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노부의 병이 벚꽃 필 무렵에는 완전히 완치 되도록...” “합격 기원, 고베여학원 중등부” 이는 2018년 12월 24일, 교토 히라노신사(平野神社)서 만난 에마(繪馬) 내용이다. 에마란 일본의 절이나 신사(神社)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손바닥만 한 작은 작은 나무판에 소원을 적어 걸어 두는 것을 말한다. 에마는 개인의 소원을 적어 거는 소형 에마와 여러 사람(단체)의 소원을 거는 대형 에마가 있다. 쉽게 말하면 ‘소원을 적는 판’이라고 해야 할까? 이 소원판은 해당 신사나 절의 종무소 등에서 파는데 우리 돈으로 5000원(500엔) 정도한다. 에마(繪馬)에 적는 내용은 대개 결혼성사, 합격기원, 질병치료, 주택구입, 이사, 안산(安産), 취직 등등으로 보통 사람들의 희망사항이 적혀 있다. 《속일본기(続日本紀)》에 보면 절이나 신사에 살아있는 말을 바쳤다는 기록이 있다. 이를 신메(神馬, しんめ)라고 하는데 말은 비싸기 때문에 보통사람들은 바치기 어려웠다. 한편 절이나 신사에서도 말을 시주로 받는 경우에는 관리가 어려워 말 대신에 나무나 종이 또는 흙으로 빚은 말 형상의 시주를 대신하게 되었다. 지금과 같은 에마(繪馬)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의 성(城)은 높고 크다. 그리고 우뚝 서있어 한 참을 올려다보아야 한다. 일본이나 독일처럼 성(城) 문화를 갖고 있는 나라를 여행하다보면 자주 만나게 되는 것이 우뚝 솟은 성인데 그곳은 대개 그 지역 관광의 중심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성으로 꼽히는 오사카성(大坂城)도 오사카를 찾는 이들에게는 필수 관광코스이다. 그렇다면 대관절 일본에는 몇 개의 성이 있는 것일까? 《일본명성도감(日本名城圖鑑)》에 따르면 일본에는 25,000개의 성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숫자 속에는 천수각(天守閣)을 갖춘 근사한 성도 있고 흔적만 남은 곳도 있어 성의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 다만 현실적으로 성다운 성이라 하면 ‘일본100명성(日本100名城)’에 들어 있는 성을 들 수 있다. 현존하는 성 가운데 천수각이 잘 보존되어 있는 성은 효고현의 히메지성, 나가노의 마츠모토성, 시가현의 히코네성 등 12개 성으로 이들 성은 복원이나 수리하지 않은 상태로 천수각이 잘 보존되어 있다. 그러나 풍신수길이 축조한 오사카성은 태평양전쟁 때 미군의 오사카대공습으로 초토화 되었다. 오사카성은 1945년 8월 14일 1톤짜리 폭탄이 천수각을 쑥밭으로 만들어 버린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연말을 맞이하고 있는 오사카 시내 지하철역 구내에는 ‘하츠모우데(初詣, 정초기도)’를 알리는 홍보물이 넘치고 있다. 하츠모우데(初詣)란 새해 정초에 신사나 절에서 한 해의 소원성취와 건강을 비는 행사를 말한다. 이맘때쯤이면 인터넷에서는 전국의 유명한 신사나 절을 소개하느라 야단법석이다. 일본의 정초 하츠모우데 풍습은 “도시코모리(年籠り)”라고 해서 집안의 가장이 기도를 위해 그믐날 밤부터 정월 초하루에 걸쳐 씨신(氏神の社)의 사당에 들어가서 기도하는 데서 유래했다. 그러던 것이 그믐밤 참배와 정초참배로 나뉘어졌고 오늘날에는 정초 참배 형태가 주류이다. 이러한 정초기도 풍습은 명치시대(1868년) 중기부터 유래한 것으로 경성전철(京成電鐵) 같은 철도회사가 참배객 수송을 대대적으로 시작하면서부터 이동이 쉽지 않던 사람들이 철도를 이용해 유명한 신사나 절을 찾아다니게 된 것이다. 대개는 그 지역의 신사나 절에서 하츠모우데를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한편으로는 전국의 유명한 절이나 신사를 찾아나서는 사람들도 많다. 2016년 일본 최고의 하츠모우데 장소는 10위는 다음과 같다. (일본 위키미디어 자료) 1위 메이지신궁(明治神宮) 31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12월 중순도 지나 슬슬 말쯤으로 접어들면 일본에서는 “시메카자리(注連飾り)”를 대문에 건다. 시메카자리는 연말에 집 대문에 매다는 장식으로 풍년을 기원하고 나쁜 액운을 멀리하려는 뜻에서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풍습이다. 이러한 전통은 농사의 신(도작신앙-稻作信仰)을 받드는 의식에서 유래한 것으로 신도(神道)에서 나온 것이라는 설도 있고 일본의 나라신(國神)인 천조대신(天照大神)과 관련된 것이라는 설도 있다. 시메카자리는 짚을 꼬아 만든 줄에 흰 종이를 끼워 만드는데 요즈음은 백화점이나 편의점 따위에서 손쉽게 살 수 있다. 시메카자리는 보통 12월 말에 대문에 내걸고 대개 1월 7일 이후에 치우는 게 보통이지만 지역에 따라 조금 다르다. 관서지방에서는 1월 15일에 치우고, 미에현(三重縣 伊勢志摩) 같은 지방에서는 1년 내내 장식하는 곳도 있다. 시메카자리 말고 연말연시 장식으로 “카도마츠(門松)”도 빼놓을 수 없는데 이것은 12월 13일에서 28일 사이에 집 앞이나 상가 앞에 세워두고 치우는 것은 1월 15일 앞뒤다. 시메카자리나 카도마츠의 설치와 치우기는 가능하면 지정된 날에 맞추는 게 좋으며 이를 어기면 복이 반감된다고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정부가 만성적인 일손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지난 8일자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이기 위해 개정출입국관리법을 고쳐 일손 부족에 허덕이는 개호(介護, 곁에서 돌봐줌)와 농업분야에 탄력적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내년 봄 시행은 늦다. 일손 부족을 하루라도 빨리 메워줘야 한다. 외국인과의 공생을 위한 작업에 착수할 과제도 많다.” 이는 중국인기능실습생 3명을 받아들이고 있는 삿포로시 사회복지법인 “노테복지회”의 이야기다. 이곳은 내년 4월 미얀마로부터 40명을 받아들일 계획이다. 츠시마 토쿠아키 (対馬徳昭) 이사장(65살)은 “3년 후에는 100명 정도 늘리고 싶다.”고 했다. 실습생인 리연(29살) 씨는 중국 고향에 딸(8살) 아들(4살)을 두고 삿포로시의 복지시설에서 조리를 담당하고 있다. “잔업 등을 열심히 하고 싶다. 똑같은 일을 해도 중국과는 월급이 훨씬 차이가 난다.” 고 의욕을 보였다. 외국인 노동자 유입은 “일본 습관에 물들지 않게 일하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츠시마 이사장은 말한다. 남성 직원(69살)은 ‘말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봄은 벚꽃, 가을엔 단풍으로 일본 열도는 들끓는다. 남북으로 긴 국토이기에 벚꽃이나 단풍 계절도 상당한 시간차를 두고 볼 수 있는 이점이 있어서인지 이 무렵이 되면 각 언론에서 전국 유명 단풍 지역을 앞 다투어 소개하느라 부산하다. 위로는 홋카이도부터 아래로는 규슈에 이르는 곳곳마다 가을 단풍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곳들은 이제 계절이 지나 약간 한숨을 돌리겠지만 아직도 교토를 비롯한 남쪽 지방의 단풍은 조금씩 그 여운이 남아 있는 상태다. 특히 천년 수도인 교토의 경우, 고찰들과 신사(神社)들이 밀집해 있어 단풍 명소가 유난히 많다. 그래서 인지 해마다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까지 합세하여 호텔방이 동이 나고 거리는 온통 관광객들로 북적여 실제 현지인들은 단풍시즌이 괴롭다는 말까지 돌고 있는 상태다. 교토의 단풍 명소 가운데 단연 으뜸인 아라시야마(嵐山) 쪽은 아예 발걸음을 옮길 수도 없을 만큼 올해도 단풍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고 언론에서 실시간 보도를 했다. 문제는 갈수록 관광객이 늘어나 포화상태라는 지적이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궁여지책으로 관광객을 단풍명소로부터 분산시키기 위해 교토시에서는 “덜 알려져 있을 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얼마 전 한국인으로부터 ‘일본인들은 왜 그렇게 동물을 좋아하나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생각지도 않았던 질문이라 ‘왜 그런 생각이 드시나요?’라고 되물었다. 그랬더니 하는 말이 ‘가게에 가면 마네키네코(복고양이) 인형이 있고, 음식 중에는 다누키(너구리) 우동이 있으며, 신사(神社) 입구에는 수호신인 개 동상이 있거나 여우 동상이 있는 것 등을 봐도 일본인이 동물을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지요’라는 답을 듣고, 정말 그런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는 <까치노고에(カチの声)>의 ‘치유의 동물들’ 이라는 코너에 나오는 이야기 가운데 일부다. <까치노고에(カチの声)> 란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소장 야마사키 히로키)에서 발간하는 웹 소식지로 11년 째 매달 펴내고 있어 올해 11월호로 140호를 맞이한다. <까치노고에(カチの声)>에는 이 밖에도 ‘까치뉴스’라고 해서 2000년대 일본영화를 특집으로 상영한다는 소식도 싣고 있다. ‘마법에 걸린 일본영화’라는 주제로 선보이는 이번 특집영화 상영전에는 니시카와 감독과 한국의 이상일 감독이 초대손님으로 나와 대담을 나눌 예정이다.(11월 28일~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가네코 후미코(金子文子, 1903.1.25.~ 1926.7.23.) 지사는 2018년 11월 17일 제79회 순국선열의 날에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받았다. 이는 일본인으로 서훈을 받은 두 번째 인물로 첫 번째는 2.8독립선언 때 조선인 유학생 변론을 맡았던 후세 다츠지(2004. 애족장) 변호사다. 스물세 살, 인생에서 이 나이는 얼마나 아름답고 찬란한 시기던가! 가네코 후미코 지사는 바로 그 스물세 살의 나이로 일본 우쓰노미야형무소(宇都宮刑務所) 도치기지소(栃木支所)에서 순국의 길을 걸었다. 독립운동 동지이자 남편인 박열(1902~1974)의사의 부인으로 산 짧은 삶은 ‘일제 침략에 항거한 삶’이었기에 더욱 애처롭다. 그는 일본인이라고는 하지만 한국인 그 어느 누구보다도 더 열렬한 반일론자요, 항일투사였다. 가네코 후미코 지사는 1903년 일본 요코하마 시에서 태어나 아홉 살까지 호적이 없는 무적자였다. 유년시절 조선의 고모 집에서 보낸 7년의 세월은 그가 조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지니게 된 계기가 되었다. 가네코 후미코 지사는 열일곱 살 되던 1920년 봄에 도쿄로 올라 가 신문팔이, 가루비누 행상, 식모살이, 식당 종업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아오모리라고하면 일본 내에서도 손꼽히는 사과 산지다. 그런데 수확을 앞둔 이곳에 커다란 고민이 생겼다. 그것은 다름 아닌 ‘사과절도’이다. 사과 절도꾼들은 아예 사과밭에 트럭을 대놓고 사과를 싹쓸이로 털어가고 있다고 과수원 주인들은 울상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 지난해의 13배에 이르는 1만 3천개를 도둑맞았다고 한다. 아오모리 히젠( (青森・弘前)의 한 과수원에서는 ‘후지(富士)’ 품종의 사과를 바로 수확 직전에 털리고 말았는데 “이제 참는 것도 한계다. 너무 화가 난다.”,"수확이 끝날 때 까지 쉬지도 못한다.”와 같은 주인들의 탄식이 줄을 잇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올 들어 처음으로 과일 도난이 드러난 것은 지난 10월 13일로, 아오모리시의 과수원 약 800개(6만 엔 상당) 정도가 손해를 입었다고 한다. 지난 22일에는 히라가와시에서 1,700개(18만 엔 상당), 26일에는 히젠시 사과 과수원 약 4,300개소가 사과털이를 당했다. 30일에는 구로이시에서 1,200개, 10월 1일에는 츠가루시에서 사과 5,000개를 도둑맞는 등 사과털이범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그렇잖아도 태풍 영향으로 사과 작황이 좋지 않다보니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세탁하는 30분 동안 앞에 앉아있었는데 심심해서 죽을 것 같았어요. 어디가기도 그렇고... 다음 이용 때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가야겠어요.” 이는 오사카에서 코인란도리(셀프빨래방)을 이용하면서 겪은 한 누리꾼이 올린 글이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셀프빨래방이 많다. 가정집이야 웬만하면 세탁기가 있지만 집이 좁거나 방 하나를 세 얻어서 살거나 하는 사람들은 천상 코인란도리를 이용해야한다. 초기의 코인란도리는 좁은 공간에 세탁기와 건조기를 여러 대 들여놓아 정작 빨래를 하러 온 사람들은 앉아서 책을 보거나 할 공간도 없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어느 사이엔가 일본의 코인란도리도 조금씩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예전에는 주택가 골목 한 귀퉁이에 자리하고 있던 코인란도리가 어느 사이 대로변으로 나와 커피숍을 겸하는 곳이 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예 이제는 코인란도리 안에서 세탁강좌를 열거나 영화를 상영하는 곳도 생겼다. 11월 5일치 민나노케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 메구로 쥬오거리에 독일계 체인인 ‘프레디렉 워시살롱 도쿄(FREDDY LECK sein WASHSALON TOKYO)’가 문을 열었으며 이른바 빨래방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