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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한옥집을 지키는 마지막 매듭 빗장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61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축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빗장수비'를 아실 것입니다. 이탈리아 축구 대표 팀 ‘아주리 군단’은 ‘빗장수비’로 유명하지요. 아무리 뚫으려 해도 빗장을 지른 것처럼 뚫리지 않는 수비 덕분에 붙은 별명입니다. 한옥 문에는 이 빗장이 또 다른 자물쇠 구실을 합니다. 한옥을 짓는 마지막 매듭이 빗장이라고 할 정도로 한국 전통건축은 빗장에 공을 들였습니다.

 

 

‘빗장’은 문을 닫은 뒤 그 중간쯤에 나무나 쇠로 만들어진 긴 막대를 가로질러서 열리지 않도록 하는 막대입니다. 구멍을 파 빗장을 질러 넣어 걸리도록 덧대어 놓은 나무를 둔테(빗장걸이)라고 하지요. 빗장에는 주로 거북무늬가 많이 쓰이는데 그 까닭은 거북이 십장생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거북머리인 귀두(龜頭)는 남성의 생식기를 닮아 생명과 다산(多産), 번창의 기원을 담고 있습니다.

 

“이제는 빗장을 풀겠습니다. / 어둡고 험한 세상 살면서 / 가리고 잠갔던 / 마음의 빗장을 풀겠습니다.” 석정희 시인은 그의 시 <빗장을 풀고>에서 이제는 마음의 빗장을 풀겠다고 합니다. 요즘 대다수 문에서 쓰는 도어록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해학과 예술성이 빗장 하나에도 곁들여 있음을 새삼 다시 보게 되는데 우리의 마음에도 해학을 담아 빗장은 지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