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중국인들이 우리 겨레를 ‘동이(東夷)’라 불렀는데 여기서 이(夷)는 큰 활(大弓)이라는 뜻이라고 하지요. 그만큼 우리 겨레는 활을 잘 쏘는 민족으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특히 고구려 건국 시조인 동명성왕(東明聖王) 곧 주몽(朱蒙)은 7살부터 활과 화살(弓矢)을 직접 만들어 활쏘기를 즐겼는데 그때마다 백발백중이었다고 전합니다. 물론 ‘주몽(朱蒙)’이란 이름도 ‘활을 잘 쏘는 사람[善射者]’이라는 뜻에서 유래하였습니다. 고구려 고분 무용총 벽화 <사냥도>에도 다섯 명의 궁사가 말을 타고 달리면서 사슴과 호랑이를 사냥하는 장면이 들어 있을 정도입니다. 활은 무(武)와 예(禮)를 담은 무기로 전쟁이 일어나면 나라를 지키는 도구가 되었고, 평상시에는 활 쏘는 사람의 마음을 가다듬는 데 쓰였습니다. 활은 인류의 오랜 삶과 함께 했는데 특히 우리 겨레는 활과 함께 했지요. 전쟁에서 중국은 긴 창을, 일본은 칼을 즐겨 썼는데 이는 가까이서 맞닥뜨려 싸우는데 유용한 살상무기입니다. 그러나 우리 겨레는 칼이나 창보다는 활을 즐겨 썼는데 이는 적에게 다가가 죽이기보다는 멀리서 오는 적을 쫒아내는 데 그 목적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가무형문화재 가운데는 제8호 강강술래가 있는데 전라남도 해남ㆍ완도ㆍ무안ㆍ진도 같은 곳의 바닷가 지방에서 전승되어 왔습니다. 강강술래는 노래와 춤이 하나로 어우러진 여성들의 집단놀이로 한가위 앞뒤나 정월대보름 달밤에 즐겼습니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왜군에게 우리의 병사가 많다는 것을 보이기 위한 의병술로 마을 여성들을 모아 남자 차림을 하게 하고 옥매산을 돌도록 한데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지요 하지만, 원시시대부터 한해 가운데 가장 달이 밝은 밤에 잔치를 벌여 노래하고 춤추던 풍습에서 비롯된 민속놀이라고 보는 것이 학계의 정설입니다. 동쪽 하늘에 둥근 달이 떠오르기 시작하면 여인들은 손에 손을 잡고 오른쪽으로 돌며 동그라미를 그려나갑니다. 목청 좋고 소리 잘하는 사람이 맨 앞에 서서 메기는 소리를 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강강술래’하며 받는 소리를 하지요. 보통은 동그라미를 그리며 춤을 추다가 흥이 나면 가운데에 두세 사람이 들어가 춤을 추는 남생이놀이를 비롯해서 고사리꺾기, 청어엮기, 기와밟기, 꼬리따기, 덕석말이, 문지기놀이, 실바늘꿰기, 수건찾기 같은 여러 가지 놀이를 합니다. 놀이는 천천히 동그라미를 만드는 늦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조선사회에서는 “처가와 변소는 멀어야 좋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사돈 사이 왕래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때는 여성 특히 며느리의 나들이는 생각조차 하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특히 예전 전통사회에서는 집안일은 물론 농사까지 함께 해야 했기에 며느리들이 며칠씩 집을 비우며 친정집에 갈 수는 없는 일이었지요. 그래서 한가위가 지난 뒤 시집간 딸과 친정어머니가 중간 지점을 정하고, 음식을 장만하여 만나서 한나절 동안 회포를 풀었던 풍습이 있었는데 이를 ‘반보기'라고 했습니다. 반보기는 다른 말로 중로상봉(中路相逢) 또는 중로보기(中路-)라고도 했는데 중도에서 만났으므로 회포를 다 풀지 못하고 반만 풀었다는 데서 이렇게 말한 것이지요. 또 한마을의 여자들이 이웃 마을 여자들과 경치 좋은 곳에 모여 정을 나누며 하루를 즐기는 일도 있었는데 이때 각 마을의 소녀들도 단장하고 참여하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며느릿감을 고르는 기회로 삼기도 했습니다. 속담에 ‘근친(覲親)길이 으뜸이고 화전길이 버금이다’ 하여 시집간 딸이 친정에 와서 친정 어버이를 뵙는 것이 먼저이고, 꽃구경은 나중이라고 하였으며, 한가위 앞뒤로 반보기가 아닌 ‘온보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한글박물관(관장 박영국)은 훈민정음 반포 572돌을 맞은 올해 한글날을 기념하여 우리말 사전의 발자취를 소개하는 기획특별전 <사전의 재발견>을 2018년 9월 20일(목)부터 12월 25일(화)까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각종 정보가 무차별로 쏟아지는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사전의 기능은 더욱 중요해졌다. 이번 전시는 지식의 길잡이인 사전이 우리 시대와 문화를 어떻게 정의하고 간직했는지 살펴보고, 이를 통해 사전의 참된 가치와 미래상을 조망하고자 마련하였다. 전시장은 사전의 역사적 의의를 다루는 <1부 우리말 사전의 탄생>, 우리말 사전에 담긴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는 <2부 우리말 사전의 비밀>로 구성된다. 우리말 사전의 변화상이 소개되는 첫 전시 <1부 우리말 사전의 탄생>에서는 지난 140여 년간 우리말 사전의 발자취를 한자리에 모아 소개한다. 그간 ‘사전’을 주제로 하는 학술연구와 발표는 왕성하게 열려 왔지만, 전시로 기획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우리말 사전’의 역사를 다루는 첫 전시가 국립한글박물관에서 기획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의미가 있다. 한국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가위’는 우리 겨레의 명절 가운데 가장 큰 날입니다. 조선 후기 한양의 세시풍속을 기록한 김매순(金邁淳:1776~1840)의 《열양세시기(冽陽歲時記)》에 있는 “더도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는 말처럼 한가위는 햇곡식과 과일들이 풍성한 좋은 절기입니다. 명절 한가위는 음력 팔월 보름날인데 추석, 가배절, 중추절, 가위, 가윗날 등으로 부르지요. 이 가운데 요즈음 너도나도 쓰는 말은 ‘추석’입니다. ‘추석(秋夕)’은 5세기 송나라 학자 배인의 《사기집해(史記集解)》에 나온 “추석월(秋夕月)”이란 말에서 유래합니다. 여기서 “추석월”의 뜻은 천자(天子)가 가을 저녁에 달에게 제사를 드린다는 뜻이었으니 우리의 명절과 잘 맞지 않는 말이지요. 더구나 중국 사람들조차 이 '추석'이란 말은 거의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와 달리 '한가위'라는 말은 ‘크다’는 뜻의 '한'과 '가운데'라는 뜻의 '가위'라는 말이 합쳐진 것으로 8월 한가운데 있는 큰 날이라는 뜻이지요. 또 '가위'라는 말은 신라 때 길쌈놀이(베짜기)인 '가배'에서 유래한 것으로 《삼국사기》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는데 ‘추석’이 아니라 우리 겨레가 오랜 세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한글박물관(관장 박영국)은 한글날을 앞둔 10월 8일(월) 낮 4시부터 국립한글박물관 강당에서 ‘근대 한글 광고와 삶’을 주제로 인문학 특강을 한다. 강연자는 한국광고학회 제24대 회장을 지낸 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김병희 교수로, 현재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여러 정부기관의 홍보 관련 정책 자문을 맡고 있으며, 저서로는 《광고로 보는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소비문화사(2016)》, 《광고로 보는 근대문화사(2014)》 등 40여 권이 있다. 이번 강연은 ‘담배, 모자, 전기(電氣), 맥주, 양복, 구두, 치약, 영화, 화장품’ 등 근대 문물에 대한 광고부터 ‘양성 평등, 우량아 이데올로기’ 등 가치관에 대한 광고까지 근대 한글 광고의 변화를 두루 살펴본다. 더불어 한글 카피가 근대 소비문화와 가치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지식과 정보뿐만 아니라 삶의 모습을 한글이 어떻게 담아냈는지에 대해 조명해볼 예정이다. 국립한글박물관의 인문학 특강은 한글문화 관련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한글과 한글문화를 다양한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한글문화에 대한 공감대를 널리 형성하기 위하여 마련된 기획 프로그램이다. 오는 11월 5일(월) 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가위 명절, 차례음식과 제례문화 제례문화는 명절 때마다 신문지면을 장식하는 단골메뉴다. 대부분 제례문화의 번거로움을 지적하면서 간소하게 바꿀 것을 권장하는 내용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시대적 환경이 달라진 만큼 제례문화도 변화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제례문화의 본래 모습을 들여다보면 지금보다 훨씬 간소한 의례와 상차림 문화를 마주하게 된다. 이는 제례문화의 규범서인 《주자가례(朱子家禮)》를 통해 알 수 있다. 제사음식은 본래 19가지다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조상제사가 뜨거운 감자가 된 이유는 제사음식을 마련하는 번거로움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기본 30가지가 넘는 제물이 차려진다. 그러다보니 명절 등을 앞두고 ‘제사병’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적지 않은데,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제사음식의 간소화를 권장하는 추세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제례문화의 지침서인 《주자가례》를 보면 간장종지까지 포함해서 19종의 제물이 그려져 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주자가례》에는 과일도 ‘과(果)’로만 그려져 있을 뿐, 조율이시(棗栗梨柿)의 대추 · 밤 · 배 · 감 등과 같이 구체적인 과일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홍동백서나 조율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텔레비전 사극에서는 가끔 오열하는 듯한 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격정적인 슬픔이 이어질 때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바로 아쟁산조인 것이죠. 아쟁은 연주자의 앞쪽에 수평으로 뉘어 놓고 '활대'를 수직방향으로 써서 연주하거나, 가끔씩 손가락으로 가야금처럼 뜯기도 하면서 연주하는 악기입니다. 아쟁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누는데 정악아쟁은 7현∼10현이며, 산조아쟁은 정악아쟁보다 조금 작고 주로 8현입니다. 아쟁은 아시아 여러 나라에 퍼져있는 악기 '쟁(爭)'의 하나이지만, 우리의 아쟁(牙箏)은 연주방법이 독특합니다. 일본의 '고토(爭, koto)'나 중국의 '(爭, zheng)'은 손가락으로 줄을 뜯거나 퉁겨서 연주하는데 견주어 우리 아쟁은 '쟁(爭)' 종류 가운데 유일하게 활대를 이용하여 줄과의 마찰로 소리를 내는 악기입니다. 아쟁은 다른 현악기에 견주어 음역대는 좁지만, 가야금보다 큰 울림통을 가지고 있어서 그 소리가 매우 웅장하고 오랫동안 음을 지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국악기 가운데는 유일한 저음 현악기이기 때문에 관악합주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사용되는 악기지요. 오열하는 듯한 아쟁산조 소리는 아녀자의 슬픔이 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진실과 정의 그리고 기억 展–Truth & Justice: Remembering “Comfort Women”’ 진행 등 다양한 활동을 위해 샌프란시스코를 방문 중인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이하 정의연) 윤미향 대표가 현지 시간으로 9월 18일 낮 2시 30분 샌프란시스코 시의회에서 특별연설을 했다. 샌프란시스코 시의회는 당시 시의원이었던 에릭 마 교수의 발의로 시의원 11명 전원찬성으로 지난 2015년 9월 22일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기림비 건립을 시 행정부에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켜 샌프란시스코 내 많은 시민들의 참여로 2017년 9월 22일 건립된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기림비 건립의 길을 열어준 바 있다. 이번 시의회 특별연설은 현재 샌프란시스코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기림비가 건립되어 있는 세인트 메리 광장이 자리 잡고 있는 1지구의 샌드라 퓨어 (Sandra Lee Fewer) 시의원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다. 샌드라 퓨어 시의원의 소개를 받고 특별연설에 나선 정의연 윤미향 대표는 먼저 결의안을 채택으로 샌프란시스코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기림비 건립이 가능케 해준 시장 및 시의원과 또한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