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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2권" 명량의 장 53회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간다!”

송희립의 판옥선은 한 관선(関船세키부네)의 중앙을 그대로 충돌 시켰다. 굉음이 터지면서 그 배는 반쪽으로 갈라져서 침몰하였다. 이어서 정경달과 나대용의 12호선과 10호선도 적선을 무참하게 밀어 붙였다.

“관선(関船세키부네)이 판옥선의 강함에 모조리 부숴 지고 있소이다.”

곽재우는 신나서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원균이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선을 침략하기 위해 매우 서둘러 배를 건조 했으니 부실할 수밖에 없지요. 선박의 이음새를 제대로 마무리 하지 못하고 그냥 접철(摺鐵)을 이용하여 고정 시키기도 했으니까요.”

“그렇군요. 이렇게 유리한 판옥선과 화포, 수군의 경험을 지니고 있으니 바다를 저들에게 절대 내주지 않았던 것이군요.”

원균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그러게요. 이 사람이 미치지 않고서야 그 당시에 어찌 그런 패배를 당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소. 절대 일방적으로 끝날 전력이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곽재우는 원균의 한탄을 들으면서 그가 기분 상하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했다.

“장군에게는 괴로운 일이실지 모르나 기회가 되면 차후의 전투를 대비하여 그 날의 패전을 분석해 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원균이 곽재우를 돌아봤다. 곽재우는 혹여 상대의 상처에 또 상처를 내는 것이 아닐까 심히 염려스러웠다. 그러나 원균은 이미 초월해 있었다.

“왜 아니 했겠소? 정군사가 해소해 주었소. 패전의 원인을 말끔하게 처방해 주는 바람에 난 정말 홀가분해졌소.”

 

   
 

 홍의장군 곽재우는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정도령. 그는 진정 사려 깊은 전략가라 할 수 있었다. 원균의 패전을 그가 어떻게 분석 했는지가 궁금해졌다. 곽재우 역시 무장이 아니던가.

“원장군님이 들려주실 수 있습니까.”

“이 장소에서는 적절하지 않구려. 대장선이 진격하니 우리도 따라야 하오!”

“그렇군요. 우린 전투 중이죠.”

원균이 씨익 이를 드러내면서 웃었다.

“가장 중요했던 것은 적들에게는 전술이 존재했고, 우리 측에는 어떤 전술도 없었다는 것이 였소.”

어둠이 내리고 있는 바다 위에서 이순신의 함대는 원균의 칠천량 패배 이후 첫 승을 거두었다. 일본의 관선(関船세키부네)은 모조리 도주 하였으며 파손된 일본 군선은 정확히 13척 이었다. 13척의 판옥선이 공격하여 일본의 중형 군선 13척을 파괴한 것이다. 각 배의 장수들은 계속 추격 하여 몰살 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지시킨 이순신의 의도가 궁금했다.

곽재우는 사다리를 놓아서 이순신의 대장선으로 옮겨 탔다.

“승리를 감축 드립니다. 그런데 추격을 어찌 중지하신 겁니까?”

“군사의 사전 지시가 있었소.”

“정도령이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일러주었단 말입니까?”

이순신은 정도령의 당부를 곽재우에게 고스란히 전달했다.

 

- 장군, 기억하셔야 합니다. 적들과의 전투에 어떤 좋은 조건이 발생 하더라도 결코 추격하지 마옵소서. 그들을 울둘목으로 역 유인해야 합니다. 승부처는 그곳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