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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12가사(歌詞)’의 전승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522]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미추홀 정가원>이 평소 어린 학생들이나 어머니반 회원들에게 시조와 민요를 중심으로 하는 공연이나 강좌를 열어왔다는 이야기, 지난겨울 “렉쳐 콘서트 시리즈 1, ‘박금례의 정인가담(情人歌談)’을 기획, 코로나 정국에서도 가사, 평시조, 지름시조, 송서(誦書), 경기좌창과 민요, 전통무용을 중심으로 하는 비대면 공연으로 성공을 거두었다는 이야기, 평균수명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여성들의 중년기가 길어지고, 갈등과 스트레스, 우울감 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정가원에서는 전통음악과 무용을 선택해 왔기에 이곳은 학교의 기능을 지닌 동네의 배움터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지난주에 언급한 바 있던 수양산가, 곧 가사(歌詞)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하였는데, 독자들의 질문과 소개의 요청이 있어 이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기로 한다.

 

가사(歌詞)란 가곡, 시조와 함께 정가에 속해 있는 노래이다. 그러나 그 노랫말의 형태는 구별된다. 가곡이나 시조는 초장, 중장, 종장의 3장 형식을 취하고 있는 시조(時調) 시(詩)를 노랫말로 하지만, 가사는 비교적 장가(長歌)에 속하는 노랫말을 취하는 성악이다. 그런데 가사의 노랫말은 작자가 분명치 않은 곡이 대부분이다.

 

 

<어부사(漁父詞)>를 지었다고 전해지는 이현보를 빼고는 누가 곡조를 지었는지 지은이가 분명치 않거나 모르는 실정이다. 아마도 부르는 사람들에 의해 구전으로 전해오는 노래가 아닐까 한다.

 

《고금가곡》이나 《청구영언》, 《남훈태평가》, 《가곡원류》 등에 가사 음악의 사설이 수록되어 있고, 《일사금보(一蓑琴譜)》에는 <춘면곡>의 악보가 양금보로, 《삼죽(三竹)금보》에도 거문고 악보로 된 가사 몇 곡이 전해오고 있다. 이처럼 양금이나 거문고의 악보로 가사창이 기록되어 있다고 해서 현악기를 가사의 반주악기로 보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당시 악보를 제작할 수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글을 알거나, 거문고나 양금과 같은 줄풍류에 참여하는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선비층이었다. 그래서 그들이 평소에 잘 다루어 온 악기의 기보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만일 가사의 노래선율을 현악기보로 채보했다면 그 복잡한 노래의 가락이나 잔가락, 시김새 등을 제대로 채보한다는 것이 불가능했을 지도 모른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가사음악은 현재 12편의 노래가 전해오고 있다. 그래서 이를 <12가사>라 부른다. 그 12 곡명은 백구사(白鷗詞), 춘면곡(春眠曲), 상사별곡(相思別曲), 죽지사(竹枝詞), 황계사(黃鷄詞), 수양산가(首陽山歌), 양양가(襄陽歌), 처사가(處士歌), 어부사(漁父詞), 행군악(行軍樂, 또는 길군악), 권주가(勸酒歌), 매화(梅花)타령 등이다.

 

가사음악의 12곡처럼 서울의 좌창도 12잡가를 정해놓고 있다. 판소리도 현재 5마당만이 전해오고 있으나 원래는 12마당이었다.

 

근대의 12가사 전승은 온 나라에 걸쳐 다양하게 전승이 되었으나, 특히 1920년대 이후에는 하규일이 이왕직아악부(국립국악원 전신) 아악생들에게 <상사별곡> 등 8곡을 가르쳤고, 임기준은 <처사가> 등 4곡을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이병성을 비롯한 이주환, 김기수, 홍원기와 같은 제자들을 배출해 냈다. 이 제자들은 다시 1950년대 국립국악원을 중심으로 일반인들에게 전승을 시키는 한편, 국악사양성소 학생들에게 가사를 가르쳐 오면서 그 이후에는 가사음악의 전승이 비교적 널리 퍼졌던 것이다.

 

꼭 40년 전, 1981년 5월 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정농악회 회원들이 가사 12곡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6곡을 박문규, 이동규, 김경배 등 3인의 창자가 발표한 것이다. 나머지 6곡은 같은 해, 가을에 예정하고 있었다. 백구사와 춘면곡은 박문규 창으로 발표되었고, 반주진은 대금 김성진, 피리 박인기, 해금 강사준, 단소 봉햬룡, 장고 김태섭 등이 출연하였다.

 

 

 

또 상사별곡과 죽지사는 이동규의 창이었으며, 반주는 대금의 홍종진, 피리에 서한범, 해금에 조운조, 장고에 김태섭 등이었다. 그리고 황계사와 수양산가는 김경배 창, 대금 이동복, 피리 정재국, 해금 김천흥, 장고 박문규 등이 출연하였다. 근래에는 이 12가사를 한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완창 발표한 예는 없는 것으로 안다. 부르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들, 곧 창자나 청자의 욕구가 맞아떨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윤재천의 <12가사 연구초>라는 글에 따르면 “가사음악은 조선조 중종 이후 선조 사이에 무르익어 향토적인 가락에 옮겨진 것으로 점잖고 유장한 맛이 있으며 풍류적인 서정을 담고 있다.”라고 밝히고 있으며 12잡가와 다른 점은 내용보다 창조(唱調)에 있다고 하였다. 또한 “시조와 같이 음계는 대개 계면조로 이루어지며 향제(鄕制)에 속하고, 단조로운 가락의 반복이 많고 남창가곡과 달리 세청을 쓰는 점”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음계에 관해서는 다른 주장들이 있어 차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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