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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시조창은 시절가 , 또는 시절단가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541]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시조의 학습을 위해서는 쉬운 악보의 제작, 지도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내포제 시조의 확산을 위해서는 도내(道內)공직자들과 교사들을 동호인으로 안내해야 하며, 국내외 방문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그러면서 동 보존회는 이제까지 추진해 온 발표회, 경연대회, 강습회 등을 꾸준히 지속시켜 나가야 한다는 당부의 이야기도 하였다.

 

이번주에는 시조음악에 관한 일반 상식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본래 시조, 또는 시조창은 <시절가>, <단가>, <시절단가>라는 명칭으로 불러온 노래였다. 시조는 조선조 영조 무렵, 신광수(申光洙)의 《석북집(石北集)》 관서악부에 보이는 시구(詩句, 곧 “ 일반 시조에 장단을 배열한 것은 장안에서 온 이세춘(李世春)으로부터 비롯한다”는 내용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작 그 악보는 순조 때, 서유구의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유예지(遊藝志)편에 전하는 시조 악보라는 점에서 200여년을 헤아린다.

 

이 악보를 해독하여 세상에 알린 장사훈 교수는 이 시조가 현행 경제(京制)의 평시조라는 점을 밝혔으며, 그 이후 평시조는 가곡의 다양한 곡조 형태를 따라 여러 가지 곡조가 파생하게 되었고, 지방으로 확산되면서 지방 특유의 멋을 살린 지방제 시조, 곧 향제(鄕制)시조가 전해오게 된 것이다. 경제나 향제시조, 구분할 것 없이 가장 일반적이고 대표적인 시조가 바로 평시조이다. 평시조라는 용어에서 <평(平)>이라는 명칭은 곧 가곡의 <평거(平擧)>와 같이 처음 부분을 높지도, 그렇다고 낮게도 내지 않는, 곧 보통의 높이로 부른다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또한, 중허리시조는 가곡의 <중거(中擧)>와 같이 초장의 중간부분을 높이 들어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중거시조라고도 한다. 지름시조는 가곡의 <두거(頭擧)>와 같이 머리 부분을 들어낸다고 해서, 곧 처음 시작하는 부분을 높이 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높이 낸다고 하는 표현은 소리를 질러내는 창법이므로 이를 지름시조, 또는 질음시조 등으로 부르고 있다.

 

지름시조에는 남창과 여창이 있으나, 가곡처럼 엄격하게 남창은 남성, 여창은 여성이라는 엄격한 구분없이 서로 엇바꾸어 부르기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설시조는 농(弄)시조, 또는 엇시조라고도 하는데, 이 이름 역시 가곡 중, <언롱(言弄)>의 형태를 본받은 시조이다. 사설 지름시조는 사설이 말하듯 지름시조에 비하면 말의 자수(字數)가 많은 편인데, 주로 중장(中章)의 장단을 더 확대시켜 부르며 종장은 아무리 자수가 많아도 원래의 장단 내에서 사설을 처리한다.

 

 

12가사의 예능보유자이면서 국립국악원, 국악협회, 중앙대 등에서 시조창을 지도해 온 고 이양교(李良敎) 명인은 특히 지름시조와 사설시조를 잘 불렀다고 한다. 그는 어려서부터 지방에서 시조를 접하게 되었고, 서울에 와서도 당시 이름있는 명창들에게 두루 배웠기에 그 공력을 인정받았던 것이다.

 

“본인은 충남 서산 출신으로 그곳에서 이문교(李文敎), 유병익(益)선생에게 사설시조를 배운 뒤, 17살에 서울로 올라와서 김제 출신의 유병철(柳炳喆), 전주의 조을봉(趙乙鳳), 순천의 최병제(崔秉濟), 보령의 이계석(李啓錫)명창들에게 시조공부를 하였다. (중략)

 

이양교는 시조창에 관한 이론적 배경과 실제의 창을 악보로 제작하여  『시조창보(時調唱譜)》라는 책을 발간하였는데, 자신이 부르고 있는 시조창이 정통계보임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김진홍(金眞紅)여사, 장사훈교수, 김태영과 한창환 선생에게 시조창을 배웠다. 한성권번 출신의 김진홍 여사 가락은 당시 한성권번의 사범이었던 추교신, 장계춘, 주수봉에게 배운 가락이어서 전통의 시조임을 알 수 있고, 장사훈 교수는 그가통성을 지니고 있으며, 김태영과 한창환에게 배운 시조창은 당대 시조와 경서도창의 대가였던 최상욱의 가락이어서 정통의 맥이 담긴 노래라 할 것이다.“

 

가곡창은 삭대엽 계열의 전반부와 농(弄),낙(樂),편(編) 계통의 후반부로 구분된다. 처음 <초수대엽>이나 <이수대엽>의 곡조들은 점잖고 다소 근엄한 노래 분위기가 이어지다가 후반부의 농조(弄調)로 내려오면서 풀리기 시작한다. 즉 흔들거리는 노래표현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그 뒤로 이어지는 낙조(樂調), 즉 <우락>이나 <언락> 등으로 내려오면 한결 즐거운 분위기로 바뀌며 편(編)으로 이어져서는 장단도 빠르게 이어간다. 이처럼 엇(旕)이나 언(言)은 높기도 하지만, 자못 즐거운 분위기도 표출하는 곡명이다. 그 외에 우조(羽調)시조나 우조 지름시조도 있는데, 우조 중심의 시조창을 가리키는 명칭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