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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에게도 도가 있다

[정운복의 아침시평 116]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장자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도척(盜跖, 도둑놈)의 부하가 도척에게 물었습니다.

“도둑질하는 데도 도(道)가 있습니까?”

 

도척이 대답합니다.

“어디에든 도가 없는 곳이 있겠느냐.

방안에 감춰진 것을 짐작으로 아는 것이 성(聖)이고,

훔치러 들어갈 때 먼저 들어가는 것이 용(勇)이며,

훔친 다음 맨 뒤에 나오는 것이 의(義)고,

훔치게 될지 안 될지를 아는 것이 지(知)며,

훔친 것을 골고루 나누는 것이 인(仁)이다.

이 다섯 가지를 갖추지 않은 채 큰 도둑이 된 자는 아직 없었다."

 

장자의 전편을 흐르고 있는 기본 사상은 제물론(齊物論)입니다.

제물은 모든 것이 차별 없이 하나라는 것이지요.

일종의 ‘차별 폐지법’인 셈입니다.

 

곧 도의 관점에서는 선과 악, 미와 추, 나와 너의 차별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길고 짧음을 이야기하지만

같은 길이라도 긴 것 옆에 가면 짧은 것이 되고

짧은 것 옆에 서면 긴 것이 됩니다.

 

 

왜 장자는 도둑 이야기를 하며

도둑질하는 것에도 도가 있음을 강조한 것일까요?

이는 국가를 다스리는 사람의 도리를 강조한 이야기입니다.

성(聖)과 인(仁)은 고사하고 의(義)나 용(勇), 지(知)가 없는 사람들이

통치자라고 군림하는 모습이 문제라는 것이지요.

 

권력을 가지면 교만해지기 쉽고, 공익보다 사익을 추구하기 쉽습니다.

권력 주변에 득실거리는 자들이라도

사람 냄새나는 일들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직장 내에서 위치가 상향 이동되는 것도 승진이고 권력입니다.

도(道)를 지켜 산다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값어치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