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첫째 절기인 입춘(立春)입니다. 사람들은 이날 입춘축(立春祝)을 대문이나 문설주에 붙이는데 입춘축을 달리 춘축(春祝)·입춘서(立春書)·입춘방(立春榜)·춘방(春榜)이라고도 하지요. 입춘축에는 흔히 쓰이는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말고도 "수여산 부여해(壽如山 富如海, 산처럼 장수하고, 바다처럼 부유해지기를 바랍니다.), "소지황금출 개문백복래(掃地黃金出 開門百福來, 땅을 쓸면 황금이 나오고, 문을 열면 온갖 복이 들어오기를 바랍니다."라는 것들이 있습니다. "잡귀야 달아나라."고 써 붙이는 곳도 있고, 한지를 마름모꼴로 세워 ‘용(龍)’자와 ‘호(虎)’자를 크게 써서 대문에 붙이기도 하지요.
《경도잡지》와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경기도 산골지방(畿峽)의 6개 읍[양근(楊根), 지평(砥平), 포천(抱川), 가평(加平), 삭녕(朔寧), 연천(漣川)]에서는 총아(芽, 움파)·산개(山芥, 멧갓)·신감채(辛甘菜, 승검초) 등 햇나물을 눈 밑에서 캐내어 임금께 진상합니다. 궁중에서는 이것으로 오신반(五辛飯, 다섯 가지의 자극성이 있는 나물로 만든 음식)을 장만하여 수라상에 올렸습니다.
▲ 입춘 절기음식 <오신반(五辛飯)>, "촌부일기" 블로그 제공
오신반은 겨자와 함께 무치는 생채요리로 엄동(嚴冬)을 지내는 동안 결핍되었던 신선한 푸성귀의 맛을 보게 한 것입니다. 또 이것을 본떠 민간에서는 입춘날 눈 밑에 돋아난 햇나물을 뜯어다가 무쳐서 입춘 절식으로 먹는 풍속이 생겨났으며, 춘일 춘반(春盤)의 세생채라 하여 파·겨자·당귀의 어린 싹으로 입춘채(立春菜)를 만들어 이웃 간에 나눠먹는 풍속도 있었고 함경도에서는 명태순대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입춘 무렵에 큰 추위가 있으면, “입춘에 오줌독 깨진다.” 또는 “입춘 추위에 김칫독 얼어 터진다.”라 하고, 입춘에는 늘 추위가 있다는 뜻으로 “입춘 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라는 말도 있지요. 입춘이 지난 뒤에 날씨가 몹시 추워졌을 때에는 “입춘을 거꾸로 붙였나.”라고 말합니다. 이제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이 되었으니 우리도 기지개를 켜고 봄맞이를 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