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도쿄 이윤옥 기자] “동자석, 문인석은 조상의 무덤 앞에 세워 무덤을 수호하는 석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재는 도난을 만나 외국의 박물관이나 가정집 정원을 장식하는 장식품으로 전락 되었다. 자국의 문화재가 외국으로 반출 되는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 천신일(千信一) 고려대학교교우회장 (세중고석상박물관 설립자)은 국내는 물론 해외소재 문화재를 회수하기 위해 전력을 다 해왔다. 그 결과 2001년 7월 일본 소재의 70여점의 문화재가 한국으로 돌아갔다. 이 해에 마침 와세다대학은 창립 125주년을 기념하여 천신일 씨가 동자석과 문인석 제주동자상(벅수)을 기증했다. 2007년 10월 21일"
▲ 오쿠마 강당 뒤에 있는 학생식당 가는 길목 왼쪽 첫번째에 제주동자상(벅수)이 있고 조금 더 간 곳 왼쪽에 문인석이 삐죽이 보이는데 식당을 드나드는 학생들은 전혀 의식하지 않고 드나들고 있었다.
▲ 제주동자상(벅수) 한쌍이 서 있다.
▲ 문인석 한쌍이 학생식당 가는 길목에 서 있다.
이는 와세다대학 오쿠마강당 뒤에 있는 학생식당 입구에 서있는 문인석 옆에 세워둔 일본어 설명판에 있는 말이다. 마침 와세다대학을 찾은 기자는 점심을 먹으러 학생식당으로 향하다가 식당 입구에서 낯익은 벅수(제주도 동자상)를 발견했다. 그리고 동자상에서 몇 발자국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한쌍의 문인석도 발견했다.
문인석이라면 무덤을 지켜야 하는 수호석상이거늘 어쩌다 먼 이국땅 대학 캠퍼스 식당 입구에 세워져 있나 살피다 보니 위와 같은 일본어 안내판이 서 있는 것이다. 안내판 설명과 같이 천신일 씨가 와세다대학 창립 125주년을 맞이해서 기념으로 주고 간 것이라니까 경위는 이해하겠는데 그렇다해도 맨처음 이 문인석을 일본에 가져온 사람들은 불법 반출이었음을 캐묻지 않을 수 없다.
▲ 와세다대학 2호관 견물 옆에 나무가 가려진 곳에 서 있는 한국의 문인석, 이 문인석은 울타리 너머에 있어 카메라를 당겨 찍은 것이다. 가까이 볼 수 없도록 해 놓았고 설명판도 없다.
▲ 보이는 건물이 2호관 건물이며 자동차 옆 전화를 하는 남자 뒤 울타리 속에 문인석이 한쌍 서 있다.
문인석을 비롯한 신라, 고려시대의 쟁쟁한 불상과 탑들도 거의 일제강점기에 불법으로 도굴되어 무더기로 반출된 것이 많다. 광복 69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이지만 침략자들의 문화재 약탈은 여전히 그 베일이 벗겨지지 않은 상태다.
와세다대학이 천신일 씨의 문화재 회수에 큰 공로를 해서 이 문인석을 주고 갔는지는 몰라도 그래도 아쉬운 마음은 가시질 않는다. 진정한 의미에서 말한다면 ‘문인석’은 기념품으로 주고 받을 수 없는 것이기에 말이다.
학생식당 입구에 있는 문인석 한쌍과 벅수 한쌍 말고 2호관(정문 바로 옆) 건물에도 한 쌍이 있다고 하여 부랴부랴 2호관 앞으로 달려가서 찾아 보니 이 문인석은 식당 입구 문인석 보다 훨씬 잘 생긴 모습이었다. 그러나 울타리 너머에 있어 그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 동자석이라는 간단한 설명판이 놓여 있다
기왕에 “기념”으로 두고 갔다면 학생들이 잘 볼 수 있도록 울타리를 치워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설명판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2호관 앞에는 없음) 만일 설명판을 둔다면 다음과 같이 써두었으면 좋겠다.
“문인석은 원래 한국의 무덤 앞에 세워 무덤을 지키는 수호석상이다. 그러나 이 문인석이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어떠한 경로로 일본땅에 와 있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러한 문인석은 일본에 많이 반출되어 와 있는데 천신일(千信一) 고려대학교교우회장 (세중고석상박물관 설립자)이 2001년 7월 일본 소재의 70여점의 문화재를 한국으로 보내면서 마침 와세다대학 창립 125주년을 기념하여 문인석과 동자상을 기증하고 갔다. 우리 대학은 이 문인석이 고국의 주인 무덤을 떠나와 이곳에 서 있게 됨을 안쓰럽게 생각하는 바이다.”
새롭게 기자가 안내판 설명을 다시 써 보았지만 더 바람직한 것은 문인석의 고향으로 이들을 보내주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
예전에 가마쿠라의 어느 음식점 앞에 문인석이 서 있는 것을 보고 가슴 아파하던 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그나마 와세다대학의 문인석은 유래라도 써 놓고 있어 위안을 받는다면 위안이지만
다른 것도 아닌 무덤을 지키는 수호석상을 제자리에서 끌어와 남의 학교 식당 입구에 세워두는 것은 썩 그리 좋지 않은 느낌이다. (문인석 한쌍과 벅수가 서 있는 곳의 정확한 위치는 오쿠마강당 뒤 대학구내 호텔 정원 한쪽 구석이지만 학생식당 가는 길 쪽으로 향하게 하였으므로 식당 입구라 해도 무방하다. 또한 2호관에 있는 문인석 한쌍은 완전히 울타리 너머 무성한 나무 속에 가려져 있다)
▲ 와세다대학 캠퍼스 1(설립자 오쿠마 동상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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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세다대학 캠퍼스 2( 연극박물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