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소상의 8경 가운데서 어촌의 해 지는 모습을 노래한 ‘어촌석조(漁村夕照)’와 강 위로 내리는 저녁 눈의 모습인 ‘강천모설(江天暮雪)’, 산촌(山村)의 한가한 모습을 표현한 ‘산시청람(山市晴嵐)’, 그리고 산사(山寺)에 울려 퍼지는 쇠북 소리가 객(客)의 마음을 울린다는 ‘한사만종(寒寺晩鍾)’을 소개하였다. 이렇듯 소상의 8경은 각각의 특징이 있는 경관들을 너무도 구체적이고 아름답게 노래하고 있어서 공감이 크다. 부르는 이나 듣는 이들도 그 모습들을 연상해 보며 부르고 감상하는 것도 단가와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이번 주에는 <탐경가>(探景歌)를 소개해 보도록 한다. ‘탐경(探景)’이란 멋진 경관을 찾는다는 뜻이다. 이 단가를 일명, 일장춘몽(一場春夢)으로도 부르는 것은 인간사라고 하는 것도 결국은 한바탕 꿈과 같다는 내용이고, 또한 이러한 사실은 노래 전반에 두루두루 보인다. 특히, 끝 구절 “아마도 우리 인생 일장춘몽(一場春夢)인가 하노라”라는 노랫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이 단가가 ‘일장춘몽’임을 알게 만들고 있다, 다시 말해, 노래의 제목처럼 인생의 헛된 영화(榮華)나 덧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재홍)은 용산 개관 20돌을 맞이하여 특별전 <새 나라 새 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조선이라는 새로운 나라의 시작과 함께 꽃핀 15~16세기 미술의 정수를 한 자리에 모은 대규모 기획이다. 도자, 서화, 불교미술 등 당시 미술을 대표하는 691건의 작품이 출품되며, 이 가운데는 국보 16건, 보물 63건을 포함한 다수의 국가지정문화유산이 포함된다.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도 23건에 달한다. 새로운 나라의 미술과 만나다 조선 건국 이후 200여 년 동안을 가리키는 조선 전기는 오늘날 우리 문화의 중요한 바탕이 형성된 때다. 유교를 통치 이념을 내세우면서 보편화된 유교적 가치관과 생활 규범은 오늘날 우리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시기에 만들어진 훈민정음은 현재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소통 체계이자 시각 매체로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문화 형성에서 중요한 시기에 미술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동안 조선 후기 미술과 견주면 조선 전기 미술의 면모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조선 후기에 견줘 현존 작품 수가 적으며, 주요 작품 가운데 다수가 나라 밖에 있어 접하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하루하루 날이 갈수록 더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어제 한낮에는 수레 안에서 찬바람을 틀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을 만큼 뜨겁기도 했습니다. 뜨거워진 길에서 그리고 그 위에 늘어선 수레 위로 피어오르는 아지랭이가 숨씨(공기)를 더 데우고 있었지요. 시들해진 호박잎을 보며 이런 날이 이어지면 도랑물도 마르겠다 싶었습니다. 흔히 이런 도랑물, 시냇물, 바다와 같이 땅위에 있는 물을 싸잡아서 '지표수(地表水)'라고 하는데 토박이말로 '땅윗물'이라고 합니다. '땅위에 있는 물'이라는 뜻만 놓고 생각하면 '땅윗물'도 맞는데 이 말과 맞서는 말인 '지하수(地下水)를 놓고 생각하면 좀 생각해 볼 말입니다. '지하수(地下水)'는 말집(사전)에 '땅속의 토사ㆍ암석 따위의 빈틈을 채우고 있는 물'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는데 이를 한 마디로 줄이면 '땅속물'이라고 할 만합니다. '지하(地下)'와 맞서는 말이 '지상(地上)'이 맞다면 '지하수(地下水)'의 맞선말은 '지상수(地上水)'라고 해야 되는데 '지표수(地表水)'라고 한 까닭도 있지 않을까요? '지상'은 땅의 겉뿐만 아니라 그 위까지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상수(地上水)'보다 '지표수(地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국가무형유산 「자수장(刺繡匠)」 보유자로 김영이(金榮二, 서울, 1953년생), 김영희(金永嬉, 서울, 1950년생) 씨와 「궁중채화(宮中綵花)」 보유자로 최성우(崔盛宇, 부산, 1960년생) 씨를 인정하였다. 국가유산청은 「자수장」과 「궁중채화」의 보유자 인정조사를 통해 해당 종목에 대한 전승기량과 전승활동 노력 등을 확인하였으며, 보유자 인정 예고 기간 동안 의견 수렴과 무형유산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거쳐 김영이, 김영희, 최성우 씨를 보유자로 인정하였다. 국가무형유산 「자수장」은 여러 색깔의 실을 바늘에 꿰어 바탕천에 무늬를 수놓아 나타내는 기능 또는 그러한 기능을 보유한 장인을 말한다. 이번에 「자수장」 보유자로 인정된 김영이, 김영희 씨는 각각 2008년과 2015년에 전승교육사로 인정되어 전승활동과 전수교육을 통해 「자수장」의 보전·전승에 힘써온 장인이다. ▲ 김영이 씨는 1970년 고(故) 한상수 보유자에게 입문하여, 자수 기능을 전수해 55년 동안 활동해 왔으며, ▲ 김영희 씨는 1966년 최유현 보유자에게 입문하여, 58년 동안 자수 공예 기술을 닦아오는 등 해당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해 왔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국악원(아래 국악원, 원장 직무대리 강대금)은 국악진흥법 제정에 따라 처음 시행되는 ‘제1회 국악의 날’(6월 5일)과 ‘국악주간’을 맞이하여 생애주기에 따른 수요자 중심의 참여형 교육프로그램 제공한다. <즉흥 국악마스터클래스>는 국악주간 행사의 하나로 전국 국악 전공자(재ㆍ업자)와 현장 예술인의 즉흥 연주와 전문 연주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다. 미래의 예인을 꿈꾸는 젊은 국악인들을 위해 소중한 경험 선사 2025년 <즉흥 국악마스터클래스>은 이 시대 으뜸 명인과 함께 민속음악의 정수인 ‘즉흥’을 주제로 예술적 성장의 기회를 제공한다. ‘즉흥’은 본래 시나위라는 장르에서 다양한 음악적 변화를 이끄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이번 과정에서는 이러한 즉흥적 요소를 ‘진도씻김굿’, ‘흥타령’, ‘장구춤(경기제 타령)’, ‘정통 구음시나위’와 ‘쇠춤’에 적용함으로써, 각 분야 명인과 참가자가 함께 음악적 교감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을 마련한다. 이 시대 으뜸 명인과 함께 민속음악의 정수를 만나는 시간 6월 9일부터 닷새 동안 즉흥의 현장성과 시대성, 즉흥을 통한 창작 영역의 이해를 돕는 김혜정(경인교대 교수), 유홍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경상북도(도지사 이철우), 경주시(시장 주낙영)와 함께 6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경주화백컨벤션센터(경주 보문단지 소재)와 경주 일원에서 ‘헤리티지 리부트, 세계와 함께하는 새로운 가치’를 주제로 「2025 세계국가유산산업전」(이하 ‘산업전’)을 개최하고, 6월 12일 낮 2시에 개막식을 연다. 2017년 시작해 올해로 9회를 맞는 산업전은 국내 유일의 국가유산 산업과 일자리 박람회이다. 올해에는 역대 가장 많은 129개 업체와 기관이 참여할 예정이며, 5개 분야(보존관, 신기술관, 제품관, 활용관, 홍보관)의 전시관에서 국가유산 발굴, 보수·정비, 안전관리기술 및 시스템, 인공지능(AI) 등 국가유산과 접목한 첨단 기술 및 연구개발(R&D) 분야의 전시뿐만 아니라 공예품·식품, 기념품, 공연예술 등 국가유산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다양한 전시가 이뤄진다. 또한, ▲ 전국 지자체의 국가유산 담당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헤리티지 연수회(워크숍) 등 각종 학술대회(컨퍼런스)를 비롯하여, ▲ 국가유산 기술상담회 ▲ 국내외 구매자(바이어) 상담회 등을 통해 국가유산 관련 산업을 선도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유니세프 한국위원회(회장 정갑영)는 6월 14일 바다, 브라이언, 유진과 함께 미얀마 지진 피해 어린이를 돕기 위한 ‘그린하트 바자회’를 연다고 9일 밝혔다. ‘그린하트 바자회’는 스타들의 참여로 이뤄지는 특별한 나눔 잔치로 바자회 기획부터 기부 물품 모집까지 전 과정이 스타들의 재능 기부로 진행된다.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이번 바자회에는 바다, 유진과 함께 새롭게 브라이언이 합류해 뜻을 더했다. 또한 다양한 브랜드(곽현주 컬렉션, S&D 스튜디오, 누티아, 다올풍샵, 레이첼콕스, 렉켄, 로로비앙, 루아 베이커리, 룬케이브, 리덤, 마이리틀베어, 몸만와, 바이오페라, 사이, 소울메이트, 송버드, 스윗앤조이, 아티톡톡, 에스티유, 오마뎅, 유메르, 이바네네츠, 컨템포러리 어카운트, 콜마, 큐링, 키모우이, 템포러리 유니버스, 토새, 페이크케미컬클럽, 폴라탐, 풀무원식품_아미오, 프렌치럭셔리, 허니하우스 등)도 물품을 기부하며 기금 조성에 동참했다. 바자회는 14일 언더스탠드에비뉴 아트스탠드(서울 성동구)에서 낮 11시 30분부터 5시까지 선착순 무료입장으로 진행되며 바다와 유진, 브라이언 등의 스타들이 직접 현장에 나와 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만 스무 살, 사람으로 치면 이제 청년기에 들어선 나이다. 어제(8일) 은평구 신사동 <열린선원>(선원장 무상법현 스님)에서는 열린선원 개원 20돌을 맞아 조촐한 행사가 있었다. 저잣거리 포교사로 이름난 무상법현 스님이 2005년, 첫 포교지로 자리잡은 곳은 지금의 자리에서 멀지 않은 은평구 갈현동 역촌중앙시장이었다. 화장실도 공용화장실을 사용하는 등 여러 가지로 불편한 시장의 낡은 건물 2층에 자리잡은 열린선원으로 무상법현 스님을 취재하러 간 것은 한글날을 하루 앞둔 2016년 10월 8일이었다. 스님은 그동안 어려운 각종 불교의식의 한글화를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분으로 2010년에는 열린선원 자체적으로《한글법요집》을 펴내 사용하여 신도는 물론 일반 사회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 열린선원이 어제 20돌을 맞이하였다. 행사는 조촐했지만, 행사 이름은 조금 긴 “열린선원 개원 20주년 여성독립운동가 고 오희옥지사님 추선공양원왕생극락 염불 강연(아래, 열린선원 개원 20주년)”이었다. 20돌 행사를 하기 얼마 전에 스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열린선원 개원 20주년 행사와 함께 지난해 순국선열의 날인 11월 17일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정조(正祖). ‘바를 정(正)’자를 쓴 묘호에서 보듯이 정조는 ‘바른생활 임금’이었다. 정조가 남긴 글이나 생각을 보면 늘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빈틈없이 살려 했던 ‘반듯함’이 느껴진다. 끊임없는 자기 수양과 극기(克己)가 없으면 감당하지 못하는 막중한 군주의 자리를, 마치 군주를 위해 태어난 사람인 양 소화해 냈던 임금이 정조였다. 정조의 말과 생각을 담은 이 책, 《정조의 말》은 규장각 신하들이 기록한 정조 어록집인 《일득록》을 지은이 정창권이 풀이해 쓴 책이다. 《정조처럼 소통하라》라는 책을 낸 지 얼마 되지 않아 한 출판사에서 제안을 받고 《일득록》을 읽으며 오늘날에도 깊은 울림을 줄 만한 대목을 가려 뽑았다. 《일득록》은 정조의 문집인 《홍재전서》의 161권부터 178권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문학 5권과 정사 5권, 인물 3권, 훈어 3권 등 모두 18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평소 가까운 거리에서 정조를 보좌하던 규장각 신하들이 보고 들은 정조의 언행을 기록한 것으로, 정조가 자신의 언행을 반성하고 깨우치기 위해 편찬하도록 명했다. 《일득록》에서 보이는 정조의 모습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부지런했다. 정도전이 나라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국가유산청과 경주시는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ㆍ정비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 중 출토(2020년)된 금동관의 보존 처리 과정에서 비단벌레 날개 장식을 확인하였다고 발표했습니다. 금관을 포함해 지금까지 출토된 금동관에서 비단벌레 날개장식이 확인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비단벌레 날개장식은 금동관 곳곳에 뚫은 구멍을 화려한 빛깔의 비단벌레 날개로 메워 장식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비단벌레 날개장식은 지금까지 모두 13곳에서 15장이 흡착과 흡수가 동시에 진행된 채로 발견되었는데, 금동관 원래의 위치에 그대로 붙은 날개장식이 7장이었고 나머지 8장은 관에서 떨어져 나와 주변에 흩어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금동관에 그대로 붙어 있던 날개 장식(7장)은 출(出)자 모양 세움장식에서 3장이 겹친 상태였고, 나머지 4장은 원래의 위치에 한 장씩 붙어 있었지요. 현재 발견된 날개는 대부분 검게 변했지만, 부분적으로는 원래의 빛깔이 남아 있는 것도 있습니다. 그동안 경주 황남대총 남분, 금관총, 쪽샘 44호 고분 등에서 출토된 말갖춤(馬具, 안장ㆍ발걸이ㆍ말띠드리개 등), 허리띠 등에 비단벌레 날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