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장만하다 갈무리하다 날마다 낯 살갗 되다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59쪽부터 60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59쪽 둘째 줄과 셋째 줄에 걸쳐서 나온 “손톱과 발톱은 왜 자주 깎아야 하는가?”라는 월(문장)은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습니다. 여덟째 줄과 아홉째 줄에 나온 ‘장만하는’과 ‘갈무리하는’은 참 반가운 토박이말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장만하다’는 ‘꼭 있어야 할 것을 사거나 만들거나 해서 갖추다’는 뜻을 가진 토박이말로 ‘먹거리’와 아랑곳한 말과 자주 만나는 말입니다. ‘갈무리하다’는 ‘물건 따위를 잘 정리하거나 간수하다’는 뜻으로 흔히 ‘저장하다’라고 하는 말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이면서 ‘일을 처리하여 마무리하다’는 뜻도 있는 토박이말입니다. 열째 줄과 열한째 줄에 있는 ‘벌레가 우리 몸에 들지 않게 해야 한다.’에서 ‘들지 않게’는 요즘 흔히 쓰는 ‘침입하지 않게’를 쉽게 풀이해 쓴 말이라고 하겠습니다. 열한째 줄 끝에서 열둘째 줄에 걸쳐 나오는 ‘벌레 없애는 약’도 요즘 쓰는 ‘구충제(驅蟲劑)’를 쉽게 풀이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67 뒨장질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뒨장질'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사람이나 짐승, 물건 따위를 뒤져내는 일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형방 비장이 나장이 팔구 명을 데리고 대들어서 도화와 도화의 집 사람을 한옆에 몰아 놓고 뒨장질을 시작하여 온 집 안을 샅샅이 뒤졌으나 장물 잡아낼 것이 별로 없었다."는 홍명희의 임꺽정에 있는 보기월을 보기로 들었습니다. 그 다음 '닥치는 대로 들었다 놓았다 하는 일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는 뜻도 있다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사람이나 짐승, 물건 따위를 뒤지는 짓'이라고 풀이를 하고 "형사 몇 명이 집 안으로 들이닥쳐 뒨장질을 시작하여 온 집안을 샅샅이 뒤졌으나 장물을 찾아내지는 못했다."를 보기월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닥치는 대로 들었다 놓았다 하는 일'이라는 뜻도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앞의 '표준국어대사전'과 같은 뜻풀이가 우리나라 사람들로 하여금 토박이말을 낮잡아 보게 하고 토박이말 쓰기를 꺼리게 만드는 아주 좋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뜻을 높여 이르는 말이 따로 없는데도 그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책에서 길을 찾다]1-앞잡이, 이끎이 책을 읽다 보면 못 보던 새로운 낱말을 만나 반갑기도 하고, 다 아는 말인데 이럴 때 이렇게 쓸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저도 모르게 무릎을 칠 때도 있습니다. 또 이런 말보다 같은 뜻을 가진 토박이말을 썼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하곤 하지요. 여러 해 앞부터 책을 읽으면서 밑금을 그어 놓거나 적바림을 해 놓은 것들이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습니다. 그런 것들을 그냥 그렇게 넘길 것이 아니라 하나씩 붙들어 갈무리를 해서 다른 분들에게도 알려 드려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는데 그걸 오늘부터 하나씩 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영화 말모이 때문에 더욱 널리 알려지신 이극로 님의 '고투사십년' 안에 실린 유열 님의 '스승님의 걸어오신 길'의 첫째 월을 보고 생각한 것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된 고개 험한 길을 가리지 않고, 언제나 이 겨레 삼천만의 인도자가 되어 우리들을 이끌어 주신, 고루 이극로 스승님의 걸어오신 반백년의 발자취를 밝혀, 나라를 위하여 힘쓰는 젊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면 다행으로 생각하는 바이다. [이극로(2014), 고투사십년, 227쪽. 스승님의 걸어오신 길_유열] 여기서 처음으로 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66 뒤울이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뒤울이'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라고 풀이를 하고 '북풍'과 같은 말이라고 했지만 보기월은 없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도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라고 풀이를 하고 '북새풍', '북풍'을 비슷한 말이라고 했지만 보기월은 없었습니다. 다만 '북풍'을 찾아보니 표준국어대사전에 "북풍이 몰아치다."는 보기가 있었고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그날따라 북풍이 세차게 몰아쳐서 날씨가 유난히 추웠다."는 보기월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북풍'을 써야 할 때 '뒤울이'를 떠올려 써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북풍'과 비슷한 말로 '뒤울이' 말고도 '뒤바람', '댑바람'이 있다는 것도 알아 두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왜 '뒤'가 북쪽을 가리키게 되었는지는 옛날부터 우리가 남쪽을 보고 집을 지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시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남풍'을 가리켜 '앞바람'이라고도 하지요. '남풍'을 가리키는 또 다른 말 '마파람'은 '마주 부는 바람'이라는 뜻의 '맞바람'이 바뀌어 된 말이라는 풀이가 있다는 것도 알아 두시기 바랍니다. 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이하 문체부)와 국립한글박물관(관장 심동섭, 이하 한글박물관)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국립박물관문화재단(사장 김용삼, 이하 재단)이 주관한 ‘2021 제7회 한글 창의 산업ㆍ아이디어 공모전’의 수상작 10점이 발표됐다. 이번 공모전은 코로나 시대 비대면 소통을 위한 수단으로 중요성이 더해진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한 한글문화의 확산을 도모하고자 ‘디지털 세상에서 꽃피는 한글’이라는 주제로 5월 17일(월)부터 6월 25일(금)까지 진행됐다. 공모는 ‘디지털 콘텐츠’ 부문과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한 상품’ 부문으로 진행됐으며, 모두 221작품이 출품돼 22:1의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대상으로는 사용자들이 원하는 글과 글씨체를 선택해 한글을 필사하고 공유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김지민, 최세진 씨의 ‘모바일 필사 애플리케이션 글리’가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글리’가 디지털을 통해 한글을 알리고자 하는 공모 취지에 들어맞으며, 필사를 통해 한글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점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해 대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우수상은 △한글을 말하고 듣는 오디오 플랫폼 ‘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 이하 국어원)은 2021년 7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터키 중등학교용 한국어 교과서 개발 사업을 진행한다. 한국어 교과서 개발을 위한 한국과 터키 연구진의 첫 공동 연구 이번 사업은 국어원이 재외 공관(주터키대한민국대사관, 대사 이원익)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국외 중등학교용 한국어 교과서 개발을 진행하는 첫 사례로, 한국 연구진(영남대학교, 이미향 교수, 책임연구원)과 터키 연구진(앙카라대학교, 에르탄 괴크멘 교수, 현지 책임)이 함께 사업팀을 꾸려 참여하였고, 주터키한국문화원(박기홍 원장)에서도 사업 지원에 나선다. 터키의 한국어교육은 그동안 대학과 세종학당의 성인 학습자들을 중심으로 진행됐으나, 최근에는 중등학교에서도 한국어교육 수요가 증가해 왔다. 현재 터키에서는 앙카라대학교를 비롯한 3곳의 대학에서 한국어문학과를 개설하였으며, 이 밖에도 4곳의 대학에서 한국어를 교양 과목으로 가르치고 있다. 중등학교의 경우 2017년에 한국어가 정규 교육과정의 제2외국어 과목으로 채택되었고, 2018년부터는 앙카라대학교 부설 고등학교에서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가르쳐 오고 있다. 한국의 체계적인 교재 개발 절차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28-작은 움직임은...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 작은 움직임은 씨앗과 같아서 자라서 꽃을 피우기도 하고 그냥 풀이 되기도 한다."야. 이 말씀은 카이로프랙틱이라는 의술을 처음으로 만드신 '대니얼 디(D). 파머 님께서 하신 말씀이라고 해. 카이로 프랙틱은 약을 쓰거나 수술을 하기보다 손으로 뼈대나 힘살(근육)을 만져 몸을 아프지 않게 미리 막거나 아픈 곳을 낫게 하는 것이라고 하고 추나요법, 도수치료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다고 하는구나. 이런 의술을 만드신 분께서 하신 말씀이라고 하니 이 말씀은 우리 몸의 튼튼(건강)과 이어지는 말씀이라는 생각이 들어. 우리 몸이 아프거나 나빠지는 것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버릇처럼 해 온 몸의 움직임과 먹는 것과 이어지는 것이거든. 여느 때(평소) 서거나 앉는 몸씨(자세)는 말할 것도 없고 걸음걸이에 따라 몸이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한다고 하니까 말이야. 그런 작은 움직임이 씨앗이 되어 우리 몸을 튼튼하게 만들기도 하고 아프게 만들기도 할 거라는 말씀이지 싶어.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면서 하게 되는 낱낱의 짓이 씨앗이 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노래에서 길을 찾다]15-알아요 오늘 들려 드릴 노래는 '알아요'입니다. 이 노래는 4345해(2012년)에 케이-스미스(K-smith), 조영수, 안영민 세 분이 함께 쓴 노랫말에 조영수 님이 가락을 붙였으며 양파, 이보람, 소연 세 분이 함께 불렀답니다. 노랫말을 살펴보면 아픈 사랑을 노래하고 있는데 '미안', '상처' 빼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습니다. "알아요 날 사랑하는지 다 알아요 얼마나 아플지"가 되풀이 되는 것을 보니 왜 노래이름이 '알아요'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나 아플지 다 알지만 내 마음 속에 그 사람이 머물 곳이 없다는 것을 봐도 그렇고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사랑이 참 못됬다고 하다가도 내리는 비에 눈물은 감춰도 마음은 감출 수 없다는 것을 보니 아픈 사랑이 느껴집니다. 한 사람만 바라보게 하는 사랑은 바보같고 잡히지 않는 바람같다는 말이 슬픔을 더해 주는 것 같습니다. 사랑 노래가 참 많지만 이렇게 아프고 슬픈 사랑이 더 많은 것 같은데 그 까닭은 뭘까요? 여러분은 왜 그렇다고 생각하시나요? 기쁨이 넘치는 예쁜 사랑 노래도 찾아봐고 싶습니다. 아래에 노랫말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65 두발걸이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두발걸이'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양쪽에 모두 관계를 가지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지만 보기월은 없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한꺼번에 두 쪽과 모두 관계를 맺음'이라고 폴이를 하고 "그가 자기에게 두발걸이로 청혼을 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녀는 견딜 수 없는 모욕을 당한 것 같았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두 풀이를 견주어 볼 때 저는 앞의 풀이가 더 나은 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풀이에 나온 '관계를 맺다'는 '맺다'라는 말의 뜻 가운데 '관계나 인연 따위를 이루거나 만들다'는 뜻이 있기 때문에 '맺음'이라고 써도 되지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나날살이에서 흔히 쓰는 '양다리'와 '양다리 걸친다'는 말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풀이를 다듬어 보았습니다. 두발걸이: 한목(한꺼번에) 두 쪽과 모두 맺음을 빗대어 이르는 말. 흔히 쓰는 '양다리' 또는 '양다리 걸치다'를 갈음해 쓸 수 있는 말. 그런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앞으로 '양다리'라는 말을 써야 할 때 '두발걸이'를 떠올려 써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찾기 놀이]1-12 어제 아이들과 1배때(학기) 마지막으로 만났습니다. 여름 말미(방학) 동안 튼튼하게 그리고 즐겁게 잘 지내다 2배때를 비롯하는 날 웃으며 만나자고 했습니다. 저도 아이들 배움을 더 잘 도울 수 있도록 잘 갖춤을 하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도움이 되는 일을 하지 못하고 도움을 많이 받아서 한 배때를 잘 지낼 수 있게 해 준 한배해 갈침이들께도 고맙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2배때에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토박이말을 어릴 때부터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길을 마련하자는 뜻으로 말나눔 잔치(학술 발표회)를 하기로 하고 함께해 줄 분들께 기별을 드렸습니다. 함께해 주시기로 한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이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님께서 함께해 주시기로 해서 아주 든든하답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도 힘과 슬기를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갖춤(준비)을 잘해서 나라 갈배움길(국가 교육과정)에 토박이말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토박이말 찾기 놀이를 만듭니다. 오늘은 토박이말 살리기 56부터 60까지와 토박이말 노래,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