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강원 화천군 하남면 계성리 마을에는 보물 제496호 “화천 계성리 석등“이라는 이름의 고려시대 석등이 있습니다. 이 마을에는 절 계성사(啓星寺)의 옛터가 있으며, 절터에는 쓰러진 석탑의 일부와 종모양의 승탑들이 흩어져 있지요. 이 석등은 일제 때 절터에서 약 200m밑으로 강제로 옮겨진 것으로 정확한 원래의 위치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석등은 보통 불을 밝혀두는 화사석(火舍石)이 중심이 되고, 아래로는 이를 받쳐주는 3단의 받침돌을 쌓고, 위로는 지붕돌과 머리장식을 얹습니다. 그런데 이 석등의 아래받침돌은 거의 묻혀 있어 윗부분만 보이며, 가운데받침돌은 원통형의 기둥에 띠를 두른 것으로, 띠를 이루는 부분에 여러 가지 무늬를 새겨 놓았고 그 모양이 전라도 지방에서 유행했던 장고를 닮아 있어 흥미롭지요. 화사석이 특히 눈에 띄는데, 6개의 돌을 세워 6각을 이루게 하였습니다. 각각의 돌은 좌우를 반타원형으로 깎아낸 것으로, 옆돌과 맞추어져 6개의 타원형 창이 만들어져 있지요. 지붕돌은 각 귀퉁이선이 뚜렷하고 추녀 위로는 꽃조각이 작게 튀어나와 있어 멋스럽습니다. 꼭대기에는 머리장식으로 연꽃봉오리모양의 장식 곧 보주(寶珠)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韓文馬史千番讀 한유 문장 사마천 《사기》를 천 번 읽고서야 菫捷今年進士科 금년에 겨우 진사과에 합격했네. 조선 중기의 대표적 문인 백곡(栢谷) 김득신(金得臣, 1604~1684)이 스스로 한 말입니다. 이 김득신은 조선 후기의 유명한 화가 김득신(金得臣, 1754 ~ 1822)과는 동명이인이지요. 사마천이 쓴 《사기(史記)》를 천 번을 읽은 뒤에야 겨우 진사과(합격자에게는 성균관 입학 자격과 문과 응시 자격을 줌)에 합격했다는 자기고백입니다. 책 한 권을 천 번 읽는 것도 기가 막힌데 심지어는 《사기》 백이전의 경우 1억1만3천 번 읽었다고 합니다. 물론 그때 억(億)은 10만을 뜻한다고 하니 11만3천 번을 읽었다는 말이지요. 그는 그밖에도 1만 번 이상 읽은 책이 36권이나 된다고 했으며, 1만 번 넘기지 않은 책은 기록하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물론 이에 대해서 다산 정약용은 “백곡이 읽었다는 사마천의 사기도 발췌본을 읽은 것이지 책 전부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장하다고 할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책을 읽어댄 백곡에 대해 어떤 이는 ‘독서의 끝판왕’일 거라고 말합니다. 그런 백곡에게는 이런 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사)세계문자연구소(대표이사 임옥상)와 종로구가 공동으로 ‘세계문자심포지아 2018: 황금사슬’을 10월 4일부터 7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서울특별시,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 네이버가 후원한다. 인간의 존엄을 향한 시민들의 내부 에너지가 방출된다는 것을 상징하는 문화적 퍼포먼스 ‘문자는 파열이다’가 개막과 폐막행사에서 펼쳐진다. 또 ‘환대와 결속의 문자’라는 의미에서, 예술가와 지식인들의 문자는 시민의 자기 해방에 이바지하는 도구라고 세계문자심포지아 2018의 양지윤 예술감독은 소개한다. 축제는 수성동 계곡, 경복궁 영추문, 종로구 옥인동 34-1, 상촌재, 공간 291 등 종로구의 세종마을 일대에서 열린다. 옥인동 34-1에서는 문자를 주제로 한 다양한 강연들과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가 진행된다. 이번 축제는 강병인글씨연구소, 종로문화재단, (사)세종마을가꾸기회, 박록담한국전통주연구소, 공간 291, 협동조합사진공간, 내외주가가 협찬단체로 참여한다. 행사 가운데 ‘개막 퍼포먼스 I’은 오는 10월 4일(목) 저녁 4시부터 6시까지 “강병인 글씨 퍼포먼스: 문자는 파열이다”가 통인시장 앞 정자부터 수성동 계곡에서 열린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대종교(大倧敎)는 삼신일체(三神一體) ‘한얼님'을 신앙의 대상으로, 단군 한배검을 교조(敎祖)로 받드는 한국 고유의 종교다. 대종교의 '대종(大倧)'은 하느님이란 뜻이다. ‘대(大)’는 ‘천(天)’에 속하며 우리말로 ‘한’이다. ‘종(倧)’은 신인 종자(字)로 순우리말로 ‘검' 또는 ‘얼’로 표현할 수 있다. 한얼님이 사람으로 변화해서 백두산 신단수 아래에 내려오신 분이 바로 신인(神人)이다. 한얼님이 지상에 내려오심은 세상을 크게 널리 구제(弘益人間 理化世界)하기 위한 것이다. ‘대종(大倧)’에는 이러한 진종대도(眞倧大道, 한얼 이치의 진리)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이는 한국의 민족종교 대종교 누리집에 있는 대종교 소개글인데 대종교는 단군이 하늘을 여신 개천절과 관계가 깊습니다. 대종교의 구현목표를 보면 ‘홍익인간(弘益人間) 이화세계(理化世界)'라고 하여 고조선의 건국이념과 같습니다. 대종교 창시자인 나철(1863 ∼1916) 선생은 관직에서 물러나 구국운동에 뛰어들었고, 을사늑약 매국노들을 살해하려다 실패하고 유배까지 된 분입니다. 유배에서 풀려난 선생은 1909년 1월 15일 구국 운동의 하나로 단군 신위를 모시고 제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어제(10월 1일)는 “아리랑의 날”이었다. 1926년 서울 ‘단성사’에서 나운규(羅雲奎) 감독의 무성영화 <아리랑>이 개봉된 날이기도 하다. 이날을 맞이하여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는 문화재청(청장 정재숙) 주최,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진옥섭) 주관으로 콘서트아리랑 “아리랑을 마주하다”가 열렸다. 김세희 아나운서의 사회로 열린 이날 콘서트는 먼저 예천아리랑 이상휴 전승자의 질박한 예천아리랑으로 시작되었다. “아리아리 아리아리 아라리요 / 아리랑 고개로 넘어 가요 아롱 아롱 아롱 아롱 앓지 마라 / 나 앓는 속내를 내가 안다. 아리랑 고개서 알을 배여 / 몸실령 고개서 몸을 풀어 니 잘났나 내 잘났나 도투지마라 / 은하 백통 은하 은전 지 잘났다“ 청중들에겐 무척이나 생소했을 예천아리랑, 하지만 이상휴 전승자는 발림과 함께 아무 꾸밈없이 투박한 질그릇 속에서 울려나오듯 소리했다. 저 노래가 예천 사람들이 오랜 세월동안 삶과 함께 했던 노래였던가? 이어서 김세희 아나운서는 한겨레아리랑연합회 김연갑 이사와 함께 앉았다. 그는 아리랑에 몸담은 삶을 살게 된 계기를 들려준다. “나는 42년 전 군생활 중 판문점 도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부산시립박물관에 가면 보물 제951호 “선조국문유서(宣祖國文諭書)”가 있습니다. 이 “선조국문유서”는 임진왜란 때인 1593년(선조 26) 선조가 피난하여 의주에 있을 적에 백성들에게 내린 한글로 쓴 교서입니다. 그때 조선의 백성들 가운데는 일본에 포로가 되어 왜적에게 협조하면서 살아가는 자가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에 선조는 왜군의 포로가 된 백성을 회유해 돌아오도록 교서를 내린 것이지요. 당시 김해수성장(金海守城將) 권탁(權卓)이 이를 가지고 적진에 숨어 들어가서 왜군 수십 명을 죽이고 포로가 된 우리 동포 100여 명을 구출하는 개가를 올렸습니다. “선조국문유서”는 이라는 제목 아래 기록된 그 내용을 요약해 보면, 부득이 왜인에게 잡혀간 백성들의 죄는 묻지 않음은 물론, 왜군을 잡아오거나 왜군의 동태를 자세히 알아 나오거나 포로로 잡힌 우리 동포를 많이 데리고 나오면 천민이건 양민이건 가리지 않고, 벼슬을 시키겠다는 것이며, 이어 아군과 명군이 합세하여 왜군 소탕은 물론 왜국까지 들어가 제압하려는 계획도 알려주면서 그 전에 서로 알려 빨리 적진에서 나오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이 교서는 권탁의 후손 집에서 보관하다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경기도미술관은 오는 11월 25일까지 특별기획전 《코리안 디아스포라, 이산을 넘어 - Korean Diaspora, Beyond Dispersion》를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경기(京畿)’라는 이름이 정해진지 1천년이 된 것을 기려, 경기문화재단과 경기도미술관이 주최ㆍ주관하는 전시 가운데 하나다. 이번 특별전에는 중국ㆍ일본ㆍ러시아ㆍ우즈베키스탄ㆍ카자흐스탄 등 아시아 지역 5개국에 사는 재외한인 동포 작가 25인이 참여한다. ‘코리안 디아스포라(Korean Diaspora)’는 한민족의 혈통을 가진 사람들이 모국을 떠나 세계 여러 지역으로 이주하여 살아가는 한민족 ‘이산(離散)’을 의미한다. 19세기 중엽부터 만주와 연해주로 떠나면서 시작한 코리안 디아스포라, 곧 재외한인의 이산으로 전 세계 재외동포사회는 오늘날 743만 명 규모로 성장하였다. 한민족은 조선 말기에는 하와이와 멕시코에 사탕수수 노동자로, 일제 강점기에는 만주와 일본에 농민ㆍ노동자ㆍ징용군으로, 1960년대에 이후 근대화 시기에는 중남미ㆍ북미ㆍ유럽ㆍ호주 등지에 노동자ㆍ이민자ㆍ유학생으로 퍼져나갔다. 오늘날 이들과 그 후손은 초기 정착의 역경을 극복하고 현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여러분, 울지 마십시오. 이 몸이 삼천리강산에 태어났기에 미쳤고 사람을 죽였습니다. 지금 이곳을 떠나는, 떠나려는 이 영진은 죽음의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갱생의 길을 가는 것이오니 여러분 눈물을 거두어주십시오…..” 주인공 영진이 일본 순경에 끌려가는 장면이 나오고 주제가 <아리랑>이 흐르는 가운데 변사는 목이 메어 해설합니다. 1926년 오늘(10월 1일)은 서울 ‘단성사’에서 나운규(羅雲奎) 감독의 무성영화 <아리랑>이 개봉되었습니다. 조선키네마프로덕션 제2회 작품인 <아리랑>은 당시 이 땅의 민중들에게 일대 충격을 안겨준 혁명적인 영화였습니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까닭은 이 작품이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조차 없었던 항일민족정신을 그 주제로 하였음은 물론 영화사상 초유의 예술성을 지녔다는 평가 때문입니다. 영화 <아리랑>은 온 나라 극장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으며, <아리랑>의 영향으로 이 땅의 영화 제작이 활발하여짐은 물론, 조선영화계가 서구 영화의 번안모방물이나 개화기 신파극 제작에서 벗어나 민족영화 제작으로 길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지요. 또 이 영화의 주제가였던 민요 <아리랑>은 암담한 시대를 사는 온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한글박물관(관장 박영국)은 110여 년 전 최초로 해부학 번역서를 만든 에비슨과 김필순의 한글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는 기획특별전 <나는 몸이로소이다 - 개화기 한글 해부학 이야기>을 2018년 7월 19일(목)부터 10월 14일(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빛을 본 최초의 한글 해부학 교과서 한국 최초의 한글 해부학 교과서인 《해부학》은 김필순(金弼淳, 1878-1919)이 번역하고 에비슨(魚丕信, Oliver R. Avison, 1860-1956)이 교열하여 1906년에 펴낸 책이다. 한국 최초의 근대식 병원 제중원의 제4대 원장으로 부임한 에비슨(魚丕信, Oliver R. Avison, 1860-1956)은 한국인 의사 양성을 위한 의학교육에 특히 열정을 쏟았다. 에비슨이 한국 학생들에게 서양의학을 가르치기 위해 가장 먼저 선택한 책은 해부학이다. 해부학은 서양의학을 배우기 위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기초이자 전통의학과 차별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전통의학에 없던 새로운 개념을 조선인 학생들이 익히기 위해서는 한글로 된 알기 쉬운 의학 교과서가 필요하였다. 에비슨은 해부학을 번역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최근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 간 산림분야 교류협력사업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이창재)은 남북의 산림용어를 통일시키기 위한 《남북 산림용어 대사전(가칭)》펴냄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남북 산림협력은 유엔의 대북제재 하에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행 가능한 사업분야로 남북이 각기 사용하는 산림용어를 통일하는 《남북 산림용어 대사전》의 펴냄은 향후 산림협력사업의 원활한 진행의 발판이 될 것이다. 《남북 산림용어 대사전》 펴냄은 지난 2015년 조선족과학기술자협회와 함께 남북 산림용어 사전 편찬을 위한 ‘산림용어사전공동편찬’ 협력을 맺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2017년 주요 산림협력분야인 양묘, 조림, 경관복원, 사방, 산림병해충 분야에 대하여 남북한 산림 용어를 발췌하여 정리한 바 있으며, 올해는 앞서 4개 분야 이외에 산림경영, 산림보호, 산림조사 및 임산물 분야에 대하여도 남북 산림용어의 비교ㆍ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국립산림과학원은 20일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열어 남북 공동 편찬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겨레말큰사전》의 경험과 과정에 대한 사례공유와 향후 《남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