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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모레는 처서, 살사리꽃이 한창일 때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739]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모레 화요일은 24절기의 열넷째인 처서(處暑)입니다. 이제 우리를 힘들게 했던 불볕더위도 처분하고 가을을 재촉하는 건들바람이 부는 때지요. 이즈음 옛사람들의 세시풍속 가운데 가장 큰 일은 ‘포쇄(曝曬)’라고 해서 뭔가를 바람이나 햇볕에 말렸습니다. 부인들은 여름 장마에 눅눅해진 옷을 말리고, 선비들은 책을 말렸는데 책을 말리는 방법은 우선 바람을 쐬고(거풍, 擧風), 아직 남은 땡볕으로 말리며(포쇄)하며, 그늘에 말리기도(음건, 陰乾) 합니다.

 

 

처서 무렵 우리에게 익숙한 꽃은 한해살이풀 코스모스인데 토박이말로는 ‘살사리꽃’이라 부르지요. 코스모스는 멕시코가 원산지로 1910년 무렵 건너왔다고 하며, 가을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며 하늘거리는 모양이 참 아름답게 보여 ‘살사리꽃’이라고 했으리라 생각됩니다. 다만 이 아름다운 말은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코스모스의 잘못된 이름” 또는 “코스모스의 비표준어”라고 나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때쯤 생각나는 토박이말 가운데는 ‘가을부채’도 있습니다. 지금이야 사람들은 에어컨이나 선풍기로 여름을 나지만, 옛사람들은 부채로 여름을 견뎠지요. 그런데 그 부채도 처서가 지나고 건들바람이 불면 쓸모가 없어져 버립니다. 더울 때는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었지만 가을이 되면 아무도 찾지 않는 것이 바로 ‘가을 부채’입니다. 그래서 한 때 쓸모 있던 것이 철 또는 유행이 지나 쓸모없게 된 물건을 ‘가을부채’라고 하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