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제주 한란은 한라산 남쪽 경사면인 서귀포시 지역 해발 250~600m 사이의 늘푸른나무(상록수림대) 숲속에 분포합니다. 제주 한란은 늘푸른잎을 가진 난과식물로서 잎의 너비가 1.3cm 안팎이고 길이는 40~70cm 정도 되는데, 잎 모양은 부드럽고 아름다운 곡선을 이루며 잎 표면은 윤기가 있고 가장자리는 매끈합니다. 또 하나의 꽃대에는 약 3~10송이가 달리는데 보통 5송이 정도 꽃이 피지요.
그런데 이 한란은 자생분포지나 거기에 자생하는 그루 수가 매우 적은 것도 문제이지만 살아있는 극소수의 어린 나무들마저도 주변 환경의 변화와 무분별한 개발, 그리고 마구 베어짐으로 인하여 점차 사라져만 가고 있습니다. 제주 한란은 워낙 희귀해서 꽃이 필 때가 와도 자생지에서 꽃이 피어 있는 모습을 보기란 안타깝게도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일반인이 함부로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한 서귀포시 돈네코의 자생지 보호구역 안에서는 해마다 때가 되면 탐스럽게 꽃이 핀 한란들을 볼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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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연유산 “한란” (사진작가 이명호 제공) |
조선시대 영조 5년(1775) 제주목사였던 여암 신경준의 《여암유고(旅庵遺稿)》에 우리나라에서는 제주에만 일경다화(한 꽃대에 여러 송이 꽃이 피는 종)인 난이 있다는 기록이 있는데 바로 한란을 일컬은 것으로 보이며 당시 상황으로는 숲속 어디에서나 쉽사리 찾아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요. 제주 한란은 멸종위기에 처한 우리 고유의 식물자원으로 자생지와 그곳의 한란들을 잘 보존하여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소중한 자연유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