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나는 깨달았다.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이게 진실이다. 이게 진실이다’ 하고 시끄럽게 구는 것이다.” “눈이 내려서 기쁠 때 나는 내가 네 살이든, 예순 세 살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이는 일본의 그림책과 동화책 작가이자 수필가로 알려진 사노 요코(佐野 洋子, 1938~2010) 씨 의 말이다. 사노 요코 씨는 1938년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나 9살 때 일본으로 돌아와 컸으며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학교 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1967년 베를린 조형대학에서 6달 동안 석판화를 공부했다. 사노 요코 씨의 대표작인 《백만 번 산 고양이(100万回生きたねこ)》는 전 세계에서 300만부가 팔린 그림책으로 인생과 사랑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그린 작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어린이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널리 사랑받고 있다. 사노 요코 씨는 이 밖에도 《두고보자, 커다란 나무》, 《좀 별난 친구》 등의 그림책을 비롯하여 《사는게 뭐라고》, 《죽는게 뭐라고》와 같은 수필집 등 2009년 6월 현재 공저를 포함한 173권의 책을 펴냈다. (일본 최대의 서점인 ‘기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한국의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따위가 연거푸 들어 있어 힘들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더욱이 스승의날 같은 경우에는 “교사를 선물이나 기대하는 사람 취급하는 날 같으니 아예 없애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는 스승의날이 없는 대신 어머니날과 아버지날이 따로 있어 부담스럽다는 사람들이 있다. 어머니날(하하노히, 母の日)은 5월 둘째 일요일이라 올해는 5월 13일이었다. 그런가 하면 아버지날(치치노히, 父の日)은 해마다 6월 셋째 주 일요일이라 올해는 6월17일이다 일본처럼 6월 셋째 주 일요일에 아버지날을 두고 있는 나라는 미국, 중국, 인도, 영국, 캐나다, 칠레, 콜롬비아, 프랑스, 터키, 싱가폴, 멕시코 등이다. 일본의 어머니날과 어버지날의 유래는 모두 미국에서 비롯된 풍습이며 어머니날엔 붉은 카네이션을, 아버지날에는 흰장미를 선물한다. 하지만 꽃보다도 인기 있는 것은 다양한 선물이다. 아버지날 선물 1위는 가죽벨트, 2위와 3위는 맥주 셋트, 4위는 색안경(선글라스), 5위는 발모제(머리 나게 하는 약) 순이다.(야후쇼핑 참고) 가격은 3천 엔~7천 엔(3만~7만) 선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어제 5월 22일은 불기 2562년 부처님 오신 날이었다. 한국의 각 절에서는 종파를 초월하여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날의 의미를 새기며 연등을 밝히고 법요식을 갖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는 다르다. 일본의 부처님 오신 날은 양력으로 4월 8일인데다가 우리처럼 공휴일도 아니어서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이 날이 부처님 오신 날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일본은 명치시대때부터 음력 사용을 금지하고 나라의 모든 행사나 개인의 기념일을 양력만을 쓰게 했다. 설이나 한가위 같이 음력을 기준으로 하는 행사도 양력으로 하다 보니 ‘둥근 보름달’을 본다든가 하는 전통방식의 명절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서 치른다. 부처님 오신 날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경우 종파의 교리가 통합된 통불교라면 일본불교는 종단을 창시한 조사(祖師)의 가르침을 따르는 ‘조사불교’이기 때문에 조사의 탄생일에 더 많은 의미를 둔다. 따라서 우리처럼 연등회를 갖는다든지 부처님 오신 날 기념법회를 텔레비전에서 뉴스로 전한다든지 하는 일이 거의 없다. 무엇보다도 명치정부(1868)가 불교를 탄압하고 신도(神道)를 장려하는 이른바 폐불훼석(廃仏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산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 돈을 취하는 종교는 가짜, 하느님도 부처도 없다” 등등 숱한 명언(?)을 남기고 있는 비구니 세토우치쟈쿠쵸 (瀬戸内寂聴, 1922~) 스님이 5월 15일 96살 생일을 맞았다. 특히 자신이 불교 승려 이면서 “이제 하느님도 부처도 없다”고 한 말은 2015년 93살 때 담낭 수술을 마치고 통증이 가시지 않자 한 언론과의 대담에서 한 말이다. 쟈쿠쵸 스님은 과거 혼인하여 딸 하나를 둔 상태에서 남편의 불륜으로 이혼한 뒤, 오랫동안 자신의 이야기 등을 소재로 소설을 집필하며 살았다. 원래는 수녀가 되고 싶었으나 혼인했던 탓으로 수녀의 길이 막히자 이번에는 승려의 길을 걷으려 했다. 그러나 그 어떤 절에서도 승려의 길을 허락해주지 않았다. 그러다가 1973년, 51살 때 중존사(中尊寺)에서 받아줘 천태종 승려가 되었다. 이후 쟈쿠쵸 스님은 화장을 하고 술과 고기를 먹 등 자유로운 생활을 하는 스님으로 알려져 있다. 그 어느 것에도 구애됨이 없는 생활을 거침없이 하고 있는 것이다. 1974년부터 교토의 사가노(嵯峨野) 지방에 자기 이름을 딴 쟈쿠쵸암(寂聴庵)을 짓고 교화와 인생상담, 집필, 방송 출연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은 마츠리의 나라라고 일컬어질 만큼 전국적으로 마츠리(축제)가 쉴 새 없이 열린다. 그 가운데서도 교토의 3대 마츠리라고 하면 5월 15일 아오이마츠리, 7월17일 기온마츠리, 10월 22일 지다이마츠리가 대표적이다. 초록이 눈부신 5월 15일의 아오이마츠리(葵祭)는 고대 한국과 관련이 있는 하타씨 일족과 관계가 깊은 가모씨(賀茂氏)와 조정(朝廷)의 행사로 당시 이를 보러 오는 사람들의 주류는 귀족들이라 귀족 마츠리라고도 불렸으며 한편으로는 가모신사의 마츠리라해서 가모마츠리(賀茂祭)로도 불렀다. 《가모신사유래기》에 기록된 아오이마츠리 유래를 보면 6세기 무렵 긴메이왕 시절에 일본 전역에 풍수해가 심각하여 점쟁이에게 점을 쳐보니 가모대신(賀茂大神)이 노한 것으로 나왔다. 점괘가 나오면 해결 방법도 나오는 법으로 점쟁이인 우라베(卜部伊吉若日子)의 해결 방법은 튼실한 말을 골라 방울을 잔뜩 달고 기수는 얼굴에 동물 가면을 쓰고 가모신사 주변을 돌면서 성대한 제사(마츠리)의식을 행하면 풍수해를 잠재울 수 있다고 하는데서 마츠리가 시작되었다. 일본의 마츠리는 대부분이 고대에 기원을 둔 것으로 풍수재해 예방, 전염병 확산 금지, 국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5월 8일은 한국의 어버이날이지만 일본은 어버이날은 없고 그 대신 어머니날(하하노히, 母の日)이 있다. 해마다 5월 둘째 주 일요일이 어머니날이다 보니 해마다 날짜가 조금씩 다르다. 올해 어머니날은 5월 13일 일요일이다. 일본의 어머니날은 과거에 1931년 대일본연합부인회(大日本連合婦人會)가 결성되고 난 뒤 왕비(香淳皇后, 소화왕의 부인) 생일인 3월 3일을 어머니날로 삼았으나 1949년부터 미국을 따라 5월 둘째 주 일요일을 어머니 날로 굳혔다. 그렇다면 일본인 들은 어머니날 무엇을 선물하는 지 궁금하다. 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올 어머니날 선물 1위는 꽃선물(31%), 2위는 건강식품(22%), 3위는 화장품 셋트였다. 한편, 어머니의 이미지에 관한 앙케이트를 보면, ”어머니를 어머니답다고 생각하는 순간은 언제인가?” 라는 질문의 첫 번째 답은 ‘간병을 해주고 있을 때’가 1위(20%)이고, 식생활을 걱정해줄 때(17%), 식사를 준비할 때(16%), 어린이와 놀고 있을 때(10%) 등을 꼽았다. 대충 보더라도 한국의 어버이날 풍경과 다르지 않다. 일본도 어머니날은 한국처럼 카네이션을 선물하지만 6월의 아버지날(치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푸르른 신록이 대지를 눈부시게 하는 5월 5일은 일본의 ‘어린이날(고도모노히, 子供の日)’이다. ‘어린이의 인격을 존중하고 어린의 행복을 꾀함과 동시에 어머니에게 감사드리는 날’의 취지로 1948년 제정된 이래 올해가 70년째를 맞는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어린이날을 만든 나라는 터키로 1920년 4월 23일이었고 이후 192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6월 1일을 ‘국제 어린이 날(International Children's Day)’로 삼은 이래 1954년에는 유엔에서 11월 20일을 ‘세계 어린이 날Universal Children's Day)’로 정했다. 그러나 나라마다 어린이날은 약간 씩 다르며 일본은 전통적으로 지내오던 단옷날을 오늘의 어린이날로 삼고 있다. 어린이날을 ‘탄고노셋쿠(端午の節句)’라고도 하는데 원래 이날은 남자 아이들의 성장을 축하하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기원하는 풍습에서 유래했다. 이날은 형형색색의 모형 잉어를 띄우는데 이를 “고이노보리(こいのぼり)”라고 한다. 예전에는 남자 아이가 있는 집안에서는 긴 장대에 모형잉어를 매달아 놓았지만 아파트 생활을 하는 현대는 아파트 베란다에 모형잉어를 장식하기도 한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세계 최고의 장수국이라고 일컬어지는 일본에서 평균수명 1위를 차지한 지역이 발표되어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4월 17일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2015년 시구정촌(市区町村)별 평균수명 순위에 따르면, 남성 장수 1위는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아오바구(青葉区)로 평균 83.3살이었으며 2위는 가와사키시로 83.1살, 3위는 도쿄 세다가야구로 82.8살이었다. 이 조사는 5년 마다 실시되며 1위는 5년 전과 같은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이다. 이곳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기쁘다. 장수 이유는 아마도 환경 덕인 것 같다. 이곳에서 10년째 살고 있는데 이곳은 푸르른 자연 환경이 아주 좋다.”고 했다. 한편 여성의 장수 1위는 3회 연속으로 오키나와에 있는 기타나카구스쿠촌(北中城村)으로 89.0살, 2위는 오키나와 나카구스크촌(中城村)으로 88.8살, 3위가 오키나와 나고시로 88.7살이다.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오키나와가 차지했다는 것이 눈길을 끈다. 반면에 평균 수명이 가장 짧은 곳은 남녀 모두 오사카시 니시나리구(西成区)로 남성이 73.5살, 여성이 84.4살 이었다. 후생성은 “각 지역의 식생활과 생활습관 그리고 기후 등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도시의 민속, 특히 서울의 대중문화는 자체의 물질적인 토대도 없이 이러한 계급적인 모순을 안은 채 이식된 외래문화의 영향 속에서 형성ㆍ확대되었다.(중간 줄임) 대중들은 마당극 대신 신극이나 영화를 즐기고 민요나 창 대신 창가(唱歌)를 들었다. 1908년 이후 동물원과 식물원으로 개조되어간 창경궁에서 벚꽃놀이를 즐기게 된 것도, 전차를 타고 다방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벗을 만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게 된 것도 도시의 대중들이 겪게 된 새로운 민속이다.” - 《신편 한국사》 ‘민속과 의식주’ - 봄이면 우리나라 곳곳에서 봄꽃잔치가 열리는데 그 가운데서 ‘벚꽃놀이’는 전국적으로 즐기는 꽃잔치의 하나로 자리 잡은 듯하다. 신문, 방송에서 날마다 벚꽃잔치 소식을 내보내고 있지만 썩 유쾌하지는 않다. 벚꽃이 일본의 나라꽃(국화)이기도 하지만 벚꽃놀이 풍습 또한 일본에서 유래한 것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일본은 봄이면 하나미(花見)라고 해서 대대적인 벚꽃놀이를 즐긴다. 그 역사만 해도 나라시대(奈良時代, 710~794)로 거슬러 올라갈 뿐 아니라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노래집인 《만엽집(万葉集), 8세기》에도 벚꽃 관련 시가 43수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바지의 해진 부분을 기우고, 갓끈을 갈아 끼우고, 손발의 세 곳에 뜸을 뜨는 등 길 떠날 채비를 하는데 벌써 마츠시마(松島)에 뜨는 달이 눈에 어른거린다. 살고 있던 암자를 남에게 물려주고 스기야마 산푸(杉山杉風, 1647~1732, 바쇼의 후계자)의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는 일본의 하이카이 작가 마츠오 바쇼 (松尾芭蕉, 1644~1694)가 길 떠날 준비를 마친 모습이다. 하이카이(俳諧)란 에도시대(1604~1868)에 유행한 5.7.5조의 일본전통 시이다. 근세에는 하이카이로 불렸으나 메이지 시대에 하이쿠(俳句)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하이쿠는 상류층이 즐기는 와카(和歌)와는 달리 골계(滑稽, 익살을 부리는 가운데 어떤 교훈을 주는 일)를 표현한 시로 서민층에서 크게 유행했다. 하지만 마츠오 바쇼는 언어의 유희로 기울었던 하이쿠를 풍류와 풍자가 담긴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킨 인물이다. “언제부터인가 조각난 구름이 바람에 떠밀려 가듯 자연의 흐름을 따라 길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항상 맴돌아 멀리 땅 끝에 있는 해변을 방황하며 걷다가, 작년 가을에 스미다(隅田) 강 언저리의 초라한 집으로 돌아와 한동안 엉덩이를 붙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