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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예절, 오해와 이해 3]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성년례는 어른이 된 사람에게 권리와 의무 알려주는 것

[그린경제=육철희기자] “무릇 사람 되는 바는 예의이다. 머리는 신체를 대표하고 정신이 담긴 곳으로 인간에겐 더없는 신령스러운 곳이기 때문에 머리에 관()을 쓰면 몸가짐이 바르게 되고, 몸가짐이 바르면 행동도 바르게 되며 안색이 평정하게 되고 응대하는 말이 순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관이란 예의 출발인 까닭으로 옛날의 성왕들은 관을 중시하였다.” <예기> 관의(冠儀)에 나오는 말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거쳐야 하는 중요의례인 관혼상제 가운데 가장 먼저 치르게 되는 의례가 관례이다. 관례는 어른 나이가 된 남자에게 어른 옷을 입히고 머리에 관(모자)을 씌우는 의식을 말하고 여자는 어른 옷과 비녀를 꽂는 계례를 행하여 어른이 되었음을 사회적으로 알리고 축복하는 의식이다.

   
▲ 성년례를 하는 모습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다하는 정신적, 신체적 성장을 의미하고 나아가 사회적으로 어른다운 생각과 행동으로 어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게 하기 위한 신성한 의식이므로 엄숙하게 삼가례(三加禮)라 하여 차례대로 평상복, 외출복, 예복의 순으로 갈아입게 하였다.

조선시대 태종은 <의례상정소>를 설치했고, 세종은 <오례의>를 제정하여 가례편에 왕세자와 문무관리의 관례를 행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 후 성종 때 <국조오례의>, 중종 때 <문공가례>, 숙종 때 <사례편람> 등에 의해 관례를 행하였음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기록들은 당시 관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조선시대 남자의 관례는 보통 15~20, 여자의 계례는 대개 15세 되는 해 정월에 날을 정해 행했다. 왕실에서는 일찍 혼례를 치렀기 때문에 나이가 어려도 혼례를 하기 전에 반드시 관례를 행하였다. 

이토록 중시하였던 관례가 조선 말기에 이르러서는 의식이 간소화되기는 했지만 얼마간 시행되었으나 일제에 의한 단발령 실시 이후에는 점차 줄어들게 되더니 서양문화의 수입 이후에는 아주 보기 드문 일이 되고 말았다  

   
▲ 성년자에게 복건을 씌워주는 모습

현재는 1973년부터 5월 셋째 주 월요일을 성년의 날로 정해 정부나 각 단체에서 기념행사를 하거나 표준성년례에 맞춰 단체 성년례를 하기도 한다. 현대는 과거와 같이 전통방식으로 관례나 계례를 할 때처럼 상투나 땋은 머리가 없으므로 굳이 관을 쓰거나 비녀를 꽂을 필요는 없다. 생활방식이 바뀐 현대에서는 존경할만한 어른을 모시고 성년례를 한다든지 학교나 단체에서 성년이 된 사람들을 모아 단체성년례를 하며 어른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일깨워주는 의식을 할 필요가 있다.  

성년례를 하고나면 달라지는 것이 있는데 이제 어린이가 아니고 어른이기 때문에 첫째, “~해라하는 낮춤 말씨를 “~하게하는 보통말씨로 높여서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것이다. 둘째, “○○하고 이름을 함부로 부르던 것을 성년례 때 지은 자()나 당호(堂號)로 부르게 된다. 셋째, 전에는 어른에게 절을 하면 어른이 앉아서 받기만 했지만 이제부터는 어른도 답배를 함으로써 어른으로서의 대우를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성년례 때 처음으로 술을 마시게 하여 술은 적당히 마시면 맛이 좋고 향기로운 음식이지만 지나쳐서 몸을 해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과 함께 술 마시는 예를 가르침으로써 비로소 공식적으로 술을 마실 수 있는 권리를 누리게 하고 조심하도록 당부한다. 그만큼 과거에나 지금이나 어린이에서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해 사회적으로 큰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관혼상제 가운데 유일하게 날을 정해 기념하는 것이 성년의 날뿐임을 의미 있게 생각해 본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지금은 학교나 단체에서 성년의 날행사를 하는기도 하지만 아무리 현대화하고 단순화 시킨다고 해도 여러가지로 준비와 절차가 익숙하지 않아 성인이 된 모든 사람들이 성인으로서의 의식을 제대로 행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성년의 날에도 상술이 파고들어가 장미와 향수와 이성으로부터의 키스 등 세 가지의 선물을 받는 날로 엉뚱하게 변질되어 본래 의미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 

옛날처럼 삼가례는 하지 않더라도 성년이 된 해의 생일이나 따로 날을 정해 성년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한복 또는 적당한 선물을 성년자에게 주고 어른으로서 누릴 수 있는 것과 지켜야 할 것을 일깨워주며 가정이나 사회에서의 행동을 어른답게 할 수 있도록 당부한다면 어른으로서의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장례의식의 변화와 장례식장에서 꼭 지켜야 할 것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육철희

     
 

신시민문화학교대표
성균관유도회서울시본부총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