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이틀 뒤 8월 9일은 74년 전, 일본의 나가사키에 미국이 원자폭탄을 투하한 날이다. 8월 6일의 히로시마에 이어 나가사키에는 상상할 수 없는 위력의 원자폭탄이 떨어져 두 도시는 쑥밭이 되었다. 당시 나가사키시의 인구 25만 명 가운데 14만 9천 명이 죽거나 다치고 건물은 36%가 파괴되었다. 해마다 일본은 원폭일(8월 9일)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하는 “피폭자 위문, 평화 사수” 같은 얘기를 언론들이 빠지지 않고 기사로 내보낸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는 “왜 피폭자가 생겼는가? 왜 원자폭탄을 맞아야 했는가?”를 다루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단히 부적절하다. 이러한 보도는 전후(戰後) 74년간 지속되고 있다. 실제 나가사키에 있는 평화자료관에 가보아도 “원폭을 당한 이유”는 거의 다루고 있지 않다. 반면 당시 일본인의 피해가 얼마나 컸는지만을 장황하게 늘어놓고 있다. 조선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를 침략하고 러일전쟁ㆍ중일전쟁ㆍ세계 2차대전 등 온갖 전쟁을 일으켜 인류를 공포와 두려움으로 내몰던 일본은 분명 전쟁의 가해자다. 그런데도 8월 9일 원폭일만 되면 갑자기 피해자의 입장으로 돌변한다. 또 한 가지 잊지말아야 할 것은 8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장마가 개고 나면 30도를 넘는 불볕더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기상청이 연일 보도하고 있다. 벌써부터 더위가 걱정이다. 이 불볕더위를 시원하게 해주는 상징물은 무엇일까? 에어컨 같은 전기제품 말고 여름철의 상징물을 꼽으라면 부채라든가 팥빙수, 시원한 수박 같은 것들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불볕더위 속에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일본에 있는데 바로 풍령(風鈴, 후우린)이 그것이다. 풍령은 집안의 처마나 문 틀 위 같은 곳에 달아두는 데 바람이 살랑거리면 딸그랑딸그랑 거리는 소리가 들려 마치 물방울 소리처럼 느껴져 시원한 느낌을 준다. 대개 풍령의 재료가 유리이거나 도자기 따위라 맑고 투명한 소리가 난다. 풍령(風鈴) 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한 것은 가마쿠라(1185- 1333) 말기에 만들어진 《법연상인행상회도(法然上人行状絵図)》라는 책으로 당시에는 풍령(風鈴) 보다 풍탁(風鐸)이란 말이 널리 쓰였으나 이 책에서는 풍령(風鈴)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 풍탁(風鐸)이란 고대로부터 악귀를 쫓기 위한 것으로 주로 청동으로 만들었다. 고대에는 신을 부르거나 악귀를 물리치기 위해서 방울이나 종과 같이 소리를 내는 도구를 즐겨 사용했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의 ‘서시’를 마지막으로 낭송한 사람들은 배우 김영철과 시인 우에노 미야코 씨였다. 지난 18일(금) 밤, KBS 공개홀에서는 “3.1운동 100주년 기획 윤동주 콘서트 별 헤는 밤” 공개 녹화방송이 있었다. 이 녹화방송은 8월 15일 저녁 6시 30분부터 KBS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KBS에서는 8월 15일 광복절 특집으로 윤동주 음악회를 마련했으며 이날 공개 녹화방송에 대미를 장식한 것은 바로 우에노 미야코 시인의 ‘서시’ 낭송이었다고 방청객들은 입을 모았다. 우에노 미야코 시인이 “3.1운동 100주년 기획 윤동주 콘서트 별 헤는 밤”에 KBS로부터 초대 받아 마지막 무대를 배우 김영철과 장식한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다. 왜냐하면 윤동주 시를 일본인에게 알리는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우에노 미야코 시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국인 가운데 우에노 미야코 시인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많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일본인의 평균 결혼 비용은 얼마일까? 주식회사 리크루트 마케팅 파트너인 ‘젝시결혼트렌드’ 조사에 따르면(2018년 10월) 평균 357.5만 엔(한화 약 3,900만 원)으로 밝혀졌다. 이 금액은 결혼식, 피로연 파티를 모두 포함하는 금액이다. 그런데 이러한 결혼식 비용은 2012년 조사 때 보다는 13만 7천 엔(한화 149만 원)이 증가한 금액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결혼 비용의 증가에 반비례하게 초대 손님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에 견주면 평균 69명이 줄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결혼식 관련 업계 소조(SoZo) 대표인 아츠미유리카 씨는 ‘드레스 비용과 음식’이 결혼 비용을 늘어나게 한 원인이라고 한다. “신부될 사람들이 SNS라든가 친구의 결혼식 등에서 결혼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좋은 드레스라든가 좀 더 좋은 음식에 대한 기대감이 전체 비용을 늘어나게 하는 요소”라고 한다. 신랑될 사람도 드레스 비용이 비싸더라도 신부가 기뻐한다면 문제없다는 의식이 깔린데다가 피로연의 음식의 경우 음식이 너무 초라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기에 가격이 올라가더라도 그쪽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장마철이라지만 푹푹 찌는 된더위로 숨쉬기조차 힘들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7월도 중순으로 들어서고 보니 이제 꼼짝없이 된더위의 한가운데로 들어서는 셈이다. 이러한 된더위에 일본인들은 안부편지인 “쇼츄미마이(暑中見舞い)”를 쓴다. 쇼츄미마이는 대개 엽서를 보내는데 엽서에는 파도치는 그림이라든가, 시원한 계곡 그림, 헤엄치는 금붕어 등이 그려져 있어 엽서를 받는 사람이 보기만 해도 시원한 느낌이 들게 배려한 것들이 많다. 그뿐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 안부를 묻고 싶은 사람 집에 찾아가기도 한다. “쇼츄미마이(暑中見舞い)”를 보내는 때는 보통 장마가 갠 뒤 소서(小暑)부터 대서(大暑) 사이에 많이 보내는데 반드시 이때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대체적으로 입추까지 보내면 무난하며 이때까지는 안부 편지 앞머리에 ‘맹서(猛暑, 된더위)’라는 말을 쓴다. 바쁜 일이 있어 이때 못 보내고 이 이후에 보내면 ‘잔서(殘暑, 한풀 꺾인 더위)’라는 말을 앞머리에 넣는다. 이것을 “잔쇼미마이(殘暑見舞い)”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쇼츄미마이는 여름 된더위가 시작되어 끝나가는 날까지 보내는 풍습인 셈이다. 안부편지는 나름의 어여쁜 편지지를 골라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교토의 3대 마츠리라고 하면 5월 15일의 아오이마츠리(葵祭), 7월 17일의 기온마츠리(祇園祭), 10월 22일의 지다이마츠리(時代祭)를 꼽는다. 오래된 순서를 꼽으라면 아오이마츠리 (567년), 기온마츠리(863년), 지다이마츠리(1895년) 순이지만 가장 화려하고 볼만하다는 평을 듣는 것은 기온마츠리(祇園祭)다. 기온마츠리의 유래는 전염병이 확산 되지 않도록 신에게 기도하는 의례에서 생겨났다. 지금부터 1,100여 년 전 교토에 전염병이 크게 번져 죽는 사람이 속출했는데 오늘날과 같은 전염병 대책이 없던 당시에는 전염병 발생을 신 곧 우두천왕(牛頭天王, 일명 스사노미코토)의 노여움으로 알았다. 그 노여움을 풀어주려고 기온사(祇園社, 현 야사카신사)에서 병마 퇴치를 위한 제사를 지냈는데 당시 66개의 행정구역을 상징하는 가마 66개를 만들어 역병(疫病)을 달래는 “어령회(御靈會)”를 지낸 데서부터 기온마츠리는 시작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스사노미코토가 신라의 우두신이란 기록이 있다. 《교토 속의 조선(京都の中の朝鮮)》을 쓴 박종명 씨는 서기 656년 가라쿠니(韓國)의 대사 이리지사주(伊利之使主)가 일본에 건너올 때 신라국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 곳곳에는 빨강, 보라, 분홍, 연노랑, 연보라 등 색색 깔의 수국이 활짝 펴서 계절이 한여름으로 들어섰음을 알린다. 이 꽃을 일본에서는 ‘아지사이’라고 부르며 우리나라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여름의 대표적인 꽃으로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특히 이 무렵이 되면 일본에서는 앞 다투어 전국 ‘아지사이(수국)꽃 명소’를 소개하느라 부산하다. 자란뉴스(https://www.jalan.net/news)에서는 ‘2019 전국 아지사이꽃 명소 30곳’을 소개하고 있는데 하나같이 아름다운 꽃들이 빛깔 고운 자태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몇 곳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후쿠오카 시모다공원(下田公園)은 시모다항을 마주한 언덕에 호조씨(北条氏) 별장이 있던 곳에 만들어진 공원으로 300만 송이의 아지사이꽃이 공원을 찾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지사이꽃으로 두 번째 가라면 서운한 곳이 교토의 미모로토지(三室戸寺)이다. 미무로토지는 아지사이꽃절로 유명하며 이 꽃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6월이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이다. 그런가하면 역시 교토의 마이즈루자연문화원(舞鶴自然文化園)도 빼놓을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3.1절은 지났지만 저희는 3.1만세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돌을 맞은 한국의 분위기를 맛보고 싶었습니다. 6월 24일까지 현재 일본 고려박물관에서 3.1절 특집 전시를 하고 있는 중이라 그동안에 서울에 올 틈을 내지 못했지요.” 이는 일본 도쿄 고려박물관의 전 이사장인 하라다 쿄코(原田京子) 씨의 말이다. 어제(18일) 오후, 하라다 이사장과 고려박물관 이사로 있는 도다 미츠코(戶田光子) 씨를 안중근의사 기념관에서 만났다. “하라다 쿄코 씨는 여러 번 이곳에 왔다고 들었지만 저는 처음입니다. 안중근 의사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알고 있었지만 막상 기념관에 와서 자세한 설명을 들어보니 새삼 그의 애국정신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도다 미츠코 이사는 기념관을 돌아보고 그렇게 말했다. 모두 3층으로 꾸며진 기념관을 꼼꼼하게 다 둘러보는 데는 제법 시간이 걸렸다. 한정된 시간이지만 알차게 기념관을 설명해준 사람은 이혜균 사무국장이었다. 이 사무국장은 유창한 일본말로 안중근 의사의 출생과 성장, 그리고 하얼빈 의거와 사형에 이르는 전 과정을 친절히 안내해 주었다. 3층 전시관에는 안중근 의사가 붓글씨로 직접 쓴 심금을 울리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 큐슈 남부 가고시마(鹿兒島)의 명물로 ‘고려떡(高麗餠)’이란 게 있다. 고려떡을 이곳에서는 고레모찌(鹿兒島餠)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고레’ 란 고려를 뜻하고 ‘모찌’는 떡을 뜻한다. 일본에서 ‘고려(高麗)’는 ‘고구려’를 뜻하거나 삼국 이후의 나라였던 ‘고려’를 뜻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조선’ 전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이곳에 고려떡이 있는 것일까? 가고시마의 고려떡은 이 지역 명물로 오래된 집은 300년 이상 된 가게도 있다. 특히 그 가운데서도 이름이 알려진 곳이 아카시야(明石屋) 고려떡집이다 “사츠마의 나에시로가와라는 곳에는 정유재란 때 시마즈가와 더불어 도공들이 300년간 전통을 지키면서 도기를 굽고 있던 곳이다. 고려떡은 팥가루와 쌀가루를 섞어서 만든 것으로 신에게 바치는 공물(供物)용 떡으로 다뤄져 왔으나 지금은 가고시마 명물로 자리잡고 있다.” 아뿔싸! 정유재란 때 끌려갔던 조선인들로부터 유래한 떡이 아니던가? ”아카시야(明石屋) 고려떡집은 창업한지 160년을 넘는 가게로 초기의 맛과 디자인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누리집에 적혀 있다. 또 누리집에 따르면 ”고려떡은 기존 떡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얼마 전 가와사키 시에서 일어난 은둔형외톨이로 추정되는 50대 남자가 초등학생 등에게 칼을 휘둘러 20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이 있었습니다. 제 아들도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지를까봐 제가 아들을 죽였습니다.” 이는 지난 1일, 농림성 차관 출신인 구마자와 히데아키(熊沢英昭, 76살) 씨가 아들을 죽인 뒤 경찰에서 한 말이다. 올해 44살인 아들 에이치로(英一郎)는 중학생 무렵부터 은둔형외톨이 경향을 보이면서 부모에게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줄곧 부모와 함께 살던 아들은 10년 전부터 부모와 떨어져 살다가 지난달 말 부모와 함께 살기를 원해 집에 돌아온 상황이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온 아들은 걸핏하면 부모에게 폭행을 가해 아버지 히데아키 씨는 온몸에 멍이 들었다고 했다. 사건 당일 아침에는 근처 초등학교에서 운동회가 있었는데 아들이 “시끄럽다. 모두 죽여버리겠다.”는 말을 하자 아들이 큰일을 낼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그만 아들을 죽이고 만 것이다. 사건의 경위를 들어보면 동정심이 인다. 은둔형외톨이를 둔 부모의 심정이 오죽했으면 아들을 죽였을까 싶다. 은둔형외톨이를 일본말로는 히키코모리(引きこもり)라고 한다. 학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