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일본의 역사학자들은 임진왜란의 패전 요인을 두 가지로 분석한다. 바다의 이순신과 육지의 의병들 때문이라고 말이다. 바다의 이순신이 왜군의 보급로를 끊고, 퇴로를 막아 전세를 뒤집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처럼 육지의 곽재우 역시 신출귀몰하는 전술과 기동력을 바탕으로 식량을 확보하려했던 왜군들의 호남진출을 막아 군량미 현지조달을 차단함으로써 육지의 ‘명량대첩’을 일군 것이다.
하지만, 많은 국민은 곽재우 의병장을 이름 정도만 알지 그가 어떻게 대단한 인물이었던가를 잘 모른다. 그래서 K-Musical <육지의 명량 홍의장군 곽재우>는 탄생되었다. <육지의 명량 홍의장군 곽재우>는 서울 호원아트홀에서 지난 1월 24일부터 오는 2월 12일까지 공연되고 있다. 어제 2월 8일도 역시 만석인 가운데 공연은 진행되었다.
사실 곽재우 장군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것도 없어서 어떻게 뮤지컬로 만들 것인지 굼금했었다. 공연은 총 2막 13장으로 구성되었으며, 1막은 임진년의 봄으로부터 일본의 꿈, 난리났네, 북소리, 의병 한 가족, 한양점령, 기강전투로 이어지며, 2막은 구사일생, 모여드세, 진퇴양난, 정암진 전투, 남강은 흐른다, 구국의 등불로 구성되었다.
의병뮤지컬답게 대부분 힘찬 노래들로 구성되었으며, 곳곳에 아름다운 춤 공연과 코믹한 부분들을 삽입하고, 웅장한 타악 공연을 곁들여 이야기가 부족한 부분을 탄탄하게 메워주었다. 또 일방적인 공연이 아니라 관객과 함께 호흡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두 번이나 관객을 불러내어 적절한 한 순간들을 꾸며나간 솜씨는 칭찬받을만 하다고 관객들은 말한다.
봉천동에서 방학을 맞아 동네 학생들과 공연을 보러 온 김정순(46, 교사) 씨는 “그동안 곽재우 장군에 대해서는 이름 밖에는 잘 몰랐다. 그런데 조정 벼슬아치들의 모함 속에서도 꿋꿋히 나라를 지키려 몸부림친 장군은 현대에 사는 우리 모두에게도 사표가 되는 인물이란 생각이 든다. 이제 학교에 가면 아이들에게 곽재우 장군에 대해 분명하게 말해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야기 전개가 약간 느슨한듯하고, 산만한 듯 한 건 유감이었다. 그럼에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구국의 영웅 곽재우 장군을 K-Musical로 불러내어 온 국민의 가슴에 심어주려는 노력이야말로 애국이 아니고 무엇이랴? 이제 곽재우 뮤지컬을 본 관객들은 “나보다는 나라‘라는 극중의 만장을 언제까지고 잊지 못하게 되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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