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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김동석, 세계인명사전출판협회 <평생공로상>에 뽑혀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518]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소를 잃고도 외양간 고치지 않는 부끄러운 문화정책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명문대학 UCLA의 한국음악과가 2004년부터 폐과 위기에 놓이게 되어 교수, 졸업생, 학생, 교포들이 백방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끝내 그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는 이야기를 했다.

 

당시 한국일보 L.A 지사의 사설란에는 UCLA <한국음악과>의 지속적 유지를 위해서는 한국정부의 역할이 주목되니 영사관, 문화원이 본국 정부에 알려 긴급대책을 강구하라는 주문을 하고 있었다는 이야기, 그러나 한국정부는 이를 외면했고, 결국 2014년, 10위권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문화자존심은 여지없이 무너져 부끄럽게도 문을 닫게 되었고, 김동석 교수는 후임자 없이 학교를 떠나게 되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학교를 떠난 이후, 그가 어떠한 활동을 해 왔는가 하는 이야기를 해 보기로 한다. 그의 말이다.

 

“어려서부터 한 눈 파지 말고 한 우물만 파라”는 말을 들었지요, 각자의 삶이 한 우물만 파고 살기에 충족한 삶인지, 아니면 잘못된 길인지는 지나 봐야 그 결과를 알게 됩니다. 나의 삶은 내가 좋아서 택했든, 아니면 어쩔 수 없는 환경 때문이었든, 내가 국악이라는 한 우물을 파고 지금껏 살아 온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때로는 굳은 암반도 나타나고, 때로는 다른 길로 가서 물줄기도 놓치고, 파 놓은 구덩이가 한순간에 무너져 버리기도 했지요. 그러나 이러한 일 들이 생길 때마다 나를 짓누르고 있던 잡념이나 망상으로 자신을 잃고 낙담 했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 갑니다.” 그는 자신을 잃고 낙담했던 경험도 털어놓는다.

 

 

“힘들었던 과정의 하나라면 같은 일을 하는 몇 명 되지 않는 동료들과의 불협화음으로 괴로워했던 일도 있었고, 그들로부터 질시를 당하거나 이유 없는 원망을 받을 때, ‘내가 너무 앞섰나?’ 하는 생각에 서글프고 괴로웠지요. 그러나 그럴 때마다 좋은 친구들의 협조와 격려가 더 나를 채찍질해 주었던 기억이, 그래서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고맙고 감사한 일이지요.

 

 

특별한 친구로는 이미 고인이 된 김영욱이란 친구가 옆에 있어 준 것도 힘이 되었고, 한국에 살면서 어려울 때마다 나에게 용기와 힘을 잃지 않도록 격려해 준 단국대 교수 서한범이란 친구에게도 많은 위로를 받았지요. 이 두 친우는 내게는 내 피붙이보다 더 가깝고 살가운 친구들이어서 내 평생 크나큰 힘이 되어 주었던 잊지 못한 친구들이었습니다.”

 

 

그는 학교를 떠난 후에도, 교육활동이나 공연활동에 대해서도 전과 다름없이 활발하게 진행해 온 것으로 보인다.

 

 

“생각하기도 괴로운 사건입니다만, 2014년 UCLA 한국음악과는 그동안 마련해 놓은 예산이 바닥이 나 버렸습니다. 10년을 도와주기로 한 부산의 서전학원도 더는 후원금을 보내줄 수 없게 되었고, 2014년 가을학기부터 한국음악과는 폐과를 하게 되었지요. 안타까운 현실 속에 나도 정든 학생들과 강의실을 뒤로 하고 은퇴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UCLA 외의 학교나 교육기관에서 해 오던 강의나 연주와 같은 활동들은 그 후에도 계속해서 진행해 오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우선, 훼어홱스(Fair Fax)고등학교에서 한국음악을 가르치고 있어요. 다행스럽게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이전에 L.A 교육국으로부터 <한국음악> 수업이 세계음악 강좌(world music classes)의 하나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수강생들은 매 학기 5학점, 일 년에 10학점의 예술과목 이수가 인정되어 있어 대학진학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지요. 그뿐만 아니라, 이들은 <한국의 날> 행사를 비롯하여, 학교의 행사, 그리고 크고 작은 커뮤니티 행사에 참여하여 현재까지 많은 공연을 해 오고 있습니다. 요즈음에는 집에서 zoom을 통한 수업을 하고 있지요.”

 

또한, 그가 단장으로 있는 <한국음악무용예술단>의 학교 순회공연수업도 계속되고 있어서 매해 100회 이상의 공연을 했다고 말한다.

 

“L.A 음악센터를 비롯하여 L.A 근교 백마일 인근에 있는 초, 중, 고교의 학교 수업을 계속하고 있으며 매주 토요일에는 얼바인(Irvine)시에 있는 중 고등학생들에게 사물놀이 지도, L.A에서는 매주 일요일 백여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타악을 지도하고 있어요. 이들은 <한국의 날> 퍼레이드를 비롯해서 <할리웃 볼 한국음악 축제>, 인근 소도시에서 개최하는 많은 민속예술 행사장 곳곳에서 우리가락을 선보이며 자랑하고 있지요. 특히 2017년 5월부터 7월까지 샌티애고(San Diego)에서는 매일 3회씩 <한국음악무용예술단>의 공연이 이어졌는데, 한국의 전통예술이 한 장소에서 그토록 오랜 기간 공연한 적은 없었습니다.”

 

 

기타 해마다 6월과 7월에는 LA <한국문화원>, 또 흘래톤 대학(Fullerton college)이 여는 교사들을 위한 한국문화 세미나를 비롯하여 타 커뮤니티 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요즈음은 zoom을 통한 행사로 지난 1월에는 서울대 동창들을 위한 “한국음악의 이해”, 2월에는 “음악 동호인”들을 위한 강연, 교사들을 위한 “한국음악과 중국음악 비교 듣기” 등등 나름대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간들도 보람을 느끼는 활동이겠지만, UCLA 교수로 몸담고 있으면서 학생들에게 한국음악을 지도하던 그 시절에 견줄 수 있을 것인가?!

 

 

얼마 전, 그는 세계 인명사전 출판협회로부터 한국음악의 연구와 보급 활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는 <평생공로상>에 뽑혔다. 권위를 자랑하는 수상 소식을 전해 들은 주위 사람들은“한눈 팔지 않고 평생 한 우물을 판 노력의 댓가”라는 축하의 인사를 보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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