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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처음 보는 풍경에 벅찬 판소리 “고고천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44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치어다보니 만학천봉이요, 굽어다보니 백사지로다. 허리 굽어진 늙은 장송, 광풍을 못 이겨 우쭐우쭐 춤을 출 제, 원산은 암암, 근산은 중중, 기암은 촉촉, 뫼산이 울어, 천리 시내는 청산으로 돌고, 이 골 물이 주르르르르, 저 골 물이 콸콸, 열에 열두 골 물이 한데 합수쳐 천방자 지방자 얼턱져 구비져 방울이 버끔, 저 건너 병풍석에다 마주 쾅쾅 마주 쌔려”

 

위는 “고고천변일륜홍”으로 시작하는 판소리 <수궁가> “고고천변” 한 대목입니다. 이 사설은 별주부가 처음으로 수궁 밖을 벗 어나 용왕의 병에 쓸 토끼의 간을 구하러 세상으로 나오는데 풍경이 모두 새롭고 감당할 수 없으리만큼 벅찬 느낌을 담은 것입니다. “시내는 푸른 산을 돌아 이 골 물은 주르르르르, 저 골 물은 콸콸, 열두 골 물이 합쳐져 구비져서 물방울이 일고” 한자말이 섞이긴 했지만 아름다운 우리말을 잘 구사한 소리라 하겠지요. 그만큼 자연을 기막히게 표현한 것으로 워낙 인기가 있어 진작부터 따로 불리고 있는 대목입니다.

 

 

‘고고천변’은 중중모리장단의 비교적 경쾌한 창법에 우조(국악 오음의 하나인 ‘우’ 음을 으뜸음으로 하는 조)로 불렸기 때문에 노래의 성격이 씩씩하면서도 엄숙한 분위기를 표현합니다. 판소리에서는 이 “고고천변‘처럼 가사 첫머리를 제목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춘향가> 가운데 ’쑥대머리‘나 <심청가> 가운데 ’범피중류‘가 그것입니다. <고고천변>을 음반으로 취입한 명창으로는 임방울, 송만갑, 김창환, 김연수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