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그림 속 풍경이 참으로 평온하고도 뭉클합니다. 보랏빛과 귤빛이 은은하게 섞인 아침 하늘 아래, 보슬보슬 내리는 마지막 봄비가 온 대지를 촉촉이 적시고 있습니다. 우산을 쓰고 지팡이를 짚은 채 밭둑에 선 저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등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은 어쩌면 고단한 하루의 무게일지도, 혹은 내일의 풍요를 기다리는 설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언덕 너머로날아가는 새들과 이제 막 고개를 내민 어린 싹들이 비를 맞으며 숨을 고르는 이 시간, 우리도 잠시 그 풍경 속에 머물며 마음을 씻어내 봅니다. 깊이 스며들어 우리 것이 되는 '배다' 비록 비가 내리지는 않지만 오늘은 봄의 마지막 절기이자, 모든 곡식이 잠에서 깨어난다는 '곡우'입니다. 저희 토박이말바라기에서는 이 아름다운 날을 '낟알비'라고 다듬어 부르고 있어요. '껍질을 벗기지 아니한 곡식의 알'을 가리키는 '낟알'에 '비'를 더해 만든 만든 말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포슬포슬 내리는 비가 논밭의 낟알들을 포근히 감싸 안는 풍경이 그려지지 않는가요?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토박이말은 바로 '배다'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배다'를 단순히 물기가 스며들거나 스며 나오는 것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24절기의 여섯째며, 봄의 마지막 절기인 곡우(穀雨)입니다. 곡우란 봄비(雨)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고 하여 붙여진 말이지요. 그래서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 자가 마른다.”, “곡우에 모든 곡물이 잠을 깬다.”, “곡우가 넘어야 조기가 운다.” 같은 속담이 전합니다. ‘토박이말바라기’에서는 이 아름다운 날을 '낟알비'라고 다듬어 부르고 있습니다. '껍질을 벗기지 아니한 곡식의 알'을 가리키는 '낟알'에 '비'를 더해 만든 말이지요. 이름만 들어도 포슬포슬 내리는 비가 논밭의 낟알들을 포근히 감싸안는 풍경이 그려집니다. 옛날에는 곡우 무렵에 못자리할 준비로 볍씨를 담그는데 볍씨를 담은 가마니는 솔가지로 덮어두었습니다. 밖에 나가 부정한 일을 당했거나 부정한 것을 본 사람은 집 앞에 와서 불을 놓아 악귀를 몰아낸 다음에 집안에 들어오고, 들어와서도 볍씨를 볼 수 없게 하였지요. 만일 부정한 사람이 볍씨를 보게 되면 싹이 트지 않고 농사를 망치게 된다는 믿음이 있어서 그랬습니다. 또 이날은 부부가 잠자리를 함께하지 않는데 땅의 신이 질투하여 쭉정이 농사를 짓게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곡우 무렵엔 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봄비가 내려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는 절기 곡우(穀雨)를 맞아 《누리잡지 담(談)》 146호(2026년 4월호)를 펴냈다. 이번 호는 “촉촉한 봄비가 내려 백곡을 기름지게 한다”라는 곡우의 의미를 되새기며, 시절(時節)의 기운을 담은 제철 음식과 봄비의 서사를 통해 일상에 생기를 더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봄을 먹다, 시절을 담은 밥상 이번 호는 계절의 흐름을 오롯이 담아낸 ‘봄의 맛’에 주목한다. 배은석 교수는 <4월, 봄을 먹다>에서 겨울의 역경을 뚫고 돋아난 봄 식재료를 소개하며, 곡우 무렵 돋아난 어린 찻잎을 정성껏 덖어 만든 우전차(雨前茶)와 쑥떡, 냉이, 달래, 애탕 등 봄밥상을 통해 자연이 전하는 회복의 감각을 풀어낸다. 전선애 작가는 <시절인연(時節因緣), 발밑의 봄을 맛보다>에서 보잘것없다고 여겨지던 풀들이 사람의 손길을 만나 봄동, 진춘개, 아장카리 등 봄밥상의 주인공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냈다. 미디어에 차려진 봄날의 향기, 음식이 맺어준 인연 음식에는 수많은 관계와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이수진 평론가는 <짧은 봄날의 향기>를 통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곡우(穀雨) - 류병구 요 며칠 새 온통 벚꽃에 눈들을 파는 사이, 고약한 황사에 데어 봄이 좀 눌었다 좁다란 가마니 속에서 긴 잠을 잔 씨나락이 졸음을 문 채, 솔가지 틈새로 늦봄 간을 본다 진달래가 참꽃을 흉내 내는 개꽃한테 온 산을 비워 주고 느릿느릿 퇴거짐을 꾸린다 내일은 24절기 여섯째며, 봄 절기의 마지막 ‘곡우’다. “곡우(穀雨)는 봄비(春雨)가 내려 백곡(百穀)을 기름지게 한다.”라고 하여 붙여진 말인데 곡우 무렵이면 못자리를 마련하기 시작하여 본격적으로, 농사철로 접어든다. “곡우에 모든 곡물은 잠이 깬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와 같은 농사와 관련한 다양한 속담이 전한다. 옛날에는 곡우 무렵에 못자리할 준비로 볍씨를 담그는데 볍씨를 담은 가마니는 솔가지로 덮어두었다. 밖에 나가 부정한 일을 당했거나 부정한 것을 본 사람은 집 앞에 와서 불을 놓아 악귀를 몰아낸 다음에 집안에 들어오고, 들어와서도 볍씨를 볼 수 없게 하였다. 만일 부정한 사람이 볍씨를 보게 되면 싹이 트지 않고 농사를 망치게 된다는 믿음이 있어서 그랬다. 볍씨를 담그면 항아리에 금줄을 쳐놓고 고사를 올린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곡우 단비 - 김용화 하늘이 때를 알아 비를 내리십니다 달팽이는 긴 뿔대를 세우고 가재는 바위를 굴리며 청개구리는 연잎 위에 알몸으로 무릎을 꿇고 물새는 수면을 차고 날며 잉어는 못 위로 뛰어올라 농부는 땅에 엎드려 온몸으로, 오시는 비를 마중합니다 며칠 뒤면(4월 20일) 24절기의 여섯째로 봄비[雨]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는 <곡우(穀雨)>다. 이 무렵부터 못자리를 마련하는 일부터 본격적으로 농사철이 시작되는데 그래서 “곡우에 모든 곡물이 잠을 깬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 자가 마른다.”, “곡우가 넘어야 조기가 운다.” 같은 농사와 관련한 다양한 속담이 전해온다. 논농사를 짓는 농부들은 곡우 때가 되면 농사 준비에 바쁘다. 이제 못자리에 뿌릴 볍씨 소독도 해야 하고 못자리를 만들어 볍씨도 뿌려야 한다. 한해 농사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제 농촌도 기계화가 되어 쉽게 농사를 쉽게 짓는 때가 되었지만, 예전엔 천수답(天水畓) 곧 천둥지기는 비가 와야만 농사를 지을 수 있었는데 오죽했으면 백곡을 기름지게 하는 비라고 했을까? 모심을 때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 임금까지 나서서 기우제를 지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