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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늦가을 설악산 단풍과 신흥사(新興寺)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설악산에서 동해안 쪽으로 가파른 설악의 산봉우리와 함께하고 있는 신흥사는 신라 통일기에 세워진 고찰이다. 서기 652년 이곳에 처음 절을 세운 스님은 황룡사 구층탑을 세웠던 자장율사로, 창건 당시에는 향성사(香城寺)하 하였으나, 얼마되지 않아 화재로 소실된 뒤, 의상대사가 향성사의 맥을 잇고자 그 이름을 선정사(禪定寺)라 하였다. 이때 의상대사가 세운 선정사는 본래 향성사터가 아닌 부속암자였던 능인암터에 세운절이었다. 이후 선정사는 900여년간 불교의 맥을 이으며 왔으나, 조선 중기 인조 22년(1644) 또 다시 전체 사찰이 소실되고 말았다. 

 

이후 다시 선정사의 절터에 절을 짓고 신흥사라 부르게 되었다. 현재의 모든 건물들은 오래된 것들이 1700년 대에 지어진 것이며, 다만 극락보전에 모셔진 불상은 선정사 당시에 봉안했던 불상으로 의상대사가 직접 조성한 3불상의 하나라고 있다. 1700년 초기에 지어진 주요 전각으로는 극락보전, 명부전, 보제루, 칠성각등으로 현재 신흥사내 주요 문화재다. 그런데 이후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도 주요 건축물들이 소실되지 않음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었으나, 한국전쟁 당시 한국군이 이곳 신흥사에 임시 주둔할 당시 보제루에 소장되어있던 귀한 목판들을 병사들이 추위를 잠시 피하기 위하여 모닥불을 피워 불태웠다고 하니,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전쟁 중 겨울이 닥치자 병사들이 보제루에 올라가서 목판들을 꺼내와 불을 피우는 모습을 본 당시 중위였던 리영희는 깜짝놀라 소각을 멈추게 하고 나머지 경판들을 구하여 현재 신흥사성보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다. 신흥사 경판은 조선시대에 스님들이 공부하기 위하여 만든 것으로 한자, 한글, 범어 등으로 쓰여진 것인데, 세계 불교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유일한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일로 온전한 모습이 아니게 된 애석한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현재 남은 경판은 277판으로 그나마 다행이다. 아무리 귀한 보물도 돼지눈에는 무의미하다. 마치, 팔만대장경도 그 의미를 모르면 빨래판 만도 못한 나무장작이라고 여기는 것과 다름없다. 

 

이런 고단한 역사를 겪어오면서 그 이름이 오늘날에는 신흥사로 바뀌었는데, 신흥사(新興寺)란 이름을 갖게 된 사연은 다음과 같다. 설악산 신흥사 대법당서채기에 따르면 '석가모니 부처님이 생존시에는 설산(히말라야산)에서 수도와 고행을 하여 결국에는 깨달은 부처님이 되었다. 그런데 이곳은 많은 설악의 산봉우리 중에 미륵봉이 있고, 층층의 바위로 이루어진 험한 설악산에는 석가모니불이 깨달음을 구하기 위하여 수행하던 피팔리굴 같은 금강굴이 있으니, 이 곳은 이미 새롭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수행처가 된다는 의미에서 신흥사로 절이름을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험하고 수려한 설악산의 봉우리들로 둘러싸인 신흥사는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절 가운데 하나다. 사계절 아름답지 않은 계절이 없지만, 한해를 마감하는 가을철 산천초목 푸르던 잎들을 떨구고 조금이나마 노랗고 붉은 단풍이 남아있는 11월 하순에 둘러보는 설악산과 신흥사도 아름다웠다. 

 

<신흥사의 문화재들>

1. 설악동 입구 길가에 있는 향성사터 삼층석탑 : 보물 제443호 ★불국사석가탑과 같은 형식의 석탑

2. 신흥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 보물 제1721호

3. 신흥사 목조지장보살 삼존상 : 보물 제1749호

4. 신흥사 극락보전 : 보물 제1981호

5. 신흥사 보제루 :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06호

6. 신흥사 명부전 :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66호

7. 신흥사 삼성각 :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7호

8. 신흥사 경판 :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5호

9. 신흥사 금고(金鼓) :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63호 ★금고는 쇠로만든 북

10. 신흥사 동종(銅鐘) :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64호 ★동종은 한국의 전통종으로 구리를 주원료로 만든 종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