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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선? 김장군은 어찌 되었는가?”

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3 위기의 장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이순신의 함대는 바다위에서 돌연 정지 상태에 돌입하였다. 적의 동태를 탐지하고 돌아온 귀선을 도중에 만났기 때문이었다.

“자네의 말이 모두 사실인가?”

정도령은 경직된 얼굴로 되물었다. 서아지는 매우 신중한 기색으로 답변하였다.

“분명하옵니다. 저희들 모두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한 사실입니다.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허튼 수작을 늘어놓겠습니까.”

하기야 서아지의 보고를 받고 있는 사람들의 명망은 조선을 들썩일 정도의 신분을 소유하고 있었다. 통제사 이순신을 비롯한 광해군 이혼이 바로 당사자였기 때문이다.

 

 

“일본의 대규모 함대가 가덕도 부근에 대기하고 있다고 했느냐?”

광해군의 질문에 서아지는 고개를 땅바닥에 닿을 정도로 숙였다.

“우리 함대를 기습 공격 하고자 함이 분명하옵니다.”

“100 척이 훨씬 넘는다고?”

“거의 200 여 척에 가까웠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마치 성을 옮겨놓은 것과 흡사한 아타케부네(安宅船)가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 함선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승선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순신의 눈에서 정광이 쏟아졌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배인가?”

“그런 화려한 대선은 처음 목격한지라......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에는 정도령이 물었다.

“김충선? 김장군은 어찌 되었는가?”

서아지는 사실대로 아뢰었다.

“귀선을 발각 당하지 않으려면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 했습니다. 그 임무를 준사가 기꺼이 수행 하였습니다. 부산 가덕도에서 함정을 파고 대기하고 있는 왜적 함대에 대한 소식을 빨리 전달해야 했기에 소생은 전력을 다해서 귀선을 몰았습니다. 그리고 김장군은 적의 포로가 된 준사를 구하기 위해서 가덕도로 잠입을 시도 하였습니다. 소생이 본래 하고자 했던 임무를 김장군이 대신한 것입니다.”

통제사 이순신의 표정이 한순간 경직되었다.

 

“김장군의 생사 여부를 알 수 없다는 말인가?”

“그러하옵니다. 준사를 구출하는 것은 사실 너무 무모한 계획이기는 했습니다. 다만 김장군은 의리가 남다르고 신의가 워낙 두터우며 신념이 바다와 같은 친구이기에 도저히 만류할 수가 없었습니다.”

때마침 그 자리에는 광해군을 측근에서 호위하는 일당백 원사웅과 남장의 호위무사 장예지도 함께하고 있었다. 장예지는 그만 다리에 힘이 빠져서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 김충선이 그런 무모한 행동을 감행 했다면 그건 자살 행위와 다름이 없지 않는가. 단신으로 수만의 왜적들을 어떻게 감당한단 말인가.

‘사부......!’

집념과 격정이 서려있는 이순신의 동공이 바다 위로 시뻘겋게 떠오른 태양을 삼키고 있었다.

“김장군은 그리 쉽사리 내 곁을 떠날 장수가 아니다. 우리의 약조를 그가 그리 쉽게 포기할 리는 없지. 그는 살아남을 것이야.”

압권은 정도령의 말이었다.

“김충선 장군의 명운(命運)은 이 사람이 좀 알고 있지요. 여기 있는 누구보다도 장수할 상(相)입니다. 전혀 염려하시지 않아도 되옵니다.”

광해군이 무거운 분위기를 진정 시키려고 좌중을 둘러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