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7월 23일, 도쿄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19로 주최국인 일본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과연 올림픽이 제대로 열릴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현지에서는 ‘열린다’는 것을 전제로 다양한 응원 준비가 한창이다. 요미우리신문(読売新聞) 7월 21일 보도를 보면, ‘선수들을 직접 못 만나지만 우리 마음을 전하고 싶다’라는 제목 아래 종이학으로 브라질 국기를 만든 도쿄 시내 한 초등학교를 소개했다. 그 내용은 “선수와 직접 교류할 수 없는 것은 유감이지만, 조금이라도 일본인의 환영 마음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브라질 선수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하고자 브라질 국기를 만들었다.”라고 하는 무라카미 타카시 교장을 소개했다. 무라카미 교장은 도쿄도 츄오구 구립 도요미소학교 (東京都 中央区 区立 豊海小学校)에 재직 중이다. 츄오구(中央区)는 2017년 브라질 올림픽위원회와 양해각서를 맺고 선수 훈련 등을 위해 선수촌 바로 앞 학교 건물 일부를 대회 기간에 제공하기로 했었다. 코로나19가 아니라면 학생들과 선수의 교류 이벤트를 열 기획이었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모두 중지된 상태다. 하지만 브라질 선수가 이 학교에서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서울, 경기지방에 전승되어오는 경제(京制)와 충청지방의 내포제(內浦制) 평시조는 “노고지리” 부분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점, 경제는 낮은음으로 떨어진 다음 곧바로 제자리로 올라가지만, 내포제는 그대로 낮게 처리하는 점, 밑에서 위로 쳐들고 올라가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번 주에는 또 다른 점을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떨어진 음을 서울, 경기지방의 시조처럼, 곧바로 위로 쳐들고 올라가지 않는 진행은 양반의 고장, 충청지역의 특징을 그대로 들어내 보이고있는 듯하다. 빠른 속도로 굴곡을 넣어 부르는 서민들의 민요보다는 변화 선율이 상대적으로 적은, 그러면서도 속도가 느긋한 시조창을 선호해 온 충청의 특징을 그대로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선율의 다양한 변화보다는 비교적 단순하게 처리하는 진행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결정적인 차이점으로는 가사 붙이는 박의 위치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아래의 <악보 1>은 평시조 “동창이 밝았느냐”의 중장이 시작되는 <소 치는> 부분이다. 경제와 내포제 공히 “소 치는” 3글자를 5박에 붙이는데, 이 부분의 말 붙이는 형태를 비교해 보면, 현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친절하게 자신을 설명하는 법이 없었기에 그를 찾아가는 길은 잘 열리지 않는 문을 여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문은 끝이 없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라는 문을 열면 또 다른 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수없이 문을 열었지만, 아직도 나는 문 앞에 여전히 서 있다.” 이는 허연 시인의 ‘설국에서 만난 극한의 허무 《가와바타 야스나리》’ 책의 마지막 장에 나오는 구절이다. 속초 설악산책(雪嶽山冊) 도서관 입구에는 들어서자마자 눈에 확 띄는 곳에 책 표지를 앞으로 해서 세워둔 테이블이 있다. 이곳에 드나든 지 보름이 넘었지만, 책을 읽으러 온 것이 아니라서 그냥 무심히 지나치다가 오늘 불현듯 ‘가와바타 야스나리’ 책에 시선이 꽂혔다. 표지에 영어로 ‘KAWABATA YASUNRI’라고 쓰여 있는 바람에 활자의 의미를 새기지 않은 채 ‘웬 영어책을 진열했나?’ 싶었다. 보름 동안 이 책이 내 시야에서 ‘영어책’으로 여겨졌다니 나도 참 어지간하다. 책 장을 넘긴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보지 못한 무용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머리를 숙여 쌀쌀맞게 대답했다. 그 목덜미에 삼나무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시조시의 연원과 시조창이 불리기 시작한 시기, 여러 유파가 생겨나면서 최초의 단일 곡을 <평시조>로 부르고 있다는 이야기와 시조창은 박자가 느리고, 3음 중심의 계면조 음악이며 요성(搖聲)과 역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노래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번 주에는 서울, 경기지방에 전승되어오는 ‘경제(京制)시조와 각 지방의 시조, 특히 충청지방의 내포제(內浦制)시조와의 비교를 통해 서로 다르게 표출하는 음악적 특징은 무엇인가’ 하는 이야기를 해 보기로 한다. 큰 틀에서 보면 각 지방의 시조는 형식이나 창법에서 대체로 비슷하다고 하겠으나, 자세히 들어보면 차이를 보이는 서로 다른 특징들을 발견하게 된다. 부분적이기는 하나, 첫째는 가락의 진행을 달리하는 부분이 있고 둘째는 가사, 곧 노랫말을 붙이는 박이라든가 그 위치가 서로 다르며 셋째는 요성(搖聲), 곧 떠는소리를 비롯하여 다양한 시김새의 형태가 비교된다. 그리고 넷째는 창법이나 발음법, 끝내는 박, 등에서 부분적인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지방마다 말이 다르듯 생활환경이나 풍속, 성격, 기호, 등이 서로 달라서 자연스럽게 토착화되어 오늘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는 초복(初伏)이다. 초복은 삼복의 첫날인데 하지 뒤 셋째 경일을 초복, 넷째 경일을 중복, 입추 뒤 첫 경일을 말복이라 하여, 이를 삼경일(三庚日) 또는 ‘삼복’이라 한다. “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의 천간(天干)과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의 12지지(地支)에서 하나씩 붙여 해(年)와 달(月) 그리고 날(日)을 말하는데 날에 경(庚)이 붙은 날을 경일(庚日)이라 한다. 올해를 보면 오늘 곧 2021년 7월 11일은 셋째 경일 곧 경신(庚申)으로 초복이며, 7월 21일 넷째 경일은 경오(庚午)로 중복, 입추 뒤 첫 경일 곧 8월 10일은 경인(庚寅)으로 말복이다. 복날은 열흘 간격으로 오기 때문에 초복과 말복까지는 20일이 걸린다. 그러나 올해처럼 해에 따라서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 간격이 되기도 하는 경우 이를 월복(越伏)이라고 한다. 삼복 기간은 한해 가운데 가장 더운 때로 이를 '삼복더위'라 하는데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더위를 이겨 내라는 뜻에서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빙표(氷票)를 주어 관의 장빙고에 가서 얼음을 타 가게 하였다. 복중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 영화를 국내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가 인천미림극장과 공동주최로 4월부터 9월까지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 한 작품씩 선보이는 것이다. 이번에 공개하는 <시즌3>은 지난번에 상영한 <시즌1>, <시즌2>의 관객설문을 통해 추천된 상영 후보작 가운데서 6명의 미림극장 관객 진행자가 한 편씩을 최종 선정하여 매월 한국독립영화감독 초대 및 관객과의 대화 형식으로 진행한다. 7월 31일(토)에 상영하는 영화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ジョゼと虎と魚たち)’로 감독은 이누도 잇신(犬童 一心)이다. 이 영화는 그가 2003년에 만든 영화로 117분짜리 멜로영화다. 이누도 잇신은 고등학교 시절 스스로 영화를 제작하기 시작했으며, 1979년 피아영화제(Pia Film Festival)에 입선을 계기로 영화에 발을 들여놓았다. 올해 61살인 이누도 잇신은 1994년, 선댄스 영화제 도쿄 그랑프리 ‘두 사람이 말한다’, 2000년 제11회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영판타스틱대상 ‘금발의 초원’, 2003년 일본 아카데미상 각본상 ‘환생’, 2005년 제18회 닛칸스포츠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충남 부여에서 열린 2021년도 정례 강습회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보존회는 회원들의 공개발표회도 열고 있어서 활성화되고 있다는 이야기, 이날 발표는 평시조를 비롯하여, 사설, 여창지름, 남창지름, 반각, 중허리, 엮음지름 등을 선보였다는 이야기, 시조창은 고악보에 보이는 <경제(京制)의 평시조(平時調)>가 원형으로 보이고, <향제시조>는 그 지방의 환경이나 풍속, 성격, 기호에 따라 토착화되면서 지방의 특징을 지니고 전승되어 온다는 이야기, 충청의 내포제, 전라의 완제, 경상의 영제를 비롯하여 더 세분된 형태 등이 있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일찍이 이병기는 시조시의 연원을 신라로 올라가 향가(鄕歌) 가운데서 시조의 형식과 유사한 것이 있었다고 추측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안랑은 불가(佛歌)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하였고, 정래동은 한시(漢詩)의 번역 중에서 발견한 시형(詩形)이라고 하였다. 또한 김태준은 고려조의 한문 악장에 대하여 생긴 별곡이 파괴되어 장가(長歌)와 단가(短歌)로 구분되는 과정에서 단가가 시조로 분화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여하튼 시조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전쟁은 무섭다. 전쟁은 목숨을 앗아간다. 전쟁은 비극이다. 그리고 전쟁은 아픔이다. 이런 말 말고 전쟁을 달리 표현할 길이 있을까? 전쟁을 일으킨 나라 곧 가해국도, 전쟁을 당한 나라 피해국도 결국은 그 ‘무서운 전쟁’의 피해에서 벗어날 길은 없다. 물론 피해국 국민이 더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당연지사다. 문제는 일본처럼 가해국민이 자신들이 ‘피해국 국민인지, 아니면 가해국 국민인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어제(29일) 그것을 잘 말해주는 추도회가 일본 오카야마시청에서 열렸다. 추도식장에는 ‘오카야마시 전사자, 전몰자를 위한 추도’ 문구를 세로로 길게 써 놓은 안내판이 서 있고 주변은 국화꽃으로 장식하여 참배객들이 추도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이러한 추도식 모습을 방영한 텔레비전 화면에는 ‘오카야마 공습으로부터 76년, 유족들 전몰자를 추도’라는 자막을 텔레비전 화면 오른쪽에 크게 새겨 놓았다. 언뜻 보면 ‘주어’가 빠져 있어서 오카야마가 누구로부터 공습을 받았는가 고개가 갸우뚱해질 문구다. 그러자 아나운서가 이날 추도식 행사 상황을 설명한다. “추도식에는 유족회 대표와 중학생 등 약 25명이 참석했습니다. 코로나19로 2년 연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까지는 성남의 경기소리꾼, 방영기 명창에 관한 이야기를 해 왔다. 어려서부터 춤과 노래 부르기에 뛰어나 이창배, 정득만, 김옥심 등, 서울의 명창들을 찾아다니며 소리공부를 해 왔고, 30여년 만에 전국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고, 그 기념으로 매해 <우리소리를 찾아서>라는 개인 발표회를 열어오고 있다는 이야기, 그는 <이무술 집터다지는 소리>, <판교 쌍용 거 줄다리기놀이>를 발굴, 재현하였고, 앞으로도 <숯골 축제>를 비롯한 성남지역의 전통소리나 놀이를 발굴, 전승해 나갈 계획이란 이야기를 했다. 또 방영기는 경기권 음악의 남성 소리꾼으로는 흔치 않은 공력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으며 전문예술인으로는 흔치 않게 성남시의원, 경기도의원 등을 역임하며 성남아트센터, 문화예술의 발전기금 조성, 시립국악단의 창단, 등 지역사회를 위해 열심히 봉사하였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충남 부여에서 열린 2021년도 정례 강습회에 관한 이야기가 되겠다. 동 시조보존회는 강습을 개회함에 앞서 언제부터인가 회원들의 정례발표회를 열고 있다. 이번 강습회에도 김연소 예능보유자를 비롯하여,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 오키나와, 그 평화롭던 땅이 전쟁으로 얼룩져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되었던 사건 이름하여 ‘오키나와전투(沖縄戦, Battle of Okinawa)’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많은 사람의 기억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이날의 참상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한 추도제를 해마다 6월 23일에 열어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들의 영령을 위로하고 있다. 오키나와전투는 태평양전쟁이 막바지던 1945년 4월 1일부터 6월 23일까지 83일 동안 일본군이 본토를 지키기 위해 오키나와 본섬 등에서 미군을 상대로 벌인 전쟁이다. 당시 일본군이 방패막이로 내세운 오키나와 주민과 미군 병사 등을 포함해 약 20만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가운데는 조선인과 대만인 희생자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특히 희생된 주민들 가운데는 미군의 공습 때 주민들을 동굴 등으로 대피시킨 뒤 미군에게 잡히면 즉사하니까 절대 나오지 말라고 하면서 주민들에게 할복 자결을 명해 수많은 주민이 수류탄으로 자결하거나 가족끼리 서로 목 졸라 죽이는 참상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졌다. 희생자 가운데는 오키나와 육군병원의 간호요원으로 동원된 오키나와 사범학교와 오키나