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나명하)과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진옥섭)은「2020년 덕수궁 풍류」 특별행사인 고궁무악전(古宮舞樂傳) 공연을 덕수궁 중화문 앞 특설무대에서 11월 5일(목)부터 11월 8일(일) 4일 동안 진행한다.
* 공연시간 : 14:00~15:30 (소요시간 90분 안팎)
고궁명무전 이후 11년 만에 다시 여는 ‘판’고궁무악전(古宮舞樂傳)
고궁무악전(古宮舞樂傳)은 2009년 덕수궁에서 전통춤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 고궁명무전(古宮名舞傳)에 이어 11년 만에 두 번째로 성사된 특별한 프로젝트다. 전통춤 대가, 판소리 명창과 퓨전국악의 젊은 음악인, 현대무용 스타들이 어울려 덕수궁을 들썩이는 판으로 만들 이번 공연은 고궁명무전을 기획했던 진옥섭 이사장이 다시 한번 심혈을 기울였다.
판소리 명창과 전통춤의 대가들
4일 동안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전통의 대가들이 모두 모였다. 특히 판소리와 전통춤에서 보유자로 지정된 실력있는 명창ㆍ명인들을 한자리에서 볼 기회이다.
2020년 판소리 보유자 김영자ㆍ정회석ㆍ이난초 명창
2020년 판소리(제5호) 보유자로 인정받은 김영자(11.5), 이난초(11.7), 정회석(11.8) 보유자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 9월 보유자로 인정된 김영자 명창은 풍부한 창극 활동을 통해 우러난 발림*과 아니리* 표현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이번 무대에서도 심청가 한 대목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영자 명창과 함께 보유자로 인정된 정회석 명창은 정재근-정응민-정권진으로 이어지는 판소리 명창 집안의 출신으로 보성소리**를 잘 구사하면서 중하성(重下聲)이 특징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흥보가를 소개한다.
* 발림: 창자(唱者)가 몸짓과 손짓 등 동작을 통해 표현하는 것. ‘너름새’라고도 함
* 아니리: 창자(唱者)가 창을 하는 중간에 장단 없이 말로 연기하는 부분
** 보성소리: 정응민 명창이 여러 스승으로부터 배운 서편제, 동편제 소리를 집대성하여 이룬 판소리 유파로, 전남 보성을 근거지로 전승하여 붙은 이름
지난 6월 판소리(흥보가) 보유자로 인정된 이난초 명창은 7살부터 고 김상용, 김흥남 명창에게 사사 받은 호남 예인 집안 출신으로 고 강도근 전 보유자로 이어진 동편제 소리를 정통으로 계승하였다. 안정적인 창법으로 전라북도 남원을 기반으로 하여 많은 제자를 양성하고 있는 그의 흥보가를 고궁무악전에서 만나보자.
* 동편제: 판소리 유파 중 하나. 웅장하고 화평한 소리가 특징임.
전통춤 분야의 신규 인정 보유자 : 승무의 채상묵, 태평무의 이명자, 박재희 등 출연
또한, 전통춤 분야에는 2019년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인정받은 승무(제27호)의 채상묵 보유자, 태평무(제92호)의 이명자, 박재희 보유자, 그리고 살풀이춤(제97호)의 양길순, 정명숙, 김운선 보유자 등이 무대에 선다. 장기간 보유자가 없었던 승무, 태평무, 살풀이춤의 보유자들을 4일 동안 볼 수 있는 판이다. 이매방류의 승무 채상묵 보유자(11.5)와 이매방류 살풀이 정명숙 보유자(11.6), 강선영류의 태평무 이명자(11.6), 한영숙류의 태평무 박재희(11.8), 김숙자류의 양길순(11.5), 김운선(11.8) 보유자의 무대가 펼쳐진다.
현대무용 스타 발레리나 김지영, 무용가 이광석 등 화려한 출연진
이번 공연에서는 토슈즈를 벗고 어머니를 위한 춤을 그리는 김지영 전 발레리나(11.5), 댄스컴퍼니 미디우스를 이끄는 현대무용가 이광석(11.7) 등 현대무용계에 굵직한 대가들이 함께한다.
러시아 유학 졸업 공연 중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기리는 ‘그녀를 부르는 노래’
김지영 경희대 교수(전 국립발레단 수석)는 러시아 유학시절 돌아가신 어머니를 겨울을 앞둔 덕수궁에서 춤으로 기린다. 국립발레단 출신의 대표적인 발레리나였던 김지영 교수는 이번 공연에서 노름마치(대표 김주홍)의 국악 장단과 구음에 따라 춤을 춘다. 1996년 6월, 18살 때 세계 최정상 발레학교 바가노바 졸업 공연 무대. 객석 둘째 줄에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앉아있던 어머니는 발레를 하겠다고 애를 먹이던 늦둥이 막내딸이 유학 4년을 담은 무대에 선 순간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작년 6월 국립발레단 수석을 내려놓고 경희대학교 교수로 더 자유롭고 편안하게 춤출 수 있게 된 김지영 교수는 그렇게 어머니를 기리는 ‘그녀를 부르는 노래’로 무대에 오른다. 지난 28일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폐막 공연을 놓쳤다면 이번 기회를 주목해보자.

고요와 적막 속에 춤추는 댄서 이광석이 해석하는 ‘승무’
오랜 시간 댄서로 활동하며 최고의 댄서로 인정받고 있는 현대무용가 이광석이 전통춤 승무를 재해석한 무대를 준비했다. 댄스컴퍼니 미디우스를 이끄는 대표이기도 한 이광석은 2017년 청각장애인이라는 자전적 이야기를 예술로 승화한 공연 ‘사운드’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공감하는 이야기를 춤으로 풀어낸 바 있다. 고요와 적막 속에서 홀로 중심을 잡고 일어나며 심장박동과 맥박을 춤으로 표현하는 그의 무대는 보는 이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이밖에 11월 5일에는 아쟁명인 김일구, 퓨전국악 바라지가 11월 6일에는 판소리(심청가) 신영희, 대금명인 원장현, 퓨전국악 노름마치, 11월7일 거문고산조 김무길, 한량무 임관규, 남무의 국수호, 현대무용 이윤경, 마지막 11월 8일에는 가야금산조 지성자, 한국의집예술단, 현대무용가 알렉산드로가 출연한다. 사회는 국악인 박애리, 오정해, 박인혜가 차례로 맡는다.
덕수궁 중화문 앞 특설무대에서 펼쳐지게 되는 고궁무악전(古宮舞樂傳)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100석 미만으로 현장 관람석을 조성하며, 모든 관람객은 발열체크와 개인별 문진표(QR)를 작성한 뒤 입장할 수 있다. 공연 관람은 무료(덕수궁 입장료별도)이며, 덕수궁 현장에 오시지 못하는 관람객들을 위해 유튜브한국문화재재단, 유튜브 궁중문화축전에서 온라인 생중계를 진행한다.
「2020년 덕수궁 풍류」 특별공연인 고궁무악전(古宮舞樂傳)을 통해 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따뜻함을 받으실 수 있기를 바라며, 자세한 사항은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royal.cha.go.kr)와 한국문화재재단(www.chf.or.kr) 누리집 또는 한국문화재재단 활용기획팀(☎02-3210-4805)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