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이윤옥 기자] 지금 일본은 장마철이다. 한국보다 한 달 정도 빠른 일본의 장마는 남북으로 긴 일본열도의 특성상 가장 아래 지방인 오키나와가 5월 5일부터 시작되고 동북 지방은 6월 6일 정도에 장마가 시작되어 무려 1달이나 장마 시작이 차이가 난다. 그에 견주면 일본의 중부지방이 장마가 끝날 무렵 한국의 남부지방이 장마가 시작된다. 장마 기간 동안에는 밖의 활동이 적어지고 집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데 이렇게 비가 지루하게 내릴 때 일본에서는 데루데루보우즈, てるてる坊主라는 인형을 처마 밑에 매달아 두는 풍습이 있다. 흰 천을 펴서 솜을 넣고 실로 묶으면 꼭 사람 머리통 모양인데 여기에 눈코입을 그려 넣고 처마 끝에 대롱대롱 매달아 두면 비가 그친다고 믿는 풍습인 것이다. ▲ 비가 그치길 바라는 인형을 데루데루보우즈, てるてる坊主라고 하며, 처마 밑에 매단다.(왼쪽), 비가 내리길 바라는 인형은 거꾸로 매달며 아메아메보우즈, あめあめ坊主라고 한다. 일본의 데루데루보우즈 풍습은 헤이안시대(794-1192)의 《카게로우닛키》라는 작품에 나올 정도로 오래되었지만 오늘날과 같이 일반적으로 널리 확산된 것은 에도시대(江戶時代, 1603-1868
[그린경제/얼레빗=이윤옥 기자]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의 지진과 해일(츠나미)은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앗아갔다. 당시의 참상은 일본뿐 아니라 세계인들에게 커다란 충격이었다. 그러한 재난 앞에 사람들은 하나둘 모여들어 슬픔에 빠져있는 사람들 곁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재난을 당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임시 천막촌에는 각지에서 보내오는 구호품이 넘쳐나고 자원 봉사자들 또한 전국 각지에서 앞 다투어 달려와 고통을 함께 나누고 있다. 일본재단(日本財團)의 사사카와요헤이(笹川陽平) 회장은 누리집 인사말을 그렇게 시작했다. 일본재단은 50년이 넘는 자원봉사 단체로 사회 전반적으로 활동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고령화문제, 맞벌이시대의 육아문제를 포함하여 지구환경과 자원문제, 식량문제 등으로 고통을 받는 이웃과 사회를 위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 고려박물관의 자원봉사자 가키바타 씨 사사카와 회장은 특히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진재 이후 시민들의 자원봉사활동 인식이 한층 높아가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이 단체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일반 시민, 기업, 비영리단체(NPO), 공적기간 등 다양한 층에서 관여하고
[그린경제/얼레빗=이윤옥 기자] 함께 1박 2일로 떠나온 아하메드 군으로부터 배운 말은 쇼코랑이라는 말이다. 아라비아 말로 고맙다는 말이라고 한다. 아랍어를 쓰는 그가 평소에는 무척 먼 나라 사람이라고 느꼈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아주 가까워졌다. 아하메드 뿐만이 아니라 중국, 한국, 미얀마, 인도, 태국에서 온 유학생들과도 교류의 시간을 가지면서 나는 멀리 떨어져 있는 그들의 나라가 바로 내 고향집과도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행에서 얻은 가장 값진 것은 바로 그들과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다. -싱가폴 유학생 람슨메이 씨의 1박 2일 유학생 교류를 다녀와서 - 일본에는 수많은 나라에서 온 젊은이들이 싱가폴 유학생 람슨메이 씨처럼 저마다의 꿈을 갖고 유학 생활을 하고 있다. 낯설고 물선 나라에서 사는 일이 어디 한두 가지 어려움이 있겠는가만 가장 큰 어려움을 든다면 고향이 그리운 향수병일 것이다. 그러한 유학생들의 마음을 다독여주고 비록 유학생이지만 일본 내에서 당당한 한사람의 인격으로 살아 갈 수 있도록 다양한 보살핌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쵸후물레모임(調布ムルレの會) 사람들이다. ▲ 쵸후물레모임(調布ムルレの會) 의 한국과 교류 모습
[그린경제/얼레빗=이윤옥 기자] 일본 그림에 우키요에(浮世繪)라는 것이 있다. 우키요에는 한자말 그대로 덧없는 현세의 그림이란 뜻으로 목판화로 찍어내는 그림을 말한다. 처음에 목판화는 흑백이었으며 오늘날과 같은 다양한 색채를 쓰게 된 것은 스즈키 하루노부(1725~70)에 의해서였다. 그는 여러 장의 판목을 사용하여 10가지 이상의 색으로 그림을 표현하였다. 우키요에는 에도시대의 생활 모습이나 여성을 그린 그림이 많은데 특히 기타가와 우타마로(1753~1806)는 유곽(遊廓)의 여성들을 즐겨 그렸다. 기모노를 입고 교태를 부리는 모습의 춘화와 여성의 표정을 섬세하게 나타내는 화가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미인화의 대가로 꼽힌다. 특히 그의 그림은 명치(明治)이후에 서양으로 많이 유출되었는데 춘화의 경우 음부를 크게 부각시켜 그리는 바람에 서양에서는 그의 이름을 따 우타마로(Utamaro)라는 말로 거근(巨根)의 일본인을 나타내는 말로 쓰이기도 했다. ▲ 기타가와 우타마로 작품 우타마로와 쌍벽을 이루는 화가로는 가츠시카 호쿠사이(1760~1849)를 들 수 있다. 호쿠사이는 주로 일반서민들의 모습과 풍경을 그렸다. 유명한 그림으로는 후지산 36경으로 수 많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사람들에게 아사쿠사(淺草)라는 곳에 대한 느낌을 물으면 몬젠마치(門前町)라고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몬젠마치란 우리말로 하면 사하촌(寺下村) 곧 절 주변에 형성된 도시라고나 할까? 아사쿠사에는 628년에 세운 천초사(淺草寺,센소지)란 절이 있는데 관동 지방에서는 유명한 고찰이다. 이 절은 백제계의 히노구마다케나리 형제와 관련이 있는 절이라 더 없이 정겨운 곳이기도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아사쿠사의 매력을 꼽으라면 나카미세(천초사 대웅전에 이르는 길 양 옆의 기념품 가게) 를 빼놓을 수 없다. ▲ 그림을 받으면서 환하게 웃고 있는 가미야 우동집 주인(왼쪽), 이무성 화백이 그린 가미야 우동 그림 음식점이라고 해야 거창한 곳은 아니고 우동집 정도인데 지난번 이곳에 들른 일행 가운데는 아직까지 이 골목에 있는 가미야라는 우동집을 잊지 못하고 자주 입에 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일본의 음식점은 대개 규모가 작은데 기껏해야 10여 명이 들어 갈만한 곳이 대부분이고 그보다 더 작은 집도 많다. 가미야도 음식을 만들어 내는 주방을 앞에 두고 빙 둘러 앉아 먹는 구조로 되어 있다. <날마다 쓰는 한국문화편지> '얼레빗'에 맛깔스런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흔히 일본을 마츠리의 나라(祭りの國)라고 할 정도로 어디를 가나 마츠리(matsuri)를 자주 만나게 된다. 그 가운데 천년 고도인 교토에도 유명한 마츠리가 많은데 특히 교토의 3대마츠리라고 하면 5월 15일 아오이마츠리, 7월17일 기온마츠리, 10월 22일 지다이마츠리를 꼽는다. 천년 고도답게 역사적인 유적지가 많은데 이들 유적지가 하드웨어와 같은 것이라면 마츠리는 살아 숨 쉬는 전승 문화유산이다. 이미 천 년 전부터 계획도시로 자리 잡은 교토는 고전과 현대를 잘 조화시킨 덕에 외국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 일본 도시 가운데 으뜸으로 꼽는 곳이다. 그만큼 도시 구성원들이 천년 고도에 대한 경(京)의식이 강하다. 대표적인 경과자(京菓子)라든가 경요리(京料理)도 교토만의 독특한 문화라고 할 수 있다. 5월 15일의 아오이마츠리(葵祭)는 고대 한반도와 관련이 있는 하타씨 일족과 관계가 깊은 가모씨(賀茂氏)와 조정(朝廷)의 행사로 당시 이를 보러 오는 사람들의 주류는 귀족들이라 귀족 마츠리라고도 불렸으며 한편으로는 가모신사의 마츠리라해서 가모마츠리(賀茂祭)로도 불렸다. ▲ 마츠리 참여자와 행사용 소품에 쓰이는 아오이 식물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슬슬 한국은 5월 5일 어린이날이 다가온다. 올해는 세월호 참극으로 인해 크고 작은 행사들이 취소되고 있고 어린이날 행사도 마찬가지라는 소식이다. 축소되거나 취소되지 않는다 해도 딱히 한국의 어린이날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없다. 그러나 일본은 이날 잉어날리기를 한다. 살아있는 잉어를 날리는 게 아니라 비닐 따위로 만든 형형색색의 잉어를 날리는 것으로 이를 고이노보리(鯉のぼり)라고 한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하고많은 물고기 가운데 잉어모양일까? 이는 중국 후한서(後漢書)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중국 황하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에 용(龍)이라 불리는 폭포가 있었는데 이 폭포를 향해 수많은 물고기가 뛰어오르려고 하지만 그 가운데서 잉어란 놈만 뛰어오르는 것을 보고 중국인들은 잉어를 입신출세의 상징으로 여겼다. 일본에서 고이노보리는 에도시대(江戶時代.1603-1868)에 무사집안에서 시작된 단오풍습으로 음력 5월 5일 무렵 사내아이의 출세를 기원하여 집안 마당에 높은 막대기를 세우고 거기에 길게 늘어뜨린 모형잉어 장식을 달아 둔 것이 그 유래다. 물론 지금은 양력 5월 5일에 이 행사를 하지만 일본에서의 입신출세란 아무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어제 도쿄 고려박물관 조선여성사연구회 회원들이 한국을 찾았다. 바쁜 일정 가운데 경동시장을 보고 싶어해서 함께 다녀왔다. 시장 안에 들어서니 수북하게 쌓인 인삼이 눈에 들어온다. 일본에 있을 때 지인에게 삼계탕을 만들어 주려고 인삼 한 뿌리를 사기 위해 동경 시내를 다 뒤지던 일이 떠오른다. 그러고도 결국 사지 못하고 요코하마까지 가서 말라비틀어진 인삼 한 뿌리를 사고 감격했던 기억이 새롭다. 사정이 그러하니 산처럼 쌓아놓고 파는 인삼이 일본인 눈에 신기하기도 할 것이다. 인삼만 흔한 게 아니다. 가게마다 수북한 생삼과 산마, 칡뿌리를 비롯하여 구기자, 오미자, 하수오, 민들레, 옥수수수염 따위는 물론이고 말린 지네 묶음까지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시장을 둘러본 와타나베 씨 일행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허준의 후손들이라 그럴까? 한방의료나 한약이 발달하지 않은 일본과 달리 한국인은 별의별 것을 다 약재로 쓴다. 약재뿐만이 아니라 차만 해도 그렇다. 뽕나무 잎이나 감나무 같은 과일나무의 잎사귀는 물론이고 대추차, 생강차, 둥굴레 차 등 셀 수 없는 재료를 차로 만들어 마신다. 와타나베 씨 일행은 이 가게 저 가게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손바닥만 한 가게에서 만드는 양갱이 일본인들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에는 별로 양갱이 인기가 없지만 일본 동경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키치죠지에는 양갱 하나를 사먹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드는 사람들로 연일 북적인다. 키치죠지라고 하면 100개가 넘는 크고 작은 상점들이 줄지어선 곳으로 상점들 대부분이 규모가 작다. 우리로 치면 전통시장이라고나 할까? 통로도 좁은 이 상점가가 생긴 것은 패전 이후다. 하지만 이곳도 서서히 재개발 붐이 일어 하나둘씩 산뜻한 모습으로 탈바꿈해가고 있다. 이 상점가 한 꼭지에는 일본 화과자(和菓子) 가게 고자나(小ざさ)가 있는데 1평 크기다. 그런데 이 가게의 양갱을 사기 위해서 보통 새벽 4시부터 줄을 선다니 보통 인기가 아니다. 그런데도 하루 150개 한정품으로 팔고 있다. 이렇게 가게가 잘되면 흔히 가게를 늘리고 현대식 설비로 대량 생산을 할 법도 한데 고자나는 다르다. 절대 가게를 늘리지 않을뿐더러 하루 만들어 내는 량도 예전 그대로 150개다. 사먹는 사람들은 좀 감질이 나겠지만 그 까닭은 양갱의 주재료인 팥에 있다. 이 가게에서 쓰는 팥은 한 알 한 알 고르다 시피 해서 선별된 것만을 쓴다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한국의 절집 체험 곧 템플스테이라는 것이 있는데 일본에도 이와 비슷한 문화가 있다. 슈쿠보우(宿房)가 그것이다. 슈쿠보우는 원래 절에서 스님이나 참배자들을 위해 만든 시설로 스님만을 위한 시설은 따로 소보우(僧房)라고 한다. ▲ 나라현 요시노산 죽림원 숙박 시설인 쇼쿠보우(宿房) 슈쿠보우는 한국의 템플스테이와 조금 성질을 달리하는데 한국의 템플스테이가 절집에 머물면서 사찰 체험을 하는데 치중한 반면 일본의 슈코보우는 원래 절을 순례하는 참배자들이 묵는 곳으로 출발했다. 역사를 보면 헤이안시대 (平安時代,794-1192)에 절과 신사(寺社) 순례객들을 위한 숙박시설로 출발한다. 에도시대(江戶時代,1603-1868)에 들어서면 이세신궁(伊勢神宮)이나 선광사(善光寺) 같은 유명한 곳에 참배하는 대중들이 늘어나 각지의 큰 절이나 신사 안에는 슈쿠보우를 두게 된다. 처음에는 참배객들을 위한 숙박시설이 나중에는 관광객들도 받아들이게 되어 이제는 관광사업의 하나로 까지 발전한 느낌이다. 최근에 고야산 슈큐보우(高野山 宿坊)등에는 고품격의 숙박은 물론이고 음식 또한 우리네 사찰음식처럼 일본 사찰음식인 쇼진료리(精進料理)가 정갈하게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