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 / 얼레빗 = 이나미 기자 ] 6,000여 명의 시민과 단체, 기업 임직원이 3일간 255톤의 김치를 담그는 사상 최대 규모 ‘김장담그기’, 고종이 망국의 시련으로 불면증이 있을 때 먹었다는 배동치미 국수 등 평상 시 쉽게 접하지 못했던 궁중김치·사찰김치·종가김치를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체험, 장터, 각종 문화행사까지...우리 고유의 ‘김장문화’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축제가 내달 서울에서 펼쳐진다.
서울시는 지난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까지 등재될 정도로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이지만, 정작 우리 삶 속에서는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김장문화’를 재현하고 재창조해 한국을 넘어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대동축제로 육성하기 위한「2014 서울김장문화제」를 첫 연다고 16일(목)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광주세계김치문화축제’로 20년간 우리의 ‘김치’ 알리기에 노력해온 광주시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 지난 7월 상생교류를 맺고 ‘김치문화축제 공조 및 광주김치축제 판로’ 공유와 공동 운영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다.
‘입동(立冬)이 시작되면 김장도 해야 한다’는 옛 선조의 지혜를 빌려 김장하기 가장 좋은 철인 11월 14일(금)~16일(일)까지 3일간, 서울의 중심부인 서울·광화문·청계광장과 세종로 공원, 태평로 일대에서 펼쳐진다.
담근 김치는 독거노인, 저소득층과 같은 어려운 이웃과 복지시설에 모두 기부되어 약 2만 5천명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올해를 시작으로 흥과 멋, 먹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가 골고루 버무려지는 서울 고유의 종합축제인 이번 김장문화제를 매년 정례화하고,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접목시킴으로써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또 하나의 한류 콘텐츠로 상품화한다는 계획.
김장문화제는 ‘천만의 버무림, 대한민국 김장의 새로운 시작’이라는 주제 아래, ▴천만의 버무림, 김장 나눔(나눔) ▴김치의 역사와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전시) ▴내 손으로 담그는 김치(체험) ▴김치의 모든 것을 사고 맛 볼 수 있는(장터&먹을거리) ▴김치를 주제로 한 문화프로그램(문화) 등 5개 분야 20여 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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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규모롤 담그는 김장 행사 모습 |
기업과 단체, 시민이 한 곳에 모여 김치를 담그고, 나누고, 즐기는 시민이 주인인 축제로 꾸며지는 것이 특징으로, 약 100여 개 기업, 100만 명의 시민이 함께 하게 된다.
이번 김장나눔 행사는 국내거주 외국인과 중국관광객, 다문화가정, 기업들이 참여하는 등 외국인은 물론 다양한 계층이 참여함에 따라 김장문화의 해외전파는 물론 사랑 나눔 행사가 될 것이다.
서울시와 나눔참가 단체들은 김장봉사자들의 고단함을 격려해 주기 위해 행사시작 1~2시간 전부터 인디밴드, 치어리더, 야채캐릭터, 트로트 가수 등 다양한 공연과 볼거리도 선물할 예정이다.
한편 광화문 광장에서는 궁중김치, 사찰김치, 종부김치 등 흔히 볼 수 없었던 김치들이 총집합, 김치의 과거 역사를 되짚고 현재와 미래를 내다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전시회 <김장, 시간의 지혜>가 열린다.
▲ 김장행사에 쓰는 싱싱한 무
‘산사의 맑은 맛’ 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사찰음식 전시관에서는 마늘, 파, 무릇, 부추, 달래 등 5신채를 넣지 않은 김치를 맛보고 사찰김치의 맛내기 비결을 엿볼 수 있으며, 조왕단, 아궁이 가마솥 등 사찰 공양간도 재현된다.
서울의 대표김치 중 하나인 궁중김치를 전시하는 ‘마음을 담은 김치’에서는 고종의 ‘배동치미 국수’ 뿐 아니라 임금님 수랏상에 올랐다던 3대 김치 젓국지(배추김치), 송송이(깍두기), 국물김치 등을 엿볼 수 있다.
‘지켜온 약속’(종가김치관)에서는 나주 밀양박씨 박경중 종가의 반동치미, 서계 박세당 종가의 보쌈김치 등 한국종가에 500년 이상 전해 내려온 김치들을 맛 볼 수 있다.
특히, 그동안 기록 없이 며느리에 며느리로 전수되어 온 종가김치 만드는 법을 문화유산으로 남기기 위해 네이버와 함께 김치 만드는 법, 현장 인터뷰 등을 진행해 지식백과에 ‘종가내림발효음식’으로 기록화 한다. 현장에서도 화면을 통해 전통과 IT가 만나는 전시를 선보일 예정.
이밖에도 광화문 광장엔 광주김치특별관과 배추를 다듬고, 무를 썰고, 속을 만들고 김치를 버무리는 김치의 전 과정을 보여주는 김장문화 재연장도 마련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김장문화제는 나눔과 협동의 공동체 문화를 회복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김장문화’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축제이자 글로벌 콘텐츠로 육성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김치를 기반으로 한 국내 식품산업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세한 문의는 ‘서울특별시 김장문화제 사무국 ☎02-2133-4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