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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민족

실크로드의 길, 칭기즈칸의 서역 정벌길을 달리다

우리 민족의 발상지 알타이 산맥과 흡스콜 호수 답사기 1

[한국문화신문 = 안동립 기자] 


몽골 서부 카라코롬에서 알타이 산맥, 흡스콜까지…….
2014731~ 810(911) 총 이동거리 약3,076km

이번 연재는 안동립 회장(동아지도 대표)이 이끄는 23명의 답사단이 우리 민족의 발상지 알타이 산맥과 바이칼 호수 남쪽 흡스콜 호수와 초원, 사막, 험준한 산악의 대자연이 어우러진 성스러운 땅 몽골을 답사한 기록이다. 몽골 서부 고비 사막을 건너 알타이 산맥까지 답사하는 루트는 무척 어렵고 험하여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코스이다. 답사단은 4년 전(2010. 6. 11 ~ 6. 18) 몽골 동부를 답사하였고 이번에 탐사하는 몽골 서부 지역은 실크로드 초원의 길이며 칭기즈칸의 세계 정복의 길이다. 이 지역은 만년설과 에델바이스가 피고 쌍봉낙타, 야크, , 양이 사는 거칠고 험한 사막과 고산지대로 답사단은 칭기즈칸의 후예들의 기계와 삶을 배우고 돌아왔다.(편집자 말)

 


 

 

 
▲ 우리 민족의 발상지 알타이 산맥과 흡스콜 호수 답사지도


#1일차 201481일 금요일 새벽 230분경 몽골 칭기즈칸 공항 (E106°45‘46, N47°51'11", h=1,282m)에 무사히 도착한다. 수속하고 나오니 밤바람이 무척 쌀쌀하다. 공항에 대기 중인 신익재 사장과 4달 만에 만났다. 반갑게 인사하고 차량을 점검하니 46명씩 타면 되는데 문제는 10일 동안 먹을 식량을 싣고 갈 공간이 없다. 모여서 토론 끝에 차를 한대 더 불러오기로 협의하여 현지 여행사에 급히 연락하여 차를 한대 더 부르고, 차량에 인원을 분산하여 승차, 잠시 기다리니 차가 와서 짐을 싣고 하라호름(카라코룸)으로 출발하였다.(아침 515)  

울란바트로시 광역까지는 4차선 도로이며, 22톨게이트 통과 후 2차선으로 좁아든다. (552, E106°44‘22, N47°53'12", h=1,224m) 바로 초원이 나타나고 끝없는 평원에 직선도로로 사방이 확 트인 목가적인 풍경이 이어진다. 화물차만이 가끔 지나며 겨울과 여름의 기온차가 70로 심하여 도로가 패인 곳이 많아 차량이 곡예 운전을 한다. 80~100km 속도로 달린다. 최근에는 농사를 짓는 곳도 늘어나 유채꽃이 한참 이어진다 


   
▲ 염소나 양을 개가 몰고 다니며 방목을 한다.

   
▲ 하늘과 맞닿은 구름과 직선도로 서쪽으로 끝없이 달린다.(왼쪽), 머렁에서 온 자동차 여행객을 만났는데 반갑게 독수리 춤을 춘다.

밤을 꼬박 새우고 출발하여 피곤하지만 차창으로 스치는 풍광에 잔잔한 미소가 흐르며 향기가 나는 듯하다. 삶이 풍요로워지는 느낌이다. 강가에 주차 공간이 있어 30여분 쉬면서 컵라면으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출발한다. 최근 한국과 교류가 활발하여 한몽 그린벨트 조성지와 인천 숲에 나무가 잘 자란다. 733분 작은 솜(마을)을 지난다.  

넓고 광활한 대지에 가끔 보이는 양이나, , 게르 정도가 보이며 끝없이 서쪽으로 달린다. 이 길이 실크로드 초원길이며 칭기즈칸의 서역 정벌길이다.  

포장도로에서 올기 호수로 가는 비포장 갈림길(320km E102°57‘52, N47°53'00", h=1,334m)에 표지판이 나와 이곳에서 뒤따라오는 차량을 기다리는데 지나가는 몽골 여행객을 3명을 만났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반갑게 인사하고 몽골 술을 한잔 권하여 마시면서 어울리다보니 후미 차량이 도착한다. 

(오래된 일본산 4륜구동 차량이라 최고 속도가 80~90km로 달릴 수 있으며, 에어컨도 나오질 안아 포장도로에서 속도가 느리지만 사막과 비포장 길에서는 사정없이 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우리 일행이 태운 차량은 잦은 고장과 고무 패킹 같은 것이 낡아 흙먼지가 엄청나게 들어와 여행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 쌍봉낙타는 고비사막에 산다.(왼쪽), 올기호 주변에서 야영과 수영을 한다.

지금까지 온 길은 포장도로로 쉽게 왔으나 지금부터 고비사막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비포장의 시작이다. 20km쯤 가니 올기 호수(E102°49‘07, N47°13'16", h=1,297m)가 나온다. 울란바트로 시민의 여름 피서지로 인기가 있다고 한다. 내륙의 바다로 호숫가에서 가족들이 호수에서 즐겁게 수영을 한다. 고무보트 놀이와 낚시와 수영을 하는데 물이 깨끗하다. 준비해온 삼겹살을 구워서 점심을 먹었다. 인원이 많아 식사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점이 있어 운행에 지장을 준다. 초원의 바람이 무척 세다.  

몽골인들은 경칭을 쓰지 않고 또 강이나 호숫가에서 소변을 보면 격한 반응을 보인다. 4년 전에 답사 왔을 때는 칭기즈칸의 대법령(예케-자사크 Yeke Jasag)을 몰랐다. 소개하면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라’ ‘노인과 가난한 사람을 정성껏 돌봐 주어라’ ‘모든 종교를 차별 없이 존중해야 한다.’ ‘대칸을 비롯한 그 누구에게도 경칭 대신 이름을 불러라간통한 자와 고의로 거짓말을 한 자, 물에 오줌을 눈자는 사형에 처한다등 칭기즈칸은 대법령으로 유목민을 통치하여 현대에 사는 몽골 사람들도 관습처럼 따른다.  

우리도 호숫가에서 발을 담그며 쉬다가 남쪽으로 출발하였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자연, 광활하게 펼쳐지는 파노라마 같은 풍경에 가슴이 확 트인다. 오전에 흐리고 바람 불더니 오후에는 따가운 햇살에 에어컨을 틀어야 된다.  

25km 비포장을 달리니 투르크 박물관(E102°49‘07, N47°13'16", h=1,331m)이 초원 한가운데 덩그러니 있다. 이곳에서 투르크(돌궐) 비석과 유물이 나와 터키에서 박물관을 짓고 돈을 지원하여 카라코룸까지 도로도 포장을 하였다고 한다. 입구에 터키 국기가 게양되어있다. 입장료와 사진 촬영비를 별도로 50,000 투그릭을 달라고 하여 전시장만 둘러보고 나오는 문 입구에 있는 석상만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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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키에서 지어준 트루크 박물관

이곳에서 초원 길 포장도로를 50km 달리면서 칭기즈칸의 대륙 정벌의 꿈을 꾸며 하라호름 까지 달린다. 실크로드의 중심지이자 몽골제국의 첫 수도인 하라호름(카라코룸)을 보려고 4년 만에 이곳에 오기에 마음이 설렌다.  

하라호름에서 도로 공사 중 AD 731년에 설치된 돌궐 문자비와 AD 734년에 설치된 당나라 문자비가 발굴되어 하라호름(카라코룸)의 위치를 찾았다고 한다. 칭기즈칸의 아들 오고타이가 1228~1238년에 카라코룸 수도를 건설하고 그 중심에는 투멩암갈랑이라는 궁전을 세웠다. 그 후 구육 왕, 뭉크 왕 시대에도 몽골제국의 수도였으나 울란바트로로 수도를 옮겨 이후 폐허가 되었다. 

하라호름(카라코룸)을 기점으로 고비 사막과 알타이 산맥을 넘어 세계를 지배했던 왕궁의 위용은 모두 사라지고 1585년 에르데니조(Erdenezuu) 사원(E102°50‘32, N47°12'01", h=1,419m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건설되었다. 가로400m, 세로400m 성채로 사방에 성문이 있으며 108개의 스투바(Stupa, )가 둘러쳐져있다. 성문을 들어가니 여러 채의 사원들이 보이며 곳곳에 활불(고승)과 부처님이 모셔져있다. 간절한 소원을 비는 몽골인들이 기도하는 모습에서 척박한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노곤함이 드러난다. 대초원 사막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사원의 크기와 화려한 외관 그 예술성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한다 


   
에르덴쥬 사원, 에르덴쥬 사원 법당, 에르덴쥬 사원 석물들, 사원에서 기도하는 가족, 에르덴쥬 사원 활불(고승), 에르덴쥬 사원 탑 - 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원 북문을 나와 500m쯤에 북서쪽에 거북바위가 있는데 가운데는 비석이 있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돌 거북을 많이 볼 수 있다.  

에르덴쥬 사원을 나와 라호름(카라코룸)박물관(E102°50‘22, N47°11'41", h=1,431m)에서 초원의 생활과 문화를 관람하고, 남근석(E102°51‘10, N47°11'11", h=1,467m)이 있는 언덕으로 갔다. 남근 모양이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재미있다. ’남근석이 향하는 방향에는 여자의 음부 모양인데 그 지기를 달래기 위하여 남근석을 설치하였다고 한다. 


   
▲ 사원 북쪽에 있는 거북 비석 바위

   
▲ 남근석(왼쪽), 남근석이 여근곡을 향해 있다.

   
▲ 하라호름 박물관 내부(왼쪽), 하라호름 박물관 전경
하라호름(카라코룸)시 서쪽 오레혼 강(Orhon l.) (한가이 산맥에서 발원하여 바이칼 호-안가라 강-예니세이 강-북시베리아 저지-카라 해-북극해까지 흐른다.) 강변에 있는 드림랜드 캠프장(E102°47‘22, N47°11'35", h=1,424m)을 찾아서 게르를 빌렸다. 3~4명이 잘 수 있는데 침대가 있고 공동 화장실과 샤워 실이 있다.  

게르에 여장을 푸는데 흐리고 바람 불더니 소나기가 한참 내린다. 요즈음 하루에 한번은 비가 내린다고 한다. 저녁식사를 하기 위하여 캠핑 도구를 챙기려 차량을 찾으니 타어어 수리를 한다고 말없이 차량 5대 모두 가버렸다. 한 시간 후에 통역인 저리거 씨와 운전수들이 나타난다. 첫날부터 운전수들의 일방적인 행동에 참으로 난감하다. 

일부는 취사 준비를 하고 버너에 불을 붙이고 밤늦게 저녁을 해 먹었다. 식당이 없어 많은 인원이 밥 먹는 일이 문제이다. 여행 내내 걱정이다.  

게르 안이 추워서 난로에 장작불을 피워야 잠을 잘 수 있다. 난로불 붙이는 것이 무척 어렵다. 연기가 나와 한참 고생 끝에 불을 붙였다. 게르 안이 훈훈해지며 더워진다. 눅눅하던 이불이 뽀송뽀송해진다.  

게르 밖으로 나오니 하늘에 별이 쏟아져 내린다. 초승달 사이로 강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백양목이 쏴아 쏴아 소리를 내며 귓가에 들린다. 별이 내리고 물소리, 바람소리가 내 마음에 흐른다. 게르에 타는 장작은 매캐한 냄새를 내며 타닥타닥 타고 있다. 통신이 되질 안으니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른 채 우리 일행은 피곤하여 초원에서 잠든다.

[1일자 운행 시간: 0600~2027(14시간 23분 운행), 이동거리: 411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