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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밥 대신에 먹던 토종 과일 참외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61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참외라는 이름에서 ‘참’의 의미는 / 그 이치를 내 따져 알 수 있다네 / 짧은 놈은 당종(唐種)이라 부르고 / 긴 놈은 물통이라 부른다지 / 베어놓으면 금빛 씨가 흩어지고 / 깎아놓으면 살이 꿀처럼 달지 / 품격이 전부 이와 같으니 / 서쪽 오이란 말과 한가지라네”

 

위는 조선중기의 이응희(1579-1651)가 지은 “참외[眞瓜]”라는 시인데 어찌나 토속적이고 소박한지 한 편의 풍속화 같다는 평을 듣습니다. 이렇게 자세한 묘사한 시도 있지만 허균의 《도문대작(屠門大嚼)》에는 “참외는 의주(義州)에서 나는 것이 좋다. 작으면서도 씨가 적은데 매우 달다.”라고만 나옵니다. 또 참외는 《고려도경(高麗圖經)》에 그 이름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고려시대 부터 참외를 즐겨 먹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일제강점기에 나오던 《별건곤(別乾坤)》이라는 잡지에는 알록달록한 개구리참외, 겉이 노란 꾀꼬리참외, 색깔이 검은 먹통참외, 속이 빨간 감참외, 모양이 길쭉한 술통참외, 배꼽이 쑥 나온 배꼽참외, 유난히 둥그런 수박참외 등이 소개돼 다양한 종류의 참외가 있었음을 알게 해줍니다. 그밖에 쥐똥참외라는 것도 있었는데 맛이 없어 아이들이 장난감으로만 갖고 놀았다고 하지요.

 

참외는 조선시대에는 양반이나 상민 구분없이 신분의 귀천을 막론하고 즐겨 먹었던 과일이었으며, 보릿고개를 겨우 넘긴 백성이 가을철 벼가 익기 전까지 식량이 떨어지면 밥 대신에 먹는 양식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를 증명하듯 1933년 7월 23일 자 동아일보에는 “경성에서 하루 먹어 없애는 참외 중 금과는 약 만 접(1 접 100개), 수박 만 개가량 팔린다.”라는 기사가 보입니다. 이제 개구리참외 따위는 잘 볼 수 없지만 중국이나 일본 어느 나라에도 없는 토종 과일 참외는 우리 겨레에게 참으로 친근한 과일이며, 이제 한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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