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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보다는 신라 때부터 써온 ‘한가위’가 좋아

우리 것을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것으로 밀어내지 말아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우리 겨레의 큰 명절 ‘한가위’가 채 20일도 남지 않았다. 곳곳에서는 벌써 명절 잔치가 시작된 듯하고 각 기업체는 명절맞이 선물 광고에 한창이다. 그런데 문제는 누구는 ‘한가위’라 쓰고 누구는 ‘추석’이라고 쓴다. 심지어 추석은 ‘秋夕’이라고 한자로 써 놓기도 한다. 혼란스럽다. 도대체 명절을 두고도 왜 각기 다른 말을 쓰는 것일까? 먼저 ‘추석’과 ‘한가위’의 말밑(어원)을 살펴본다.

 

 

 

먼저 중국에서는 가을을 셋으로 나눠 음력 7월을 맹추(孟秋), 8월을 중추(仲秋), 9월을 계추(季秋)라고 불렀는데 그에 따라 8월 보름을 중추라 했다. 그래서 우리도 예전 ‘중추절’이라 쓰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추석’이라는 말은 5세기 송나라 학자 배인의 《사기집해(史記集解)》에 나온 “추석월(秋夕月)”이란 말에서 유래한다. 여기서 “추석월”은 천자가 가을 저녁에 달에 제사를 지낸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우리 명절과 잘 맞지 않는 말이란 생각이다. 더구나 중국 사람들조차 이 말을 거의 쓰지 않는다고 한다.

 

그에 견주면 ‘한가위’는 뜻과 유래가 분명한 우리 토박이말이다. “한가위”는 ‘크다’라는 뜻의 '한'과 '가운데'라는 뜻의 '가위'라는 말이 합쳐진 것으로 8월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이다. 또 '가위'라는 말은 신라에서 유래한 것인데 다음과 같은 《삼국사기》의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신라 유리왕 9년에 나라 안 부녀자들을 두 편으로 갈라 음력 7월 열엿새 날부터 8월 보름까지 길쌈을 짜게 하였다. 그리곤 짠 베로 승부를 가름하고, 진 편에서 술과 음식을 차리고 이날 달 밝은 밤에 길쌈을 한 부녀자들이 밤새도록 ‘강강술래’와 ‘회소곡’을 부르며, 춤을 추고 흥겹게 놀았다. 이것을 그때 말로 ‘가배→가위라고 하였다.” 한가위를 가위, 가윗날, 가배절, 가붓날이라고도 하는데 다 여기서 유래한 말이다.

 

 

그런가 하면 조선 후기 한양의 세시풍속을 기록한 김매순(金邁淳)의 《열양세시기(冽陽歲時記)》에도 “더도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라는 기록도 있다. 이처럼 우리 겨레는 오랫동안 ’한가위‘라는 말을 써왔다. 따라서 햇곡식과 과일들이 풍성한 좋은 절기의 이 명절은 말밑(어원)이 불분명한 추석(秋夕)이나 중추절(仲秋節) 같은 한자말보다는 신라 때부터 오랫동안 우리 겨레가 써온 토박이말 “한가위”를 쓰는 게 좋은 일이다.

 

‘추석‘이란 말을 쓴다고 해도 유식해지는 것도 아닐 텐데 위대한 우리 겨레를 외치면서 제발 우리의 혼을 파는 일인지도 모르는 일은 그만두었으면 좋겠다. 올해 한가위 명절은 마을 뒷동산에 둥그렇게 떠오르는 대보름달을 보면서 모두가 함께 환한 웃음 짓는 날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