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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과 여진의 칸 누르하치의 대면을 꿈꾼다

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2권" 음모의 장 18회

[한국문화신문=유광남 작가]  김충선은 누르하치와의 여러 차례 회동을 통하여 조선에 대한 여진의 정책을 조율하였으나 최종적인 순간에서는 부족함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김충선은 이순신과 여진의 칸 누르하치의 대면을 성사 시키고자 노력하였다.

김충선이 요구 했었다. 

조선의 이순신 장군을 만나 주십시오.” 

여진의 칸 누르하치가 대답했다. 

그러하마. 이순신과 더불어 천하를 논하겠다.” 

이런 대화를 주고받은 지 한 달이 넘어갔으나 아직도 누르하치에게서는 시원한 대답이 나오지 않고 있었다. 김충선은 내심 인내하고 있었으나 조바심이 나는 것은 사실이었다. 새벽에는 야릇한 꿈까지 꾼 상태였다.  

오늘은 기필코!” 

 

   
 
김충선이 자신에게 다짐하며 걸음을 옮기고 있을 때 문득 따가운 시선을 느꼈다. 미모의 여인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그녀는 이국적인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동그스름한 외모에 낮은 콧날과 도톰한 뺨, 반달 같은 눈을 지니고 있는 전형적인 조선 여인과 같았다. 그러나 손에 쥐고 있는 것은 여진의 전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두툼한 대두도(大豆刀)였다. 여인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칼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그녀가 물었다. 

그대가 조선에서 왔다는 김충선이 맞는가?” 

나이도 별로 많지 않아 보이는 여인이 하대를 하자 김충선은 뭐 이런 계집이 있나? 하는 시선으로 쏘아봤다.  

그렇다만 누구신가?” 

대두도의 여인이 천천히 다가왔다. 

죽기에는 아주 좋은 시간이야. 날씨도 좋고.” 

김충선은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더 어이가 없는 것은 여인이 대두도를 비스듬히 날려 왔는데 그것이 절륜할 정도로 빠르다는 것이었다.
위잉--
김충선은 생각할 여유도 없이 몸을 반쯤 틀어서 바닥을 굴러야만 했다.  

역시 소문대로 제법이군.” 

대두도의 여인은 김충선이 피해내자 재차 칼을 회수하며 공세를 위한 자세를 새롭게 잡았다. 그녀는 칼을 자유자재로 돌려보면서 김충선의 허점을 노렸다. 윙윙! 하는 칼바람 소리가 김충선의 고막을 울렸다. 

대관절 누구이기에 날 노리는 것이냐?” 

김충선은 병기를 휴대하지 않고 나선 것을 후회했다. 품안의 권총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화약을 정전하고 심지에 불을 붙여 격발까지 한다는 것은 여유가 있을 때나 가능한 일이다. 설마 이런 새벽에 목숨을 노리고 자객이 찾아 올 줄은 예상 못한 일이었다. 대두도의 여인은 냉정했다. 

목숨을 취하기 위해 온 사람은 결코 친절하지 않다.” 

대답하기 싫다는 표현이었다. 

내게 어떤 원한이 있느냐?” 

부족의 명예가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