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롯데백화점 지하 1층에 간 적이 있습니다. 이곳은 식당가와 식료품 등을 파는 곳입니다. 그런데 들어가는 곳에는 ‘FOOD AVENUE’라고 쓰여 있습니다. 보통은 ‘FOOD STREET’라고 쓰는데 이곳은 ‘STREET’를 ‘AVENUE’라고 표기했습니다. 좀 더 특별한 곳으로 보이려는 뜻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뉴욕에서는 ‘Avenue는’ 남북, ‘Street’는 동서로 뻗은 길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곳 백화점에서 특별히 남북을 가리키지는 않을 텐데 굳이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는 영어도 아닌 생경한 영어를 쓴 까닭을 모르겠습니다. 주로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이곳에는 ‘식당가’ 이렇게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 ‘FOOD AVENUE’를 주욱 돌아 나오니 이젠 식품점을 뜻하는 ‘GROCERY’라는 간판도 보입니다. 또 ‘ISSUE ITEM’도 있는데 아래에 작은 글씨로 “보다 빛나고 특별한 삶의 품격을 위해 롯데백화점이 선택한 트렌디한 상품을 만나보세요”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 간판 ‘GROCERY’도 역시 ‘먹거리가게’, ‘ISSUE ITEM’은 ‘유행상품’ 또는 ‘뜨는상품’ 이렇게 해도 좋지 않을까요? 롯
[우리문화신문=김슬옹 교수] 정부가 경복궁 광화문에 훈민정음체 한글 현판을 달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1월 20일 청와대 세종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광화문 훈민정음체 한글 현판 설치 추진 계획을 보고했고, 국가유산청장이 이에 적극 동의했다는 것이다. 한글 단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이를 "역사적 결단"이라며 크게 환영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현판 교체를 넘어, 대한민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중대한 사건이다. 이상적인 1안: 한글 현판으로만 한글 단체와 많은 국민이 가장 많이 염원하는 바는 단연코 '1안'이다. 곧, 현재의 한자 현판을 내리고 훈민정음체 한글 현판만 거는 것이다. 광화문은 단순한 고궁의 정문이 아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지이자, 한국 문화의 발신지로서 세계에 대한민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다. 이곳에 한글이 태어난 조선 정궁(正宮)의 정문으로서 훈민정음체 한글 현판이 걸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다. 세종대왕이 창제한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자가 대한민국의 얼굴인 광화문에 오롯이 걸릴 때, 비로소 우리의 정체성이 온전히 표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 난관과 2안의 값어치 그러나 현실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한문을 끌어들이지 않았던 시절, 우리 겨레는 땅덩이 위에서도 손꼽힐 만큼 앞선 문화를 일으키며 살았다. 비록 글자가 온전하지 못하여 경험을 쌓고 가르치는 일이 엉성했을지라도, 입말로 위아래 막힘없이 마음을 주고받으면서 하나로 어우러져 살기 좋은 세상을 일구어 이웃한 중국과 일본을 도우며 살았다. 이런 사실이 모두 우리나라 고고학의 발전에 발맞추어 알려진 터라 기껏 지난 삼사십 년 사이에 밝혀졌다. 이제까지 밝혀진 사실로만 보아도, 우리 겨레는 구석기 시대에 이미 대동강 언저리(검은모루, 60만 년 전)와 한탄강 언저리(전곡리, 26~7만 년 전)와 금강 언저리(석장리, 4~5만 년 전)에서 앞선 문화를 일구며 살았다. 무엇보다도 구석기 말엽인 일만 삼천 년 전에 세상에서 맨 처음으로 벼농사를 지었다는 사실이 충북 청원군 소로리에서 드러났다. 그것은 이제까지 세상에서 맨 먼저 벼농사를 지었다고 알려진 중국 양자강 언저리의 그것보다 삼천 년이나 앞서는 것이다. 게다가 청원군 두루봉 동굴에서는 죽은 사람에게 꽃을 바치며 장례를 치른 신앙생활의 자취까지 드러나, 구석기 시대에 이미 높은 문화를 누리며 살았던 사실도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