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8 (토)

  • 맑음동두천 17.1℃
  • 맑음강릉 25.0℃
  • 맑음서울 19.4℃
  • 맑음대전 20.2℃
  • 맑음대구 20.7℃
  • 맑음울산 19.9℃
  • 맑음광주 21.6℃
  • 맑음부산 18.9℃
  • 맑음고창 ℃
  • 맑음제주 18.7℃
  • 맑음강화 17.2℃
  • 맑음보은 17.1℃
  • 맑음금산 18.6℃
  • 맑음강진군 15.9℃
  • 맑음경주시 18.7℃
  • 구름많음거제 16.1℃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2권" 음모의 장 2회

[한국문화신문 = 유광남 작가]

“아버님에 관한 소식을 혹여 들으셨는지요?”

“다행스럽게도 통제사에 복귀하셨다는 소문을 들었지. 얼마나 가슴이 놓이던지 그 날 술을 거하게 마셨네. 흥이 올라서 말일세.”

“소생도 이리로 오기 직전에 아버님의 재임용에 관한 내용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원균장군의 패전에 대해서도 역시 알고 계시겠지요?”

곽재우의 시름이 깊어졌다.

“물론일세. 적의 함정에 빠져서 참담한 일을 당했다고.”

“수군의 전 함대가 몰살당했습니다. 아버님이 다시금 수군 지휘에 올랐으나 이미 조선의 수군은 예전의 수군이 아닙니다. 병사들은 사기가 땅에 떨어졌으며 함대를 운용할 병선의 숫자는 십 여 척에 불과합니다. 그때의 강력했던 조선 수군은 이제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관절 아버님이 어떻게, 무엇을 가지고 적들을 상대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것이 현실임이랴 어찌할 것인가? 나 또한 답답하지만 방도가 없구나.”

“아니옵니다. 장군, 방법이 있습니다.”

곽재우의 눈에서 이번에는 신광이 번뜩였다.

“방도가 있다고?”

“사용해 보시겠습니까.”

“이장군에게 필요한 것을 내게서 찾고자 하는 것인가.”

“옳으신 판단입니다만 곽장군의 도움이 절대적이라 하셨습니다.”

곽재우는 잠시 상념에 잠기는 모습이었다가 불쑥 물었다.

“김충선에게서 나온 생각이던가?”

“그렇습니다. 곽장군님과 더불어 이 나라를 구해내야 한다고 절규(絶叫)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는 지금 머나먼 길을 떠났습니다.”

“어디로 갔는가? 김장군은?”

이울은 망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가장 정직한 태도만이 필요하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여진의 칸 누르하치와 담판을 짓기 위해 떠났습니다.”

곽재우가 자세를 바꾸었다. 국면이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은 모양이었다. 김충선이 누르하치를 방문 하였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현재 조선은 온통 명나라에 의지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러한 시기에 명나라와 대립적 관계에 있는 여진과의 담판은 어떤 내용이겠는가.

“김장군의 과감성은 내 익히 알고 있으나 너무 무모한 도발이 아닌지 우려 되네. 이것을 이장군께서 용인하셨다는 것인가?”

이울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곽재우의 의문을 파고들었다.

“누르하치는 여진을 통합한 맹주이옵니다. 그는 여진족들 사이에서 칸으로 숭배 받고 있으며 지난 임진년에는 조선에 원군을 이 만 명 파병하겠노라고 제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병들어가고 있는 명나라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침묵의 군대입니다.”

“하지만 명나라는 대국일세. 군사력은 비교가 되지 않아.”

“물론입니다. 하지만 누르하치의 여진은 매우 강력한 병사들로 무장되어 있습니다. 짐작하고 계시지만 조선에 파병된 명나라 군사들은 군기가 해이해진 잡병들 뿐 이었습니다. 오합지졸(烏合之卒)이지요. 그에 비해서 여진족의 병사들은 부족 간의 계속 된 전투와 훈련으로 하나같이 단련되어 있습니다.”

정신력이 전쟁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는 새삼 논쟁할 필요가 없었다. 곽재우 역시 수많은 전쟁을 경험한 노련한 장수였다.

“아무래도 내가 이장군을 뵈어야 하겠어.”

“결심하신 것입니까? 도와주시려는 겁니까?”

곽재우의 고개가 옆으로 틀어졌다.

“아닐세. 만류해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