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윤지영 기자] “중국 사신이 왔을 때에 사용할 잡물(雜物) 중 차일(遮日,햇빛을 가리는 포장)의 대나무는 서울 시장에서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베어 수송할 때에 매번 10일에서 한 달은 걸렸으니, 이 물건이 가장 급합니다. 전라도에 200개, 경상도에 100개를 분담시켜 밤낮을 가리지 말고 베어 내 배에 실어 보내게 함으로써 한 길로 실어 나르는 폐단을 없애야 할 것입니다.”
이는 인조실록 3년 (1625)의 기록으로 예부터 대나무는 하면 전라도를 꼽았고 그 가운데 담양은 대나무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대나무는 다른 나무에 견주어 가벼워서 운반이 쉬워 다목적으로 널리 쓰였는데 이러한 용도 말고도 대나무는 요리재료인 죽순을 비롯하여 대나무 잎을 삶은 물에 빚은 술인 죽엽주 등 쓸모가 많은 나무이다.
죽엽주는 고려 때 한림원의 여러 학자들이 지은 한림별곡(翰林別曲)에도 죽엽주가 등장할 만큼 유명한 술이며 나무, 잎, 뿌리, 그리고 수액까지도 민간치료 약재로 사용되었다.
이러한 대나무는 고려 초부터 매년 음력 5월 13일 죽취일(竹醉日) 또는 죽술일(竹述日)로 정하고, 마을주민이 모두 힘을 모아 마을 주변이나 야산 등에 대나무를 심고 작업이 끝나면 죽엽주를 마시면서 마을 주민의 단결과 친목을 도모하는 화전놀이가 계속되어 왔으나 아쉽게도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초에 끊겼다.
이에 담양군에서는 1999년부터 군내에서 실시하던 각종 행사 (군민의 날 행사, 농업제 등)를 통·폐합하여 군민의 날(매년 5월 3일)을 전후로 하여 대심는 날(죽취일)의 의미를 되살리고 대나무를 통한 지역 주민의 단결과 화합을 이루기 위한 대나무 잔치를 열고 있으며
담양군과 사단법인대나무축제위원회가 6월 27일부터 6월 30일 까지 4일간 『천년의 대숲, 세계를 품다』라는 주제로 담양 죽녹원 (죽향문화체험마을)과 관방제림 일원에서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하여 손님 맞을 채비가 한창이다. 죽순향 풍기는 대나무 잔치에 거는 기대가 벌써부터 크다.
*기간 : 2014. 6. 27 ~ 6. 30 (4일간)
*장소 : 죽녹원 (죽향문화체험마을), 관방제림 일원
*문의 : 061-380-3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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