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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대업의 장 100회

[한국문화신문 = 유광남 작가]

“오오 자네들인가.”

판옥선이 도달하자 부하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서 이순신의 주변을 감쌌다. 그들은 이순신이 통제영으로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서 일제히 연락을 취해 달려온 길이라 하였다.

“판옥선은 모두 군선으로 차출되지 않았는가? 헌데 이 배는 어떻게?”

첨사 이순신이 나대용을 가리켰다.

“나군관이 원수사에 의해서 직위 해제 된 후, 은밀히 판옥선 한 대를 구축하였습니다.

” 이순신은 나대용이 직접 제조했다는 판옥선의 형태가 기존의 판옥선과 어딘지 모르게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군관, 새로운 판옥선이로군.”

나대용의 입이 떡 벌어졌다.

“역시 장군님의 안목은 숨길 수가 없군요. 여기 있는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는데요.”

“나 역시 상세히 설명하기는 어려워. 그냥 눈짐작일 뿐이지.”

“어느 부분이 달라 보이시는지요?”

“노가 좀 특이하게 생겼군. 본래의 판옥선에서 격군(格軍)들이 사용하는 노와 무엇이 다른가?”

나대용이 판옥선으로 안내했다.

“아시겠지만 판옥선은 3층 형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하체 즉 본체라고 할 수 있지요. 배의 중심과 속도, 평형 유지 등이 이곳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전투선의 생명은 빠르기입니다.”

“당연하지. 바다위에서 얼마나 빠르게 전후좌우로 움직이는가에 따라서 승패가 달라질 수 있지. 격군들이 중요한 점이 바로 그것 아니겠는가.”

정경달이 성격답게 화통한 음성을 꺼냈다.

“우리들도 깜짝 놀랐습니다. 격군들이 노를 젓는 방법이 해괴합니다.”

이순신은 판옥선 내부의 격군들이 노를 젓는 장소를 살피다가 깜짝 놀랐다.

“이것이 무엇이냐?”

나대용의 안면에 자랑스러운 웃음이 떠올랐다.

“격군들의 노를 젓는 방식에 두 가지 변화를 주었습니다.”

이순신은 격군 한 명을 일으켜 세운 후 직접 노를 잡았다. 노의 끝에 쇠로 발걸이가 달려 있었다.

“이 쇠 걸이가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로군.”

정경달이 엄지를 치켜세우면서 소리쳤다.

“엄청난 발명입니다. 배의 빠르기가 혀를 내두를 지경입니다. 격군들이 팔에 힘이 빠져서 결국 배가 느려지는 것이 아닙니까?”

“그렇지.”

첨사 이순신이 거들었다.

“그때는 격군들이 발을 사용하는 겁니다.”

“발이라?”

나대용이 마무리를 했다.

“팔만을 사용하던 노 젓는 방식을 발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이원화 했습니다. 발목의 힘은 팔 보다도 강합니다. 판옥선의 속도도 어떤 순간에는 폭발적으로 빠르게 변신할 수 있습니다.”

“오오, 이것이다. 대단하다. 나군관!”

이순신은 눈이 번쩍 떠졌다. 판옥선의 빠르기가 종래와 다르다면 그것은 적과의 대치에 얼마나 유리할 수 있겠는가. 이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판옥선의 쾌거였다. 이순신은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나대용이 머리를 긁적거렸다.

“장군님, 솔직히 이 발명은 소생의 독창적인 것이 아니오라 어느 한 사람이 귀 뜸해 주었습니다. 그 사람이 요구 하는 대로 저는 만들어 봤을 뿐입니다.”

그 이야기는 다른 동료들도 처음 듣는 소리였다. 정경달이 급하게 물었다.

“그 지모(智謀)의 사람이 누구인가?”

나대용이 판옥선의 일대 혁명을 안겨준 지혜로운 사람의 이름을 대었다.

“정도령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