간이 필요한 일반인들에게 장소를 빌려주고 있다. 구 코가가(舊古賀家)는 코가은행을 세운 메이지시대의 실업가인 코가젠페이(古賀善平)가 살던 집이다. 코가 씨는 메이지 18년(1885)에 환전상을 시작한 이래 코가은행을 설립하여 큐슈의 5대 은행으로 키울 만큼 큰 규모로 성장시켰다. 지금은 민속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는 이 집은 금융업으로 돈을 번 코가 씨가 은행 옆에 지은 주택으로 무사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당시로서는 고급 주택이다. 사가시역사민속관은 서울의 남산한옥마을처럼 사가시의 옛 집을 개보수하여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는 집으로 현재는 코가가(古賀家)를 비롯하여, 구우시지마가(牛島家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지난주에는 서해안 여인들이 부르는 갯가노래에 관하여 이야기 하였다. 인천 근해의 아낙네들이 갯가에서 굴을 따거나 조개를 캐며 부르는 노래에는 <군음>과 <나나니타령>이 있는데, 군음이란 자신의 처지를 한탄조로 읊조리는 소리이고, <나나니타령>은 장단이나 선율선이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흥겹고 정겨우며 친근감을 준다는 이야기, 선소리꾼이 선창을 하면 나머지 대부분의 참여자들이 간단한 소리로 받는 메기고 받는 형식이란 이야기, 단순한 작업요라기보다는 선율구조가 유희요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노랫말과 장단형이 8장단에 맞추는 규칙적인 진행이란 점도 이야기 하였다. 후렴구는 <나나나나 산이로다. 아니 놀고 뭘 할 소냐>를 굿거리 8장단에 부르고 메기는 소리도 노래말과 장단의 말 붙임이 후렴구와 동일해서 8장단에 부른다는 이야기, 메기는 소리의 가사는 상당수가 있으나 그때그때 분위기에 따라 적절한 가사를 인용하며 즉석에서 재치있게 만들어 부르기도 해서 즉흥성이 강하다는 점, 여성들의 노래로 평소 생활 속에서 빚어진 가족이나 이웃과의 불편한 관계를 슬기롭게 해소하고 서로 서로 손을 맞잡게 되는 좋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교토는 지금 단풍으로 불타오르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동복사(도후쿠지, 東福寺)는 단풍의 명소 가운데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특히 츠텐쿄(通天橋)에서 바라다보는 경치는 관광객들에게 최고 인기 장소로 이곳은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언제나 초만원이다. 밀려드는 사람들이 앞 다투어 사진을 찍으려고 하다 보니 사고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동복사 쪽에서는 지난해부터 아예 이곳에서 사진을 찍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도 이러한 주의사항을 어기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동복사 쪽에서는 한숨을 쉬고 있다. 천년고찰 동복사는 서기 924년 후지와라(藤原忠平) 씨의 보리사로 중세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대가람으로 성장했으나 명치정부의 폐불훼석(廃仏毀釈, 불교탄압)으로 그 규모가 많이 축소되었다. 하지만 경내에 2천 그루나 되는 단풍나무가 늦가을에 붉게 물들어 일본 최고의 단풍명소로 찾는 이들이 많다. 많을 때는 하루 3만 5천 명 정도가 동복사를 찾는다고 하니 비명을 지를 만도 하다. 교토의 단풍은 동복사 뿐만이 아니다. 천년 고도(古都)였던 만큼 청수사(기요미즈데라, 清水寺)를 비롯한 숱한 절들이 일일이 열거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인천 근해의 뱃노래 중에서 어선 뱃노래와 시선뱃노래에 포함되어 있는 <닻감는 소리>, <노젓는 소리>, <바디소리>, <배치기>, <쟁기소리>, <간닦는 소리> 등을 소개하였다. 닻감는 소리란 출항을 위해 닻을 감아 올릴 때 부르는 소리로 작업요의 빠른 손놀림을 위한 특징답게 2~3개의 주요음이 주 구성음이고, 2박 계통의 간결한 리듬과 메기고 받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는 점, 노젓는 소리는 2인, 또는 4인이 나누어서 메기고 받는데, 메기는 소리에는 다양한 노랫말이 나오며 상호 격려의 내용이나 신세 한탄조가 많다는 점을 얘기했다. 바디소리란 그물에 든 고기를 배위로 퍼 올릴 때, 부르는 소리로 빠른 동작에 맞추어 빠르게 부른다는 점, 배치기는 배위에서의 선상 배치기와, 선주(船主)네 집 마당에서 펼치는 마당놀이 형태의 배치기가 있다는 점, 후자의 경우에는 북이며 장고, 징, 꽹과리, 태평소 등 신명을 울리는 모든 타악기들이 노래와 춤과 함께 벌어지게 되고 메기고 받는 형태라는 점, 시선뱃노래의 노젓는 소리는 음악적 요소가 풍부하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